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연이은 악재…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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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연이은 악재…언제 끝나나?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6.1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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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대두 검출 이어 오너家 ‘통행세 부당이익’ 다시 도마 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뉴시스

최근 삼양식품의 라면에서 유전자변형농작물(GMO) 대두 검출로 인한 수출품 전량폐기 소식이 보도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일었다.

파장이 거세진 가운데 언급된 9개 업체 중 삼양식품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 라면 제품에서 GMO 대두가 검출됐다. 터키는 현재 식용 GMO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터키가 삼양라면 수입을 반려했다는 부정적인 소문이 떠돌면서 삼양은 '국민라면' 타이틀에 흠집이 갔다.

그러나 삼양의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이은 사업실패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연매출 때문에 골치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터키 GMO 까다로운 것 뿐…제품 문제 無”

최근 터키로 수출한 삼양식품 일부 라면이 GMO 판정을 받고 13톤에 달하는 제품이 전량 폐기된 사실이 드러났다. 우지사태 이후 깨끗한 먹거리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던 삼양라면의 명성에 흠집이 생긴 것.

지난달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국내 9개 업체의 93개 면류 제품을 대상으로 GMO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GMO 포함 여부 표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이와 관련해 “OEM 형식으로 수출업체에 납품한 제품이기 때문에 자사제품으로 볼 수 없다”며 내수용 제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터키로부터 제품 전량폐기 소문과 관련해 “제품 전량폐기는 사실무근”이라며 “터키의 GMO 기준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라면시장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고, 수출을 아직 진행하지 않는 것도 수출입 업자 간 갈등 문제지 제품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터키는 국내 GMO 기준인 3%보다 강력한 0.01% 검출 기준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삼양이 터키의 까다로운 라면시장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면 수출을 무분별하게 강행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같은 의혹이 생산되는 데에는 최근 삼양의 부진한 매출액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은 2011년 148억원에서 2012년 76억원으로 반토막 나더니 지난해 그나마 102억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2010년 101억원, 2011년 96억원, 2012년 52억원, 2013년 33억7000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매출액이 보여주듯 삼양은 이제 ‘국민라면’의 명성을 뒤로 하고 라면 업계 3위라는 굴욕까지 맛보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라면시장 자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12.8% 점유율로 13.3%를 기록한 오뚜기에 여전히 밀리고 있다. 나가사키짬뽕의 인기가 시들해 지기 시작한 2012년 12월 오뚜기에 라면시장 2위 자리를 내준 뒤 1년 넘게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신제품인 불닭볶음면을 출시한 지난해 10월 이후 매출이 간신히 오른 상황이지만, 이번 사건 여파로 인해 매출액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설상가상으로 라면 외에 큰 매출 성적을 기대한 외식사업에도 적신호가 켜지면서 일이 꼬여만 가고 있다.

삼양은 지난 2010년부터 외식업체인 호면당과 제주우유를 인수하고 시리얼시장에 당당히 도전했지만, 프리미엄급으로 출시한 호면당라면은 시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아울러 ‘오렌지-고’(Orange-go)라는 브랜드명으로 출시한 시리얼 역시 흥행에 실패하는 등 손 대는 일마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나타냈다.

연속된 악재 때문일까.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취임한 전 회장은 라면생산 외에도 레저나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실천하며 새롭고 다양한 삼양식품을 꾀했지만, 결국 매출액 하락세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 회장이 실패한 경영인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게 된 것은 비단 이 뿐만은 아니다. 지난 1월 공정위에 계열사 부당지원이 적발되면서 오너의 도덕성마저도 흠집이 났기 때문이다.

당시 공정위는 삼양식품이 최근 5년간 이마트에 라면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인 라면수프 제조사인 ‘내츄럴삼양’을 끼워 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챙겼다며 과징금 26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오너일가 나눠 먹기식 경영…비난 증폭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부당이익을 챙긴 업체인 내츄럴삼양이 전 회장 일가가 100% 소유한 회사란 점에 있었다. 내츄럴삼양은 전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전 삼양식품 사장과 전 회장이 63.2%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또한 전 회장의 아들인 병우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기업인 ‘비글스’가 내츄럴삼양 지분 26.9%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삼양식품이 가장 크게 거둬들이는 수익 중 하나인 라면스프 매출액을 오너일가에 갖다 바치는 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전 회장 일가의 부도덕한 경영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 회장의 아들 병우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비글스는 과거 삼양식품의 주가가 오를 때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고팔아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실추된 기업이미지는 다시 되돌리기 힘들다”면서도 “삼양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라면제조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깨끗한 경영마인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년 간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심심치 않게 예견된 삼양의 추락. 국민라면 기업 삼양이 과연 언제쯤 떳떳이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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