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안 좋은데…” 철강업계, 잇따른 화재·근로자 사망 사고에 ‘긴장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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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안 좋은데…” 철강업계, 잇따른 화재·근로자 사망 사고에 ‘긴장 모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6.1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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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화재 사고 관련 인재(人災) 여부 촉각…현대제철은 고온작업 근로자 사망에 날선 비판 이어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13일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 소둔산세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 뉴시스
지난 13일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 소둔산세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 뉴시스

철강업계가 올해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안전사고 이슈마저 겹치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원가절감을 이유로 근로자들의 근무환경과 안전관리 수준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일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철강사들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화재와 근로자 사망사고로 인해 눈총을 사고 있다. 우선 현대제철은 지난 9일 당진공장에서 고온 작업 중이던 50대 근로자가 쓰러져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사인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금속노조 측은 해당 근로자는 40도가 넘는 고온 속 작업을 하다 사망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열사병에 기인한 산업재해로 내다보고 있다.

사측은 폭염 속 작업수칙 준수 및 휴식 시간 보장과 식수를 제공했다고 밝히면서도 해당 일용직 근로자의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을 고려하는 등 명확한 사인이 나오기까지 입장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날인 지난 10일 당진공장 내 또 다른 일용직 근로자마저 고온 작업 중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현대제철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 근로자들의 안전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날선 비판과 마주하게 됐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지난 2018년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재해율은 1.11%로, 규모별 동종업종 평균 재해율 0.6%를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된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와 올해에도 이번 사고를 포함해 총 3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음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이들 근로자 모두 하청직원이라는 점에서 '위험의 외주화'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위험한 업무는 외주업체 직원들이 도맡고 있는데다 원청과 하청 간의 직접적 고용관계가 없다보니 산재가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경우에도 안전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 소둔산세 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불은 인명피해 없이 2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포스코는 해당 공장의 수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인재(人災)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등과 함께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포스코는 이번 화재뿐 아니라 지난해 말 광양제철소에서도 큰 불이 발생해 5명이 다치는 등 안전관리에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질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말 공장 식수에서 냉각수가 섞여나오는 식수 오염사고가 발생하는 등 근로자 건강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때문에 업계는 철강사들이 자발적으로 산재 방지를 위한 안전시스템을 세밀히 들여다보는 한편 근로자에게 책임 떠넘기기식으로 일관하는 행태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는 성명을 통해 "포스코가 3년간 안전예산 1조1000억 원을 투입했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개선이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며 "안전사고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행정기관과 면밀히 조사하고 사과와 보상에 나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현대제철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서는 회사가 고열 작업에 따른 중대재해 인정과 노동자 보호조치 점검 및 근본 대책 수립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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