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 만에 10만대 밑’…완성車 2월 내수판매, 비수기·전기차 보조금 지연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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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 만에 10만대 밑’…완성車 2월 내수판매, 비수기·전기차 보조금 지연 ‘된서리’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3.0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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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개사 2월 내수 판매 9.9만 대…전년比 20.7%↓
연말부터 부진 흐름 이어져…전기차 판매 휴업 ‘치명상’
GM 한국사업장 빼곤 일제히 부진…KGM 반토막까지
3월엔 성수기·전기차 이연 수요 해소 등 실적 반등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완성차 내수시장이 비수기 칼바람을 정통으로 맞았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판매 부진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2월 내수 판매량이 10만 대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새해 전기차 보조금 발표 지연에 따른 전기차 판매 부진 등 비우호적 요인들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이들은 3월 성수기를 맞아 프로모션을 통한 소비심리 회복과 전기차 이연 수요 해소 등을 통해 본격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완성차 내수시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판매 부진 흐름을 지속하다가, 결국 지난 2월 10만 대 밑으로까지 떨어지게 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 2월 내수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7% 감소한 9만9203대로 집계됐다. 지난달 실적은 두자릿 수 감소율 기록과 함께 월 10만 대 밑을 하회해 내수 시장 침체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내수 판매량이 월 10만 대를 넘지 못한 것은 지난 2022년 1월 9만3900대 실적 이후 25개월 만의 일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겨울철 판매 비수기에 소비심리 위축까지 지속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2월에 설 연휴가 끼어 조업일수가 줄었고, 전기차 보조금까지 지난해보다 늦게 확정돼 전기차 판매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겪었단 것이다. 

일례로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은 91.2% 줄어든 667대, 기아 전기차는 83.4% 감소한 1273대를 기록했다. 두 곳 업체에서만 1만5000대 가까운 전기차 판매량이 빠졌음은 해당 위기를 실감케 한다. 더욱이 현대차의 경우에는 아산공장 전기차 설비 공사, 울산 3공장 라인 합리화 공사까지 진행, 내수 대표 모델인 그랜저, 아반떼 등의 생산·판매에 차질을 빚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2월 이례적인 판매 증가 현상은 올해 부진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해엔 전기차 보조금이 빠르게 책정돼 친환경차 판매가 늘었고, 베스트셀링 볼륨모델들의 이연 수요까지 해소되면서 성수기에 준하는 월 12만5000대의 성과를 낸 바 있다. 올해가 부진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단 설명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 2월 내수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7% 감소한 9만9203대로 집계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물론 부진 양상 속에서도 살아남은 곳은 존재했다. 5개 완성차 업체 중 GM 한국사업장이 유일한 내수 판매 확대를 이뤘다. GM 한국사업장은 2월 198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77.9%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효자 모델로 자리잡은 트랙스 크로스오버(1447대)와 트래버스(117대)의 활약이 주효했다. 전기차 시판 차종이 없었던 약점이 오히려 천운으로 작용했다. 

반면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업체는 KG 모빌리티로 나타났다. KG 모빌리티의 지난 2월 내수 판매량은 3748대로, 전년 동월 대비 44.8% 감소했다. 토레스의 신차효과가 걷히면서 판매량이 68.0% 줄어든 1540대에 그친 여파가 컸다. 

완성차 내수 시장을 이끄는 두 축인 현대차와 기아는 2월 한달 간 각각 26.7% 줄어든 4만7653대, 12.0% 감소한 4만4008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앞서 밝힌 라인 공사로 인해 승용 부문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대표적으로 그랜저의 판매량은 59.6% 줄어든 3963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소상용차인 봉고의 EV 모델 판매가 5000대 가까이 줄면서 전체 실적 감소를 겪었다.

업계는 비수기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3월에 접어든 만큼 판매 회복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믿을 구석도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2월 말 확정됨에 따라 3월 전기차 대기 수요의 본격적 해소로 출고량이 크게 늘 전망이어서다. 봄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고객들의 소비심리 위축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모델의 내수 시장 대응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확정으로 3월은 판매량이 다시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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