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최저임금 인상 주장에 입 다문 정치권·언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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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최저임금 인상 주장에 입 다문 정치권·언론 '눈길'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22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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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바마 최저임금 발언, 1면 배치 일간지 <한국일보>가 유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주장 보도하는 해외 언론(위), 상대적으로 보도량이 적은 국내 언론(아래) ⓒ 시사오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자증세' 발언이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주장에는 정치권과 언론이 유독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2015년도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소수에게만 특별히 좋은 경제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득과 기회를 보장하고 확대하는 경제를 만들 것인가"라며 상위 1% 부유층과 금융기관에 매기는 세금을 늘리는 방안과 최저임금(현행 시간당 7859원, 7.25불) 인상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안을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1년 내내 일해서 받는 1600만 원(1만5000 불) 미만의 소득으로 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들이 직접 그렇게 한 번 살아보라"고 반박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더 힐(The Hill), 기독일보(Christianity Daily) 등 주요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부자증세' 발언보다 '최저임금 인상' 주장에 더 주목했다. 실제로 'Minimum wage(최저임금)'을 제목 또는 글 첫 문단에 사용한 외신들의 기사가 2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언론의 경우 '최저임금'을 제목 또는 글 첫 문단에 사용한 기사는 불과 30여 건에 불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주장을 그의 사진과 함께 1면에 배치한 주요일간지는 <한국일보>가 유일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증세' 발언을 들며 정부여당에게 법인세 인상을 압박한 정치인들은 야권에 몇몇 있었어도, '최저임금 인상' 주장을 인용한 정치인들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반면, 국민들은 부자증세보다 최저임금 인상 발언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안을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반박한 내용이 담긴 사진과 글이 SNS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져 나왔다. 

한 시사평론가는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줬는데 큰 공감이 가는 말인 듯하다. 

"사실 부자증세보다 최저임금 인상이 정치권으로서는 더 민감하고 부담스러운 문제다. 다만 언론의 반응은 놀랍다. 최저임금에 대한 기사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 깊이 고민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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