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미·중 무역전쟁-한국경제 후폭풍
[이병도의 時代架橋] 미·중 무역전쟁-한국경제 후폭풍
  • 이병도 주필
  • 승인 2019.05.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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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폭탄에 中보복' 전면전 가능성
전쟁 회오리에 ‘視界 제로’ 한국경제
협상 결렬, 환율급등 특단책 화급
자유무역 질서 뒤흔드는 관세전쟁
예측 불허, 장기화 최악상황 대비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미·중 무역전쟁이 한 치 양보 없는 대결로 치닫고 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양국의 최근 전면적 관세전쟁은 전후 70년 넘게 이어져온 자유무역 질서를 뒤흔들 강도다. 

국가 이익은 물론 세계 패권을 향한 최고 리더십의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걸린 양국 협상은 결렬에 이어 앞으로도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글로벌 경제에도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두 나라 만의 전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 특히 두 나라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수출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이다. 한국 경제에 회오리를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우려감에서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미·중 무역갈등 경제 풍파에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위기감을 찾아볼 수 없다. 실로 문제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뉴시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뉴시스

사면초가 한국 직격탄

지난 9~10일 워싱턴DC 담판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노딜’로 끝난 뒤 충격파는 일파만파로 확산할 조짐이다. 

서로 관세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 제품에 전방위 관세 폭탄을 예고했고,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선언과 함께 공개적으로 “어떠한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는다”며 항전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미·중 양국은 이미 작년 7, 8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이 올리면 중국이 따라 올리는 맞불 관세 부과를 통해 50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다. 

양국은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으나 난기류에 휘말려 있다.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저항도 완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에 다시 한 번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이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는 무역 불균형 해소뿐 아니라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이슈까지 얽혀 재발하거나 장기화할 개연성이 높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고 이로 인해 글로벌 무역과 경기가 위축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후폭풍에 휘말리게 된다. 기업의 투자지연, 금융시장 불안, 유가하락과 같은 간접적 영향까지 감안할 경우 피해는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생산·내수·수출이 감소하고 환율까지 요동치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에서, 이보다 더한 악재가 없을 듯 싶다. 

미·중은 우리 수출시장의 40%를 차지한다. 중국은 27%에 달하는 데다 중간재 수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우리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마당에 미·중 무역전쟁 악재까지 가세했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 여파가 우리 경제의 총체적 위기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2.33%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새 3.8% 뛰고,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하는 것은 위기 징후가 커진 탓이다. 국내 경제 침체도 모자라 이제는 미·중 무역전쟁 파고까지 밀려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對 중국 중간재 수출 이중삼중 타격

미중 무역전쟁 파고와 충격파가 극도로 거칠어지고 있음에도, 정부의 대응자세는 너무도 안일하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거시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내려진 잠정 결론이다.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직접적인 실물부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분배 개선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 고수를 외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추경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정작 무역 파고를 헤쳐 나갈 기업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다. 이러고도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난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7%)의 절반가량을 수출이 담당했다. 생산과 투자가 둔화된 가운데 그나마 수출과 정부지출이 경제를 지탱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비중은 26.8%, 대미(對美)는 12.1%다. '제2차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우리가 입을 피해는 불문가지다.

올들어 한국이 제1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은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 대비 15%이상이나 줄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 경제 활력이 둔화된 파장이다. 

미·중의 쟁점인 중국 산업보조금 정책도 한국 제조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중국이 보조금으로 육성하는 분야가 우리 주력산업과 중첩돼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격화로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은 이중삼중의 타격을 받게 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중 원료 등 완제품에 들어가는 중간재가 79%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이 5개월째 마이너스인 데다 전 분기 대비 1분기(1∼3월) GDP 성장률도 역성장하는 등 기진맥진한 경제가 회생하기도 전에 다시 침체로 빠져들까 우려된다.

한국의 최근 수출은 조업일수가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실적이 -31.8%를 기록했다는 점에 우려의 눈길이 쏠린다. 줄어들고 있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도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 방침이 발표된 만큼 앞으로의 실적에 더 부정적인 영향이 밀어닥칠 것이라 여겨진다.

