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취임 1년]黨 요직 '친박' 점령, "자신감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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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취임 1년]黨 요직 '친박' 점령, "자신감 표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7.13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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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사무1,2부총장·대표비서실장 등 요직, '박근혜 사람들'이 꿰찰 듯
"호랑이굴 들어가 호랑이 타고 나온 YS, 김무성도 같은 행보 보일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개헌 봇물 발언',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사태' 등 온갖 굵직굵직한 악재를 견디며 굳건한 리더십을 유지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결국 '박근혜'라는 높은 고개를 넘지 못했다. 견고했던 '김무성 체제'가 1년 만에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주변의 얼굴들이 1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부터 시작된 '유승민 정국'은, '비박(비박근혜)' 일색이었던 김 대표의 주변을 '친박'으로 바꿔놓았다.

이를 두고, '김무성 대표가 친박에 포위된 모양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내 사람으로 만들 자신있다"는 속내를 표출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YS(김영삼 전 대통령) 적자' 김 대표가 이른바 YS행보를 걷고 있다는 것.

비박 일색에서 친박 일색된 원내 요직, 김무성의 속내는?

김 대표는 오는 14일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비박'이 떠나고, 그 빈 자리를 '친박'이 채우는 모양새다.

우선,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원내사령탑 자리는 수도권 출신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오는 14일 의총에서 합의 추대되는 게 확정적이다. 원 의장은 비박으로 통하나, 친박과도 소원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분류된다. 정책위의장 자리에는 영남권 출신 친박계 인사, 김정훈 의원이 확정적이다. 전면에 비박계를 앞세우고, 이를 적절히 견제하겠다는 친박계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무총장에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황진하 의원(경기 파주)이 유력하다. 그는 김 대표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1부총장에는 충청권 출신 홍문표 의원이 앉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정치권에 비박계로 알려졌으나, 한때 친박으로 분류될 정도로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정치인이다.

사무2부총장으로는 박종희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서청원 최고위원의 핵심 측근이다. 역시 친박계 인사다. 김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할 대표비서실장에도 친박계로 통하는 심윤조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호랑이굴로 들어가 호랑이를 타고 나온 YS, 김무성도 이와 같을 것"

이와 관련, 정계에는 '유승민 정국'으로 타격을 받은 김 대표가 '친박에 포위당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를 오랜 세월 동안 접한 상도동계 인사들은 사뭇 다른 관점에서 이를 바라본다. 김 대표가 차기 총선과 대권 행보에 있어 일종의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관측. 'YS행보'의 일환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YS는 지난 1990년 '3당합당'을 통해 '호랑이굴'에 제발로 들어갔다. '군정종식 하나만 보고 간다'는 판단 하에 이뤄진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당시 국정은 노태우 정부 측 민정당이 장악했고, 야권은 YS의 통일민주당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민주당, 김종필(JP)의 공화당 등 4분5열됐다. '양김 구도'가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정권 탈환'과 '군정종식'은 야권에 있어 요원한 상황이었다.

이에 YS는 노태우, JP(김종필 전 총리)와 손을 잡는 '3당합당(민정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민주자유당)'을 단행했다. 그에게는 정치 인생을 건 '모험'이었다. YS는 민자당 내 입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대권 후보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희박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자신감'이 있었다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자신의 정치력을 활용해 민정당과 공화당 인사들을 포섭, '자기 사람'으로 변모시킬 자신이 있었기에 '야합'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3당합당이라는 정치적 도박을 결심했다는 것.

결국 YS는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호랑이굴에 제발로 들어가 되레 호랑이를 타고 나오는' 행보를 보였고, 후에 '하나회'를 청산하면서 '군부 종식'이라는 숙원을 이뤘다.

자기 주변을 '친박'으로 도배한 김무성 대표의 향후 행보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상도동계 핵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13일 기자와 만난 상도동계 핵심 관계자는 "다수의 언론에서는 김 대표가 '친박에 포위당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김 대표의 정치력을 크게 얕보는 것"이라며 "요직에 앉힌 주요 친박 인사들을 '김무성 사람들'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기저에 깔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랑이굴에 제발로 들어가서 호랑이를 타고 청와대로 직행한 YS처럼 김 대표도 이와 같은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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