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의 역습③] ‘판매처’에서 ‘즐기고 머무는 곳’으로…공간 투자도 변한다
[오프라인의 역습③] ‘판매처’에서 ‘즐기고 머무는 곳’으로…공간 투자도 변한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4.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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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통해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 노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오프라인 기반 산업이 전통자산인 ‘공간’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공통적으로 ‘체험’에 방점을 둔 공간 투자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이커머스 산업이 아무리 성장하고 있다지만 이 같은 ‘경험’은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가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참고사진)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_(2)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홈플러스

달라지는 마트 풍경…온라인 전초기지 역할도

유통 공룡 이마트는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시기인 지난해 7월 신촌에 오히려 새 매장을 냈다. ‘이마트 신촌점’은 2018년 12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여는 신규 매장이었고, 대형마트3사를 통틀어도 1년 6개월 만에 새로 문을 여는 점포였다. 지난해 2분기는 대형마트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이마트 역시 영업손실 47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전년 동기 대비 175억 원 가량 늘었던 때다.

이마트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오프라인 점포가 대형마트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대형마트의 경쟁력인 식품류를 중심으로 공간을 다시 꾸미는 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 신촌점은 식품류를 중심으로 한 특화 매장으로, 지역 내 20~30대 인구 비중이 40%로 높고, 1~2인 가구가 많은 점을 반영해 ‘소단량 그로서리MD’를 앞세우고 있다.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 식료품 매장이 전체 면적의 83%(1570㎡)를 차지할 정도다.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바로 연결되는 지하 2층에는 구매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먹거리존을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점포 출점뿐만 아니라 체험 요소를 중점에 둔 기존점 리뉴얼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미래형 매장을 표방하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오픈한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기존 이마트 월계점을 리뉴얼한 점포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더타운몰(THE TOWN MALL)이 결합된 복합쇼핑몰 형태로 꾸몄다.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을 목표로 기존 면적의 80%를 차지했던 마트의 비중을 30%대로 줄이고, 쇼핑과 문화, 놀이 공간을 대폭 확대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에 힘입어 이마트는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20조 원을 돌파했다. 기존점 리뉴얼, 그로서리와 비식품 매장 혁신, 신선식품 판매 확대로 기존 점포 매출액이 증가한 덕분이다. 2020년에도 이마트는 할인점 리뉴얼에 2100억 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계획한 전체 투자금(5600억 원)의 약 37% 규모다. 

야구단 인수로 오프라인 투자 방향도 새롭게 설정했다. 최근 SSG랜더스(구 SK와이번스)를 인수 후 출범시킨 이마트는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야구팬들에게 신세계 계열사 서비스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게 하면서 다양한 ‘고객 경험의 확장’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매장 효율화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해 매장 4곳을 매각해 약 1조 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고, 이 자금을 올해 매장 리뉴얼 등에 적극 활용한다. 특히 홈플러스가 그동안 강조해온 온·오프라인 결합 모델인 '올라인'(Online+Offline)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 출점도 재개한다. 회사 측은 오는 7월 말까지 원주점과 인천청라점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오픈할 계획이다. 이후 연말까지 매월 1~3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전환 오픈할 예정으로, 연말까지 총 1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 내 주차장 등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풀필먼트센터’를 활용 중이다. 기존 점포 자산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했기에 비용이 적게 든다.

롯데마트 역시 별도의 물류센터 설립 대신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면서 효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패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세미다크 스토어’로 매장 배송 거점화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뷰티는 체험형 공간으로 돌파구 마련

[보도사진] 명동 아이오페 랩(정면_대표사진)
명동 아이오페 랩 ⓒ아모레퍼시픽

패션·뷰티업계도 체험형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패션·뷰티산업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입고, 바르는 소비가 줄어들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다.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오프라인 채널이 쪼그라들면서 피해가 컸지만, 역설적이게도 오프라인 공간인 체험형 매장을 통해 위기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기술을 입힌 매장을 선보이며 소비자 유입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아이오페’는 명동 '아이오페 랩'(IOPE LAB)을 리뉴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피부 유전자 분석과 맞춤형 3D 마스크 등 혁신적인 서비스 체험이 가능하다. 피부 측정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공간이다. 

지난해 6월에는 롯데백화점 서울 청량리점에 ‘아모레스토어’를 열었다. 해당 매장은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구딸파리를 비롯해 새롭게 출시한 7개 브랜드의 1400여 가지 상품을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객들이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제품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했고, 직원에게 문의하지 않아도 QR코드를 통해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얼굴에 직접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잘 어울리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증강현실(AR) 메이크업 체험 서비스도 제공한다.

LF는 전 매장을 O4O(Online for Offline) 모델인 ‘LF몰 스토어’로 전환한다. LF는 중장기적으로 모든 가두 매장으로의 확대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전국 주요 상권 내 신규 매장 오픈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유통만으로는 고객에게 충분한 ‘체험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과의 유기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LF몰 스토어는 온라인몰인 LF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다. 피즈, 질바이질스튜어트 등 LF몰 온라인 전용 브랜드(PB)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코디 제안을 받아볼 수 있다. LF몰에서 주문 시 원하는 거점 매장에서 상품을 픽업할 수도 있다.

무신사도 2019년 홍대 인근에 선보인 ‘무신사 테라스’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소비자들과의 스킨십을 이어왔다. 약 800평(2644㎡) 규모로 꾸며진 무신사 테라스는 상품 판매보다는 다양한 행사, 공연, 쉴 곳을 제공하는 일종의 문화 플랫폼이다. 다음달에는 홍대 인근에 PB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오프라인 정식 매장도 오픈한다. 주 소비자층인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고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흥미를 유발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디지털 시대에도 역설적으로 오프라인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면서 “특히 온라인과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공간 창출이 주로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소셜커머스, 화장품, 패션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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