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구속에 ‘매수’ 몰리기까지”…증권사 기업리포트, 믿을 수 있나
“애널리스트 구속에 ‘매수’ 몰리기까지”…증권사 기업리포트, 믿을 수 있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1.20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행매매 하나금투 애널리스트, 구속기소…수억원 부당 이득
매도없는 기업 리포트, 업계 “기업·투자자 관계…어쩔 수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우교 기자)

금융감독원 산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지난해 9월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선행매매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선행매매는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주식 및 펀드거래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거래 전 개인적으로 매매하는 행위로 자본시장법상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뉴시스
금융감독원 산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지난해 9월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선행매매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선행매매는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주식 및 펀드거래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거래 전 개인적으로 매매하는 행위로 자본시장법상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뉴시스

증권사들이 발간하는 기업리포트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기업리포트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해 구속된 것과 맞물려 기업리포트에 대한 신뢰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씨를 구속했다. 이는 지난 7월 출범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의 첫 수사 중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A씨는 특정 기업에 대한 우호적 보고서(기업리포트)를 배포하기 전 지인 명의로 주식을 사두는 '선행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행매매란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사전에 입수한 주식정보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전에 미리 주식을 사고 팔아 그 차액을 취득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번에 구속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씨도, 이를 이용해 수억원의 부당 이득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현재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애널리스트들의 '도덕적 해이' 뿐만 아니라 '매도' 의견을 찾아볼 수 없는 기업리포트에 대한 지적도 최근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관행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오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매수' 지난 2017년 금융감독원이 도입한 신뢰성 제고와 애널리스트 강화 등을 위해 '목표주가 괴리율제도'가 도입됐지만, 별다른 개선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2015년 3월에 도입된 '투자등급 비율공시제'도 마찬가지다. 관련 내용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는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하는 경우, 기준일로부터 과거 1년간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공표한 최근일 투자등급 비율을 3단계로 구분해 기준일과 함께 조사분석자료에 명시해야 된다. 여기서 3단계란 △매수 △중립 △매도를 의미하며, 증권사들은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3개월마다 1회 이상 갱신해왔다.

하지만 정보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더하겠다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매수'의견에 대한 집중은 더욱 과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증권사별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에 따르면, 기업 리포트를 발간하는 전체 47곳 증권사 중 매도 의견을 한번도 내지 않은 절반 이상(57.4%)인 2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리딩투자증권, 유화증권, 초상증권 한국법인 등 3곳은 지난 한해 '매수'의견 리포트만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수'의견 집중 리포트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20일 업계의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분석 대상 기업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시 말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분석으로 매도의견을 낼 경우, 기업과 투자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사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역할은 아직까지 모호하다"면서 "정보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집중해야 하지만 '영업'과 '투자'에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는 것은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례(하나금융투자)와는 별개로, 적법한 범위 내에서 행해진 증권사의 기업분석에 대해 공익적인 역할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일부의 시각도 원인 중 하나"라면서 "다양한 시선들이 기업 리포트에 몰려 있는 만큼, 리서치센터의 역할과 존재 목적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받는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카드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