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강한 야당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야당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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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강한 야당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야당을 원한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5.05.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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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4.29 재보궐 선거에서 완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연일 내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책임정치 논쟁에서 시작되어 정청래 의원의 막말 파동을 거치며 친노비노 논쟁으로 비화된 야권의 분열은 노무현 전 대통령 6 주기 추모식장에서 상주 노건호의 부적절한 추모사로 이어져 새정치민주연합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야권의 분열 양상을 보면서 야당 정치인들에게 어떤 시대적 소명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하면서 노무현 정신이 실종된 지 오래고 뉴 DJ를 이야기하면서도 DJ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이 노무현 정신과 DJ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직 기득권을 지키고 분열되는 세력을 다시 모우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출발은 탈 노무현 탈 DJ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만약 새누리당이 박정희 정신과 신 박정희 KIDS를 양성한다고 선언한다면 우습지 아니한가.   새정치민주연합과 야권은 언제까지 노무현 정신과 DJ 정신을 이야기하고, 호남정치 운운하며 뉴 DJ KIDS를 이야기 할 것인가?   
 
노무현과 김대중의 추억을 앞세우면 일정 부분 정치 세력화는 쉬울지 모르나 집권 가능성은 멀어져 간다.   이 사실을 새정치민주연합 정치인들이 모를 리 없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신과 김대중 정신을 팔아야하는 그 모양새가 너무도 안타깝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처럼 흔들리는 원인은 지도부에 비전과 철학을 제시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더십은 변화에 대한 수용과 용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결기는 위성적 리더십보다는 항성적 리더십에서 발견된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는 위성적 리더십이 체질화 된 관리형 정치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참모적 리더십만 보이고 항성적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확고한 지지 세력을 갖고 이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신뢰받는 정치인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도부가 노무현과 김대중의 그늘에서 정치를 배웠고 자신의 역량보다는 노무현과 김대중의 지원 아래 성장해왔다.  일부는 위성적 리더십에서 행성적 리더십으로 발전하였으나 항성적 리더십에는 이르지 못한 채 주인을 잃은 양상이다.  이 같은 결과는 노무현과 김대중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 리더십의 문제는 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들어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인들의 리더십이 국민들로부터 비웃음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수준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정치권이 우습게 되면 국민이 불행해 진다.   누가 관료와 재벌 그리고 시장을 견제할 수 있겠는가?   정치의 몰락이 가져 올 관료 공화국 재벌 공화국은 상상할 수 없는 악몽이다.
 
정치 위기의 탈출, 야당 바로 세우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았는가?   4.29 재보궐 선거 완패는 야당이 바로설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주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비판과 갈등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침몰해서는 안 된다.   찬바람은 독수리가 나는 것을 방해하지만 높이 날 수 있는 에너지라는 사실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였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직을 고수하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위원장을 선임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이 모든 의구심을 떨칠 수 있도록 한 점 의혹 없이 혁신의 칼날을 세우기 바란다.   그리고 그 혁신의 기준이 야당의 전투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야당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치중하기 바란다.   국민들은 강한 야당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야당을 원하기 때문이다.
 
독재정권이나 군부정권 하에서는 강한 야당이 필요했다.   독재정권이나 군부정권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민정부의 시대와 국민정부의 시대를 거친 지금의 야당은 강한 야당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야당으로 변모해야 한다.   국민들은 야당다운 야당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여당다운 야당을 원한다.   민주화 시대의 야당은 잠재적 여당(potential ruling party)이거나 예비적 여당 (preliminary ruling party)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저급한 정치행태에 염증을 내고 있다.   정치를 전투로 인식하는데 익숙한 구시대적 저항 정치인들이나 486 운동권 정치인들이 변해야 하는 이유이다.   변화의 출발은 정치행태를 전투모드에서 경쟁모드로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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