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에서 홍범도까지…계속되는 역사전쟁 [한컷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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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에서 홍범도까지…계속되는 역사전쟁 [한컷오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9.04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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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논란에 이어 육사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까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 김유종
ⓒ시사오늘 김유종

‘역사전쟁’이 정치권을 뒤덮고 있다. ‘정율성 역사공원’에서 시작된 역사적 인물에 대한 논란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로 이어지면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역사전쟁 첫 방아쇠를 당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정율성 역사공원’ 비판은 지난주에도 계속됐다. 박 장관은 8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시 한 번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 혈세는 대한민국의 존립과 국익에 기여한 분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 단 한 푼도 반국가적인 인물에게 쓰여선 안 된다. 호남을 빛낸 인물이 수없이 많은데, 굳이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눈 자를 세금을 들여 기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면서 강기정 광주시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호국의 성지 호남을 더럽히지 말라. 인민군을 인민군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념공세인가, 김일성 나팔수에게 세금 쓰지 말라는 게 이념공세인가. 호남은 독립투사, 호국영웅, 민주열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늘 앞장서 왔다. 국가보훈부는 그러한 호남의 정신이 잊히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러자 강기정 광주시장은 정율성에 대한 기념사업이 진보·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박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율성은 광주가 아니라 정부가 먼저 기리기 시작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평화대회추진위원회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솔성 여사를 초청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6년에는 정율성 작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문체부 장관이 정 여사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5년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가서 정율성 음악이 연주되는 퍼레이드에 참여해 환호했다. 이 사업은 광주시가 먼저 한 사업이 아니라 한중 우호 사업과 중국 관광객 유치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격돌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8월 30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서 이렇게 말했다.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공적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체 삶이 아닌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으로 좁혀봐야 한다. 육사라는 특수한 기관에서 롤모델로 삼아야 하는 분을 찾아야 한다는 기준에서 홍 장군의 이력이 잘 맞겠느냐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검토, 판단해야 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남로당 이력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의 주장을 맞받았다.

“남로당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휘호로 만든 호국비가 육사 캠퍼스 내에 있는 것은 적절한가. 남로당과 소련 공산당이 뭐가 다른가. 참 잣대가 이상하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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