금융 자본시장 불안 초래

두 나라로의 수출이 줄면 수출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고용도 준다. 실물경제 타격은 결국 주가와 원화 가치 하락을 부르며 금융 자본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매섭다. 환율은 지난달 하순부터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서 거의 매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문제는 원화 하락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이다. 

환율 급등세에는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작용하고 있다. 환율에는 국가의 총체적 경제력이 반영된다. 그런 점에서 원화 가치 급락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사방이 빨간 불이다. 1분기 투자·생산·소비·고용·수출 등은 모두 최악 상황이다. 

정부의 최근 대응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언제라도 환율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응이 '지나친 낙관'이나 '무신경'의 결과라면 이제라도 자세를 고쳐잡아야 한다. 무역전쟁 여파는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줘 펀더멘털 악화로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가 예고한 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한국은 쇼크 수준의 수출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시장·자본시장 불안에 대비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도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수출기업에 번질 메가톤급 충격을 잠재울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높아지는 무역장벽’을 넘기 위해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무역전쟁 틈새공략 전략 필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악조건을 헤쳐가려면 항상 최악을 가정해 대비하며 경제의 체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수출 품목 다각화, 수출시장 다변화로 경쟁력을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강화하고, 지지부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두르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

불행 중 다행은 지난해부터 심각해진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올 1분기 한국의 대미 수출이 13%가량 늘어난 것이다. 한국이 일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고래 싸움’ 가운데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새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양국간 무역전쟁을 활용활 측면도 있다. 미·중 협상을 통해 중국의 불투명한 경제규범이 바로 서고, 과도한 정부보조금 정책이 폐기되면 한국 경제도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8.8%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수출은 12.9% 증가했다. 미·중 무역긴장으로 최종재에 대한 한국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걱정만 할 게 아니다. 기업이 경쟁력으로 재무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도 혁신을 위한 투자와 함께 수출 판로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 

국가 자존심 정면충돌

오늘의 사태를 몰고 온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최근 워싱턴에서 머리를 맞대고 협상에 임해 막판 타결에 대해 기대를 하게 했다. 우리도 이 협상이 잘되길 바랐지만 결과는 기대를 저버렸다. 

향후 추가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들다. 한 달 정도의 협상 시간이 있는데다 양측 모두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이 중국의 통상·산업정책 관련 법률을 뜯어고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주권침해라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률개정’은 미국의 뿌리 깊은 대중(對中) 불신과 중국의 국가적 자존심이 정면충돌하는 문제여서 쉽게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 중국은 벌써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를 통해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통상마찰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협상의 결렬도 미국이 중국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를 금지하도록 법률 개정을 요구한 게 무산의 이유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도둑질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온 것의 연장선상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원칙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류허 부총리는 “중국은 평등과 존엄성이 있는 협력적 합의를 요구한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며 맞서고 있어 극적인 협상 타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는 실로 큰 부담이다. 중국이 완강히 버틸 경우 오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자신의 재선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이 쉽사리 넘어갈 기세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보복 관세 쟁점화...실제 영향이 변수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 무역대표부의 발표가 그 시발점이다. 미국이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린 데 이어진 후속 조치다. 

이에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도 13일(현지시간)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복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은 총 5천140개 품목이다. 2천493개 품목은 25%, 1천78개 품목은 20%, 974개 품목은 10%, 595개 품목은 5% 관세를 부과한다.

특히 중국 측의 관세 인상 발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보복해서는 안 된다.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고 경고한 이후에 나왔다.

