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北風)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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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北風)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2.2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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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은 여당에 ´호재´
무차별 종북몰이는 ´역풍´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한국 선거에만 있는 제3의 변수가 있다. 북한의 존재로 인한 ‘북풍(北風)’이 그것이다. 북한의 움직임이나 대북관계변화는 선거에 다양한 영향을 끼쳐 왔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선 북풍이 어떻게 작용할까.

▲ 상봉을 위해 방북하는 이산가족 상봉단 ⓒ뉴시스

이산가족 상봉 성사…여당에 호재

우여곡절 끝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0일 이뤄졌다. 전날 강원도 속초에 집결한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은 오후 3시경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성사는 현 정권과 여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강경책에 대한 시선은 엇갈려왔다. 안보관을 확립하며 대북외교 주도권을 되찾아왔다는 호평이 있었는가 하면 남북관계 경색을 불러와 개성공단 폐쇄 등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상봉은 상대적으로 전자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에 여당은 이 흐름을 지방선거에서의 ‘통일 이슈’까지 이어가자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이산가족 없는 통일 대박을 간절히 소망하면서 잘 다녀오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성사로 박근혜 정부의 지지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지지도가 좋은 것은 (새누리)당에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석기 유죄 판결…‘역풍’ 주의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17일 1심에서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아직 최종 선고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그 여파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격탄을 맞아 지방선거의 고전이 예상되는 통합진보당은 물론, 민주당, 정의당을 비롯해 새정치연합까지, 야권 전체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일각에선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일찍부터 ‘선 긋기’에 나섰다.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아킬레스건 중에 하나가 종북의 이미지”라며 “따라서 국가를 부정하는 세력에 대해 민주당이 단호한 입장을 선도적으로 보여주면 이러한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은 (이석기 사건의) 재판 결과를 보고 제명논의에 대해 판단하자 했다”며 “이제 재판에서 12년형 선고가 났으니 민주당이 먼저 나서서 징계안 (검토에) 착수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과한 종북 몰이’가 이뤄진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거란 해석도 있다.

야권 정계의 한 핵심인사는 2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새누리가 종북 공세를 펼 가능성도 있지만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다”며 “이석기 사건을 빌미로 민주당을 비롯해 아무나 종북으로 지목하면 틀림없이 탈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북풍’은 어땠나

북풍이 가장 강력하게 분 것은 지난 2010년 6 ‧ 2 지방선거였다. 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되며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북풍은 이전까지 가장 큰 이슈이자 여당의 악재였던 4대강 사업논란과 세종시 수정안을 집어삼키며 보수층을 결집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2010년 지방선거는 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한나라당이 북풍을 타고 막판 ‘뒷심’을 발휘, 진보 진영과 접전을 벌인 부분은 주목할 만 했던 것이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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