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통적으로 서울·수도권 지역에 공급이 집중됐던 주상복합아파트가 올해에는 지방광역시에 몰리는 모양새다. 정부 규제 등 영향으로 당분간 지방 분양시장 내 주상복합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부동산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공급 예정인 주상복합 물량은 총 1만8557가구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만3214가구) 대비 4657가구 줄어든 수치다.

감소세를 견인한 건 수도권 지역이었다. 지역별 물량을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7170가구, 지방광역시에서 1만769가구 등으로, 수도권의 경우 전년(1만1908가구)보다 약 40% 줄은 반면, 같은 기간 지방광역시는 33.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 3234가구에서 올해 939가구로 하락폭이 컸다.

이처럼 수도권에서 자취를 감춘 주상복합 물량이 지방광역시 주택시장에 몰리고 있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건설사 등 공급자들이 수도권에서 상가 분양 리스크가 있는 주상복합 사업 추진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한 수도권의 경우 교통망 발달, 이로 인한 접근성 개선에 따른 각종 생활 인프라의 보편화로 주상복합의 장점인 교통성, 생활편의성 등이 퇴색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고급 커뮤니티 시설 조성 바람이 일면서 과거 주상복합에서만 누릴 수 있던 '원스톱 라이프'를 일반 공동주택에서도 경험 가능하다는 점 역시 한몫했다는 평가다.

반면, 지방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 취약한 상황인 만큼, 주상복합만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은 주상복합을 지을 땅이 부족하고, 중심상업용지에 분양이 많았던 김포, 동탄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조성이 거의 마무리된 데다, 부동산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건설사들이 많아졌다"며 "광역시 도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 인기도 높아 당분간 수도권은 줄어들고 지방광역시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4월 기준) 들어 전국에 공급된 주상복합은 대구 4곳, 부산 3곳 등 모두 지방광역시다. 이중 좋아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는 1순위 평균 226.45 대 1, 대구 '반월당역 서한 포레스트'는 119.62 대 1 등으로 좋은 청약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지방광역시에 주상복합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GS건설은 다음달 대구 달서구에 '대구용산자이'(429가구)를 선보인다. 단지 1~2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며, 아파트는 5~44층에 조성된다. 같은 달 현대건설도 대구 북구에서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937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광주에서는 포스코건설이 북구 문흥동 일대에 전용면적 84~131㎡ 907가구를 다음달 공급할 계획이다. 대전에서는 가양동 일대에 현대건설이 379가구 규모 주상복합 물량을 오는 6월 분양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항 재개발사업지구 D-3블록에서 872가구를, 반도건설은 울산 중구 우정동 일원에서 455가구를 각각 6월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