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김무성 체제 흔들…與, '신(新)4인방'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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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퇴]김무성 체제 흔들…與, '신(新)4인방' 뜬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7.08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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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김무성·정몽준·김문수·오세훈'
뜨는 '원희룡·남경필·나경원·조윤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순망치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사퇴 입장을 공식 표명하면서 견고했던 '김무성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여권 내 권력 지형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계 일각에서는 '김무성·정몽준·김문수·오세훈' 4인체제가 저물고, '원희룡·남경필·나경원·조윤선' 신(新)4인체제가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 (위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아래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나경원 의원,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 뉴시스

김무성 정몽준 김문수 오세훈, 저무는 대권주자 '구(舊)4인방'

김무성 대표는 이번 사태로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K·Y'체제가 붕괴됐고, 당·청 갈등과 내홍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 원내대표 사퇴 이후에도 적잖은 후폭풍과 직면할 것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

더욱이 이번 사태의 기저에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간 세력 싸움이 깔려있음을 감안하면, 20대 총선이 가까워올수록 그를 향한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세 수위는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짜 '타깃'은 김 대표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정몽준 전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새정치민주연합)에 패배하면서 그 세가 급격히 약화됐다. 차기 총선 '종로구 당선'을 발판으로 다시 한 번 대권 가도를 질주하려 한다는 후문이 있지만, 종로는 박 시장과의 혈투에서 1만 표 이상 뒤처진 지역이다.

또한 최근 정 전 의원은 숙원이었던 FIFA(국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만약 그가 FIFA 선거에 출마하면, 차기 총선·대선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은 적을 전망이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문수 전 지사는 이에 반발하는 당내 여론에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그가 수도권 출마 등 '어려운 길'이 아닌 '쉬운 길'을 택하려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민심도 탐탁지 않다. 김 전 지사가 TK(대구경북)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든다는 것. 그리고 라이벌인 김부겸 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그와 같은 경북고·서울대 출신의 지역 후배라는 점을 들어 "선배가 후배 앞길을 가로막는다"는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후문이다.

'뜬다' 싶었던 오세훈 전 시장은 뜨지 않고 있다. 그의 정계복귀 신호탄이 됐던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폐지'가 여론의 호응을 전혀 못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되레 이로 인해 중도지지층 표심을 잃게 했다는 호된 비판이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승민 사퇴' 여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계 일각에서 도는 "청와대가 '김무성의 대항마'로 오 전 시장을 민다"는 풍문도 그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남경필 나경원 조윤선, 젊은 대권주자 '신(新)4인방' 뜬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메르스 사태 속에서 광폭행보로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원 지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제주신라호텔' 영업중지를 이끌어 냈고, 김무성 대표가 '제주도는 메르스가 발생한 지역 중 하나'라는 말실수를 하자, 즉시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와 해당 발언 시정 약속을 받아냈다.

더욱이 원 지사는 "할 말은 한다"는 몇 안 되는 여권 소장파 정치인 중 한사람이다. 그는 최근에도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백번이든 천번이든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승민 정국' 속에서 청와대와 친박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원 지사의 소신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점점 쏠릴 전망이다. 제주 토호세력과의 갈등이 아직 잠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유일한 과제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메르스 국면에서 수혜를 입은 정치인이다. 그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여야 대표간 메르스 대책 회동'을 이끈 주역이다.

그가 공약으로 내세운 경기도 '연정'도 정치권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남 지사는 지난해 잇따른 가족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게 정치적인 약점으로 부각된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를 누르고 화려하게 국회에 입성한 나경원 의원도 '신(新)4인방' 중 하나로 떠오른다. 나 의원은 올 초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 당선되면서 정치적 입지를 한단계 확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 자위대 행사 참석 등으로 인해 붙은 '친일' 꼬리표는 그에게 늘 불리하게 작용하는 대목이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유승민 정국'으로 수혜를 입은 숨은 정치인이다. 그가 공무원연금 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청와대 정무수석직에서 물러난 이후 당·청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 시절, 당·청간 핵심 가교 역할을 맡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비례대표 초선에 불과하다는 게 결점인데, 차기 총선에서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의 지역구 경기 의왕·과천에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정국'으로 당내 친박계가 약진을 보이고 있는 국면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공천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희룡, 남경필, 나경원, 조윤선 등은 향후 우리 새누리당을 이끌 주역"이라며 "앞으로 있을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이들을 필두로 당이 움직일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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