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증권사 1분기 어닝쇼크…‘한국투자 마저도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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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증권사 1분기 어닝쇼크…‘한국투자 마저도 적자’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5.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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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등 3개사 이외 全증권사 실적↓…전망 좋았던 ‘키움’도 하락
ELS 자체헤지비용 과대 지출이 주요 요인 지목…2분기 이후 개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1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단위 : 백만원) ©자료=각 사, 금감원 / 표=정우교 기자
1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단위 : 백만원) ©자료=각 사, 금감원 / 표=정우교 기자

코로나19에서 시작된 증권사 1분기 실적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현실이 됐다. 증권사 실적이 대부분 지난해 1분기보다 떨어졌고, 일부는 적자로 돌아선 곳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등 3개사 이외 全증권사 실적↓…전망 좋았던 ‘키움’도 하락

18일 시사오늘이 지금까지 공시된 국내 증권사 20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비교한 결과,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을 제외한 17곳의 증권사들이 순익저하를 기록했다. 

이중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2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3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면서 -223% 하락했다. 

또한 이번에 적자가 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을  포함해 조사대상 20곳 중 6곳이었는데,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이 -160% 이상 떨어졌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13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186억원보다 -161.2% 떨어진 수치다. 이어 SK증권(-148.3%), KTB투자증권(-130.5%), KB증권(-116.8%), 교보증권(-107.2%) 등이 높은 하락폭을 보이면서 올해 1분기 적자로 전환됐다. 

순익을 방어한 증권사들도 적지 않은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해까지 한국투자증권과 순이익 경쟁을 벌였던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1분기(1682억원)보다 -36.3% 떨어진 1071억원의 당기순이익 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86.9%, -81.9% 하락했다. 

이중 실적을 가장 잘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키움증권도 지난해 1587억원에서 67억원으로 -95.8% 크게 떨어졌다. 

반면,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익을 방어했다. 우선 대신증권의 경우, 1분기 47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도 1분기(453억원)보다 4.2% 증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조사대상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지난해 1분기(135억원)보다 28.4% 높아진 1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현대차증권은 이번에 2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으며, 전년도 1분기(200억원)보다 23.3% 늘어났다. 

1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단위 : 백만원) ©자료=각 사, 금감원 / 표=정우교 기자

ELS 자체헤지비용 과대 지출이 주요 요인 지목…2분기 이후 개선

증권업계는 주가연계증권(이하 ELS)의 자체헤지비용이 이번 실적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당초 주가연계증권을 발행하면 증권사는 사전에 약정된 조건의 수익을 상환시점에 투자자에게 지급해야하는 의무를 이행해야하는데, 가치 변동을 헤지(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려는 시도)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방식은 크게 △백투백 헤지 △자체헤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번 실적에 영향을 준 ‘자체헤지’는 증권사가 직접 채권,예금, 주식, 장내외파생상품 등을 매매하면서 리스크를 제거하는 형태를 뜻한다. 결국, 코로나19에서 시작된 지수의 급락으로 인한 손실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이를 보전하기 위한 ‘자체헤지 비용’을 더 소모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손실은 2분기에는 완화될 것이라는 조짐이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대형 증권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증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용부문 실적 부진이 실적 저하에 영향을 받았지만, 2분기에는 글로벌 지수 회복으로 트레이딩 및 상품 운용 손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에는 운용손익 및 금융수지가 회복되면서 IB 및 금융상품판매수익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ELS조기상환액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중장기적 투자매력은 여전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1분기 대규모 ELS 운용손실은 일회성 요인에 가까우며, 지난달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으로 펀드 평가손실 및 VC실적도 상당부문 회복됐을 것"이라면서 "리테일 수익의 이익기여와 확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김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자산운용부분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평가손실은 시장이 반등하면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분기와 같이 증시가 반등하면 자회사 실적도 급격히 개선되는 만큼 2분기 이후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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