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논란, '앵무새와 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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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논란, '앵무새와 철새'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0.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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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동원이 옛통진당계? 이해할 수 없는 언론 행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의 '대선 개표조작' 발언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더불어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야권이 국정교과서 반대를 위한 여론전에 본격 뛰어들자, 여권에서 강 의원의 발언을 이용해 맞불을 놓는 눈치입니다.

이번 기자수첩에서는 여야 공방 문제는 차치하고, 이해할 수 없는 언론들의 행태를 꼬집어보렵니다.

여당은 이번 사안을 다루면서 강 의원이 옛통합진보당(통진당) 출신임을 강조했습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통진당 출신의 강 의원이 지난 대선 선거부정을 주장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재철 의원은 "헌법에 의해 사라져버린 통진당다운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초·재선모임 '아침소리' 역시 "통진당 출신 강 의원의 대선 개표조작 발언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성명서를 냈습니다.

여당에서 강 의원의 통진당 이력을 강조하는 것은 전략적인 관점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앵무새'처럼 이를 그대로 받아 자극적인 기사를 양산하는 언론들의 행태에 있는데요. 강 의원은 옛 통진당계라고 볼 수 있는 인사가 아닙니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 강 의원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가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계-친노(친노무현)계-진보계를 넘나들었던 '철새' 정치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향(전북) 선배 이형배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발을 들인 강 의원은 이후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DJ의 비서로 일했고, 1987년에는 평화민주당에서 재정국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리고 DJ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에서 후원회 사무총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강 의원은 DJ계를 떠나 친노 진영으로 몸을 옮깁니다.

그는 2003년 개혁국민당(개혁당) 전북도당 상임대표로 근무했는데요. 개혁당은 명계남, 문성근, 유시민 등 친노 인사들을 주축으로 2002년 10월 창당한 정당으로 후에 열린우리당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소멸했습니다.

강 의원이 열린우리당을 떠난 까닭은 공천이었습니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전북 남원·순창 지역구 경선 후보로 등록했지만, 당시 당 지도부는 현역 이강래에게 공천을 줬고, 이에 강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6.1%라는 초라한 득표율로 낙선했습니다.

이후 통합진보당에 합류한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이강래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통진당 생활은 잠시였습니다. 당내 NL과 PD의 갈등이 격화되자, 강 의원은 그해 9월 심상정·노회찬 등과 함께 통진당 탈당을 선언하고, 진보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채 1년도 안 돼 다시 정의당을 탈당하고,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동합니다.

강 의원의 정의당 탈당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후문이 있지만, 정의당 소속으로는 20대 총선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과 더불어, 당시 정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려는 심산이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강 의원은 정의당을 탈당하면서 "어느 정당이든 문호는 열려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래도 강동원 의원을 옛통진당계라고 지칭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는 강 의원 스스로가 'NO'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남원·순창 지역구 지역위원장 선정이 보류되자 "10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제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나는 우리 당에서 빚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 눈에는 '통진당 출신'보다 '민주당이 친정인 철새'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앵무새'들 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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