미국은 곧 그동안 고율 관세 적용을 받지 않았던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상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 전체에 대해 고율 관세를 때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면 중국 역시 추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미중은 인상된 관세의 실제 적용 시기를 3주 남짓 뒤로 미뤄 미중이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 기간 미중이 협상을 재개해 합의를 하거나 관세인상 발효를 지연시키면 미중 무역전쟁은 다소나마 진정될 수 있지만, 협상에 실패해 결국 관세 폭탄이 터지면 글로벌 경제도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중이 최근 양보없는 대결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일부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자신감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2%로 집계돼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실업률도 3.6%로 반세기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은 1분기 성장률이 6.4%로, 추가 하락을 멈춰 시장에 안도감을 안겼다. 중국의 3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개월 만에 확장 구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 확대가 양국의 경제에 얼마만큼의 충격을 미치느냐에 따라 협상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모두 무역전쟁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수록 강경일변도의 대결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의 관세를 25%로 인상하는 보복 조치를 펼 경우 2020년까지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3%, 중국 GDP는 0.8%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GDP는 0.3% 깎일 것으로 전망했다. 

패권다툼 관세전쟁 역사 배경

미중 통상마찰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면적으론 양국 간 고질적인 무역수지 불균형이 이다. 하지만 한꺼풀만 벗기면 그 뒤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중 간 패권 다툼이 있다. 

1980년대 일본이 신흥 경제강국으로 떠오르자 미국은 플라자합의(1985년)를 통해 일본을 견제했고,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엔고가 부른 급격한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장기불황 터널에 갇혔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처럼 당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고, 예상대로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에 맞서고 있다.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예측불허다. 

긴 눈으로 보면 미·중 관세전쟁은 1930년대 대공황 직후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미국은 스무트·홀리 관세법(1930년)을 앞세워 수입품에 60% 가까운 관세를 물렸다. 캐나다와 유럽 등 교역 상대국은 즉각 보복했다. 이때 관세전쟁이 세계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었다는 데는 학자들 간에 별 이견이 없다. 

전후 미국 등 전승국들은 관세전쟁에 대한 반성으로 GATT, 곧 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1947년) 체제를 출범시켰다. 회원국 간에 관세장벽을 낮춰 세계교역을 증진하는 데 목적을 뒀다. GATT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로 바뀐다. 하지만 최근 G2 두 거인의 충돌 앞에서 WTO의 자유무역 규정은 한낱 종이조각으로 전락할 판이다.

미국이 협상 막바지에 강경한 태도를 취한 이유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란 관측이 많다. 여기에 순항 중인 미국 경제 상황도 중국을 더욱 강하게 몰아붙이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도 순순히 양보할 태세는 아니다. 시진핑 주석이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지겠다”며 미국에 추가적인 양보를 하는 협상안을 반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두 지도자 간 팽팽한 힘겨루기로 끝내 협상이 틀어진다면 무역전쟁의 전면전 확대는 피할 수 없다.

세계경제 타격 불가피

미중 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 세계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두 나라가 '관세 전면전'을 벌이면 첫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중국은 1.22%포인트, 미국은 0.31%포인트, 전 세계는 0.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중국 성장률이 5.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UBS도 중국 성장률이 1.6∼2%포인트, 씨티그룹은 2.1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는 나라들은 더 힘들어진다. IHS 마킷은 글로벌 전자제품과 유럽 제조업의 신규주문 증가세 둔화에 신음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가 무역 전쟁 악화에 따라 성장에 더 심한 맞바람을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미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타격이 역시 클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의 관세율 상향으로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이 8억7,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구조 개편 기회로 삼아야 

글로벌 패권 다툼이 본질인 미·중 무역전쟁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충격 최소화, 장기적으로는 수출 지역 다변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무역전쟁을 위기로 인식하더라도 정부가 펼 수 있는 대응책이 마땅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금방 되는 것도 아니다. 경제의 수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내수진작도 필요한데 역시 간단치 않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큰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칠 타격을 예상한다면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만반의 준비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동향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면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역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제조업 수출경쟁력을 살리는 대책을 세우고, 금융·자본시장 불안에도 대비해야한다. 한국의 큰 경제위기로 비화하지 않도록 경제진단도 냉철하게 할 필요가 있다. 

수출부진을 내수로 뒷받침하려면 재정확대가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선 수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 ‘핀셋 처방’도 요구된다.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의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위기를 ‘산업구조 개편의 기회’로 삼는 자세가 중요하다. 

경제를 멍들게 한 반시장·친노동 정책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것만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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