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한 안철수에게 남은 4가지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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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한 안철수에게 남은 4가지 선택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2.09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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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냐 탈당이냐…기로에 선 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 뉴시스

안철수가 "이제 더는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철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보좌관 한 명만 데리고 부산행 비행기에 탑승해 칩거에 들어갔다. 그는 일주일 가량 지방에 머물 예정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 재고 요청을 공식 거절한 가운데 장고에 돌입한 안 전 대표. 그에게는 불행히도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시사오늘>이 '안철수에게 남은 4가지 선택지'를 분석해 봤다.

잔류한다면…'백의종군설'·'험지출마설'

우선 '백의종군설'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이제까지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단 한 차례도 분열의 길을 걷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당을 결행한다면 안 전 대표는 단 한 차례도 걷지 않았던 분열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최측근 문병호 의원은 9일 "안 전 대표가 탈당한다면 20~30명 정도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떠날 것"이라고 했다. 분열의 길을 걷는 것뿐만 아니라 '분열의 선봉대'에 서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소신과 더불어 정치적 명분을 지키기 위해, '야당 속의 야당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당 잔류와 백의종군을 선언할 수 있다. 더 이상 '문재인 체제'를 흔들지 않고 차기 총선을 물밑에서 돕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험지출마설'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는 '혁신'을 내세워 문 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만으로는 부족하다며 10대 혁신안을 제시했고, 혁신 전대를 통해 당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미뤄봤을 때, 안 전 대표는 당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등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당이 받아들이지 않은 혁신을 본인이 직접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칩거 첫 일정'으로 부산을 택한 게 이와 무관치 않다는 말도 있다.

안 전 대표가 20대 총선 영남 출마를 공언한다면 유력 대권 주자라는 기득권을 던지고 지역주의 타파에 도전하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대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과의 연대도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다. 국민적 지지 회복은 덤이다.

탈당한다면…'신당합류 또는 신당창당설'·'총선불출마설'

안철수 전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신당합류설'이다. 안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정당'에 합류한다는 내용이다.

천 의원은 안 전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전 대표를 영입한다면,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호남 정당이라는 비판을 희석시킬 수 있고,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스스로 '메인스트림(Mainstream)'에서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로 몸을 옮기는 정치적 자살 행위를 선택할리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다만, 정치는 생물인 만큼 향후 정계 기류의 변화에 따라 안 전 대표가 천 의원의 손을 잡을 공산은 분명히 있다.

정치권은 '신당합류설'보다 '신당창당설'에 무게를 둔다.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마당에 기성 정치권 이미지가 남아 있는 신당에 합류하느니, 홀로서기로 '새정치' 실현에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뜻이 같은 새정치연합 비주류들을 포섭해 신당을 꾸린다면, 차기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 형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에 '민주당'의 대항마가 출현하는 것이다.

대권에 대한 안 전 대표의 열망을 이유로 '총선불출마설'도 나온다. 탈당과 총선불출마를 선언하고 '광장'에서 차기 대선을 도모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총선불출마 선언 뒤 대권 도전은 그간 여러 정치인들이 써온 전략이다. 대중들에게 기득권을 포기하는 이미지와 강인한 승부사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총선 출마 또는 비례대표 출마가 유력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 다른 대권 주자와 차별화도 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와 손잡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안 전 대표가 처가인 여수에서 칩거에 들어간다면 전남 강진에 있는 손 전 대표와 물밑 접촉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사이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김한길·안철수 당시 공동대표가 박광온을 수원정에 전략공천한 것에 큰 불만을 품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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