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우크라이나 전쟁에 ‘양극화’ 심화…대한항공 웃고, LCC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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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우크라이나 전쟁에 ‘양극화’ 심화…대한항공 웃고, LCC 울고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3.04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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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1분기 영업익 추정치 전년比 446%↑…화물 운임 강세 덕분
LCC, 화물 실적 없어 유류비 상쇄 불가능…러시아 vs EU 대립에 새우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업계 FSC와 LCC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FSC와 LCC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항공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한항공 등 FSC(대형항공사)는 항공 화물 운임 강세라는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된 반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LCC(저비용항공사)들은 기존 적자에 유류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이로 인해 FSC와 LCC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 vs. EU 신경전에 화물 운임 상승…"대한항공에 기회 요인"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등의 ‘영공통과 제한 조치’로 반사이익을 얻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을 지난해 동기 대비 446.6% 오른 5553억 원으로 추정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5050억 원) 대비 10% 높은 수준이다. 1분기 매출 추정치도 동기 대비 56.5%(2조 8050억 원)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와 유럽의 영공 통제가 대한항공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기반한다. 최근 영국·미국과 EU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따른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 위해 러시아 항공사에 비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러시아도 영미권 36개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자국 영공 통과를 제한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양측의 맞대응으로 인해 평균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서방 항공사들이 동아시아로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운항을 하더라도 항로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연료비가 증가하고 불가피하게 운임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영국과 EU, 미국 등이 경제 제재를 실시한 것이 (대한항공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며 “유럽 항공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유럽 항공사의 동아시아 운항 서비스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이는 공급부족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항공 화물 운임 강세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면서 “1분기 항공 유가가 상향되더라도 항공 화물 운임 강세가 고유가에 따른 비용증가 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 대한항공의 화물 실적은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물 없는 LCC는 ‘침울’…고유가에 유류비·여행심리 위축 '이중고'


ⓒ뉴시스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국제 여행 수요 개선을 기대했던 LCC 업계는 유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시스

반면 LCC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로 알려진 브렌트유는 지난 3일 기준으로 배럴당 111.1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114.39달러로 집계되면서, 업계에선 국제유가가 120달러에서 15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국제 여행 수요 개선을 기대했던 LCC 업계는 유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의 30% 비중을 유류비로 지출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하면 약 3300만 달러(한화 400억 7850만 원)의 손익이 발생하는 식이다. LCC들은 화물 전용 대형기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대한항공처럼 화물 실적으로 상쇄할 수도 없다. 

연쇄 작용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인상되자, 탑승객이 부담하는 항공 운임 총액도 늘어났다. 지난달 편도 기준 할증료가 1만800원에서 8만400원 선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 금액은 1만8000원부터 최대 13만8200원 수준이다. 최대 71.8%까지 부과 금액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CC 업계 관계자는 “당초 국제선 운항이 대거 중단된 상황이라 연료 소비량은 코로나19 이전 상황처럼 많지 않으나, 고유가와 환율 문제로 실적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LCC 업계 적자는 △제주항공 -3225억 원 △티웨이항공 -1577억 원 △진에어 -1989억 원 △에어부산 -2043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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