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도 '속 빈 강정'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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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도 '속 빈 강정' 전락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2.03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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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당초 130% 청약률을 기록,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던 우리은행 소수지분(26.97%) 매각이 '속 빈 강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정한 예정가격(최저입찰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입찰 후보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입찰 후보자에서 탈락하게 된다.

경영권 지분 매각 실패에 이어 소수지분 매각마저 미완으로 남게 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는 절반의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입찰 물량은 두둑했으나…예정가격 충족 못 해 입찰 후보자서 탈락

이번 소수지분 입찰은 희망 수량 경쟁 입찰 방식이었다. 지분 0.4~10% 내에서 입찰자가 원하는 물량과 가격을 써내면 정부 예정가격 위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 입찰자 순으로 지분을 매각하는 식이다.

입찰에는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과 두산그룹, 코오롱, 한화생명, 외국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 등 1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본입찰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소수지분 중 1주당 0.5주씩 주식을 더 살 수 있는 콜옵션(8.99%)을 제외한 물량(17.98%)을 매각하는데 23.76%가 몰렸다. 

▲ 당초 130% 청약률을 기록,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던 우리은행 소수지분(26.97%) 매각이 '속 빈 강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뉴시스

하지만 껍질을 까보니 사정은 달랐다. 정부는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소수지분 입찰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이들 중 14%가량이 정부 예정가격을 밑돈 금액을 제출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매각 대상 물량 중 절반은 이번에 팔수 없게 됐다. 우리은행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국가계약법상 주식을 예정가격 밑으로 매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헐값 매각을 방지하고자 예상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에서 시가에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소수지분을, 굳이 프리미엄까지 얹어가며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기다 전례 없는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은행산업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큰 점, 경영권 지분 매각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 등도 입찰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우리은행 매각에 실패했다. 경영권 지분과 일부 매각에 실패한 소수지분 등을 모두 합하면 정부가 재매각해야 할 우리은행 지분은 40%가 넘는다.

정부는 오는 4일 공적자금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우리은행 소수지분 낙찰자를 선정하는 동시에, 매각에 실패한 지분 전체에 대한 매각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가 4번이나 우리은행 민영화에 실패한 만큼, 지분을 쪼개 파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금융이나 신한금융처럼 특정 대주주가 없이 지분 10% 미만 과점주주들이 주를 이루는 형태가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공자위 관계자는 "4일 회의에서 재매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장 첫 회의 때 이렇다 할 재매각 방안이 나오진 않을 것이다. 재매각 방식을 결정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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