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은 전자담배 시장…다시 ‘궐련’ 찾는 담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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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은 전자담배 시장…다시 ‘궐련’ 찾는 담배업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2.17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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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저감 트렌드 따라 가향 담배 신제품 속속
재성장하는 궐련 시장 겨냥해 포트폴리오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사진자료 2] BAT 사천공장에서 생산된 켄트 더블 프레쉬 신제품
BAT 사천공장에서 생산된 켄트 더블 프레쉬 신제품 ⓒBAT

국내 담배업계가 다시 궐련 담배(연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등에 집중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관련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 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되자,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포석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BAT코리아는 2021년 궐련과 전자담배 카테고리를 동시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를 중점적으로 홍보하면서 잠재적 위해성 저감 제품으로서 일반 연초 담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그간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실제로 BAT코리아는 지난 1일 켄트 브랜드 최초 수퍼슬림 더블캡슐 제품 ‘켄트 더블 프레쉬’를 출시하며 궐련 제품 ‘켄트’ 라인업을 강화에 나섰다. 청량한 멘솔향에 더해 필터에 탑재된 상쾌하고 달콤한 맛의 두 가지 캡슐이 적용된 게 특징인 신제품이다. 2019년 7월 수퍼 슬림형 저타르 제품을 출시한 지 2년 만이다. 

BAT코리아는 향후 일반 궐련 제품 던힐과 켄트와 함께 잠재적 위해성 저감 제품군을 동시에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한 글로 이외 신제품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멀티 카테고리에 투자해 시장과 소비자 니즈에 따라 탄력적으로 전략을 펼치는 셈이다.

한국필립모리스도 앞서 지난해 11월 연초 신제품 ‘팔리아멘트 트위스트’를 선보인 바 있다. 필립모리스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대표 제품으로 키웠다. 이에 그동안 일반 궐련 제품 출시를 최대한 지양하고 대대적인 마케팅도 피했다. 이 가운데 지난 연말 새로운 궐련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이 같은 업계 움직임의 배경에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액상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 자제 권고를 내린 이후 전체 전자담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판단이 깔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기존 연초보다 냄새가 덜한 가향 담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부분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국내 연초 담배 시장에서 가향·캡슐 담배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5년 18.7%에서 2019년 38.4%로 5년 만에 105%가까이 성장했다. 

시장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궐련 제품 개발은 필수적일 전망이다. 특히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업체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필립모리스의 2019년 매출은 68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1.5% 감소했다. 아이코스가 출시됐던 2017년에는 8382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영업이익도 2017년 991억 원에서 2019년 442억 원으로 줄었다. BAT코리아는 2018~2019년 2년 연속 적자를 낸 실정이다.

반면, 국내 궐련 시장 1위 KT&G는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결기줄 매출 5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KT&G의 지난해 국내 궐련담배 판매량은 416억 개비로 전년보다 2.5% 성장했으며 점유율은 64.0%를 기록했다.

이밖에 최근 정부가 전자담배 관련 가격·비가격 규제 강화를 시사한 점도 업계가 궐련으로 눈을 돌리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맞서 업계는 지속적으로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대비 유해성이 적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차별화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가 인기를 얻은 데는 냄새를 줄인 점이 컸다”며 “최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향 담배 등 냄새 저감 궐련 제품들도 이 같은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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