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發 주가폭락 ‘키움증권’…자사주 매입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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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發 주가폭락 ‘키움증권’…자사주 매입효과는 ‘글쎄’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0.2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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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26일 거래재개…정지전比 30% 주가 급락
키움증권, 자사주 매입 밝혔지만…주가 하락세 장마감
키움 “영풍제지 미수거래 증거금률 40→100% 상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최근 키움증권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7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지만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추가적인 주가 하락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사진은 키움증권 여의도 본사 앞이다. ⓒ연합뉴스
최근 키움증권이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7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지만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추가적인 주가 하락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사진은 키움증권 여의도 본사 앞이다. ⓒ연합뉴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수천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하면서 주가 폭락을 겪은 키움증권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추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는 영풍제지 주가가 거래재개와 함께 급락함에 따라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 전부를 회수할 수 없게 되자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마감 기준 키움증권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2500원(3.10%) 하락한 7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마감후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영풍제지가 하한가 사태로 인해 지난 19일 거래 정지되면서 미수거래를 통해 이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로부터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미수금은 투자자들이 미수거래를 통해 주식을 산 날로부터 3거래일 안에 빌린 돈을 증권사에 갚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즉 증권사가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수천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한 자체도 문제지만 미수금액이 올 상반기 말 기준 키움증권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됐고, 곧장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키움증권 측이 미수금 발생 공시를 낸 바로 다음 영업일인 지난 23일 장마감 기준 주가는 직전 거래일이었던 20일 종가 대비 23.93% 하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키움증권 측이 사전에 리스크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타 증권사들은 일찍이 영풍제지 종목에 대한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지만 키움증권은 40%의 증거금률을 유지했다. 이후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사태가 터지자 뒤늦게 해당 종목에 대한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100%까지 상향했다.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키움증권은 지난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해 7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 4월24일까지 장내 직접 취득 방식으로 140만주를 사들인 뒤 소각할 예정이다.

키움증권 측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함은 물론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조직 개편 및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영풍제지 거래가 재개됨에 따라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 회수에 나설 수 있게 됐지만 미수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애초 반대매매 자체가 주가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일정 기간(주식 거래일 포함 3거래일)내 변제하지 못해 증권사가 강제 매도를 진행해 돈을 회수하는 것인데 거래가 재개된 영풍제지의 주가가 현재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영풍제지 주가하락 폭에 따라 최종 미수금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장마감 기준 영풍제지의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 18일과 비교해 1만150원(29.94%) 하락한 2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에 따른 미수금 약 4943억원이 발생함에 따라 4분기 중 관련 비용 인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영풍제지 거래재개에 따른 반대매매 이후 1차적 규모가 이후 고객의 변제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예상손실금액은 반대매매가 종료된 이후 1차적인 예상 손실금액이 집계되고, 이후 고객 변제 규모에 따라 최종 손실금액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이슈로 인한 주가 충격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월20일 시간외 매매 방법으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매도해 약 600억원의 현금을 챙겨 주가 폭락 전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것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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