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포럼] 송석준 “공수처법은 악법, 선거법은 깜깜이 정치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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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포럼] 송석준 “공수처법은 악법, 선거법은 깜깜이 정치 초래할 것”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11.27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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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만난 정치인(164)〉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서울역에서 경기도 이천역은 67km, 자가용으로 10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편의를 위해 역을 중심으로 했지만, 실제 걸리는 시간은 더 길다. 그런데 이 거리를 하루에만 왕복 두 번, 대문자 엠(M)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다.

강의를 앞두고 이미 대문자 엠을 완성한 송석준 의원이 11월 26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강단에 섰다. 송 의원은 ‘상생과 조화의 정치 –비정상의 정상화-’란 주제로 60분을 채웠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11월 26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강단에 섰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11월 26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강단에 섰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국회의원은 슈퍼 을이자 표 거지”

먼저 송 의원은 국회의원을 ‘슈퍼 을(乙)’과 ‘표 거지’로 설명했다.

“나는 국회의원을 두 가지 단어로 말한다. 첫째 정치인은 슈퍼 을이다. 지역구인 경기도 이천시의 23만 명의 인구 한 명 한 명, 상대하는 정부부처 공무원들, 국회에 와서 만나는 기자들부터 의원실을 청소해주는 아주머니까지도 갑이다. 내가 상대하는 모두를 갑으로 모셔야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또 하나는 표 거지다. 나는 공직에서 25년을 일했다.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행정부에 있을 때는 갑(甲)이었다. 공무원들은 국회가 정해준 법률과 예산, 대통령이 지시한 국정과제 이행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와 일반국민에 대해 영향력 있는 집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인은 거지들이 동냥하듯 간절하고 불쌍하게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해야 한다. 국민들 한 분 한 분이 엄청나게 무섭다.”

이어 송 의원은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선거 전략을 소개했다. 

“마케팅 전략 중 입소문이야 말로 제일 싸고 효율적인 전략이다. 이천의 한 카페가 유명해진 이유도 입소문이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분위기와 국내 최고의 전통적인 맛을 구현해 입소문이 났다. 입소문이 나는 이유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에 접목해도 마찬가지다. 남다른 콘텐츠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건드려줘야 한다.

이처럼 정치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일반 기업인이나 정치인이나 매한가지다. 기업인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정치인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똑같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속마음을 잘 읽고, 그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 계약을 성사시키거나 표를 얻어내느냐의 문제기 때문이다.”

“공수처법, 무소불위 권력 견제 위해 더 무서운 권력 만드는 건 모순”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역 대표성을 말살하고 깜깜이 정치하게 돼”

짧은 강의를 뒤로 하고 송 의원은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짧은 강의를 뒤로 하고 송 의원은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송 의원은 본인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며, 국토교통부에서 25년간 일하다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도 설명했다.

“서울대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마치고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어렸을 때부터 땅에 대한 기를 느끼는 사람이었기에 재경직에서 건설부로 입사했다. 그렇게 국토교통부에서 25년을 일하다가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이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서였다.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하고 싶었다. 또 지역갈등, 불필요한 규제, 부조리와 부패와 같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싶다.”

짧은 강의를 뒤로 하고 송 의원은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행정학과 2학년 한 학부생은 송 의원을 향해 “한국당의 단식만으로 패스트트랙이 막아질 것 같지 않다”며 한국당이 민주당과 어떤 거래를 할 것인지 계획을 물었다. 

“오늘(26일)도 청와대 앞에 앉아 원내대책회의를 했다. 겉으로는 협상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교섭단체 간 물밑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두 가지 법 중 공수처법은 악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대통령 권한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권력간 균형이 맞지 않다. 그런데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법은 모든 권력을 기소할 괴물 권력기구를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검찰개혁은 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 위에 슈퍼 권력을 만드는 게 아니라 검‧경을 견제해야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더 무서운 권력을 만드는 건 모순이다. 검찰이 무섭다고 하면서 검찰보다 더 무서운 권력을 만드는 거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47석의 비례대표를 75석까지 늘리자는 거다. 정의당을 비롯한 소수당은 표의 등가성, 즉 득표율에 해당하는 의석을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깜깜이 선거라는 것이다. 늘어나는 의석에 들어갈 사람을 뽑는 사람이 각 당의 당대표들이다. 국민이 뽑는 게 아니라, 당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는 거다. 대한민국에 어떤 피해를 줄지 모른다. 

반대로 없어지는 28석 지역의 주민들은 어떻게 되나. 10만이 안 돼서 또 다른 지역에 붙어야 한다. 여기서 지역 대표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에서 인구 대표성과 지역 대표성이 중요한 가치인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 대표성을 말살하고 깜깜이 정치를 하게 된다. 이건 책임정치에도 반하고 직접 민주주의에도 반한다고 본다. 그래서 차라리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거다. 30석을 줄이고, 대신 지역구를 늘리면 지역 대표성이 늘어나지 않나. 그러면 민주적이다.”

끝으로 한 대학원생은 송 의원에게 “어느 정권에서도 상생의 정치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며 왜 상생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는지를 물었다.

“안타깝고 스스로 부끄럽다고 느낀다. 이는 권력구조의 잘못이라 생각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너무 크다. 문재인 정부가 국회를 너무 무시한다. 그래서 청와대 정부라고 하지 않나. 이처럼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세다보니 협상의 여지가 없다. 여당은 대통령 눈치 보며 가만히 있고 야당은 대통령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국회에 힘을 실어주면 여야가 힘을 겨루면서 상생할 것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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