채권단 소집에 나온 회장님…사재출연 등 알맹이는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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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소집에 나온 회장님…사재출연 등 알맹이는 ‘쏙’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1.03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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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TY홀딩스 명예회장 채권단에 협조 호소
채권단은 부정적…"진전된 자구책 없다" 냉랭
회사측 "추가 자구책-사업장 매각 등 검토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양윤석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 전무가 3일 서울 여의도 TY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승현
양윤석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 전무가 3일 서울 여의도 TY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승현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3일 채권단을 소집했다.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윤세영 TY홀딩스 명예회장은 이날 설명회에 직접 나와 채권단의 동의를 요청했다. 기존에 내놓은 자구책 이외에 사재출연이나 그룹 계열사 추가매각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추가로 최소 한 곳 이상의 PF사업장을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정도다.

이날 채권단 설명회장에서 윤 명예회장은 호소문을 낭독하며 태영건설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태영은 지난 몇 년간 PF사업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둬왔지만 과신한 나머지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왔다”며 “태영건설의 수주 잔고는 12조원이 넘고, 영업이익률도 4%로 동종업계 상위권 평균을 웃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승목 태영건설 부사장이 태영건설 현황을 발표하며 자구노력 방안을 발표했지만, 기존 발표보다 진전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보유 부동산과 투자주식을 담보로 내놓거나 매각하고,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및 재무구조 개선, PF사업 재구조화 및 사업 조기 안정화 등을 자구노력으로 제시했다. 또 지금까지 태영건설과 TY홀딩스가 지금까지 내놓은 자금 마련 방안을 제시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채권자들은 태영 측의 설명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주채권자가 아닌 한 채권단 소집 참석자는 “기존에 나온 내용에서 새로 추가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제3자 보증자로 참여한 관계자는 “윤세영 회장이 직접 설명했지만 대주주 사재 출연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영 측은 추가 보유자산 매각과 대주주 사재출연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윤석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 전무는 채권단 소집 이후 여의도 TY홀딩스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내놓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구책은 설명회에서 대략적으로 얘기가 됐다”며 “추가 자구책 마련은 아직 진행 중으로 채권단에게 가장 먼저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 자구책에 포함된 에코비트와 블루원 매각 지분의 상당부분이 이미 담보로 잡혀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으로부터 피드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관계자는 “산업은행도 에코비트와 블루원 매각 지분이 담보로 잡힌 점을 언급했다”며 “태영 계열사에 대한 가치 평가가 있고 나서 매각하는 과정을 거쳐 현금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PF사업장의 현금 흐름 계획을 다시 짜는 ‘재구조화’에 대해서는 조정이 안 될 경우 사업장을 우량 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주택개발본부 관계자는 “재구조화 방안으로 공사비 조달과 프로젝트 원금 조정, 대출이자 조정이 있다”면서 “현재 사업 비용이 조 단위로 늘어나고 자구책으로 도저히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사업장이 한두 곳 있어 태영건설보다 우량인 건설사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러한 태영건설의 자구책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설명회가 끝난뒤 “태영 측이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이라며 “대주주의 뼈를 깎는 충분한 자구 노력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 측은 실제 문제되는 우발채무가 2조5천억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세영 회장은 발표장에서 “PF 사업장의 채무 9조여원 가운데 실제 문제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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