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전기차라도 믿을 듯’…KGM, 절박함속 꽃 피운 매직 ‘토레스 EVX’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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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전기차라도 믿을 듯’…KGM, 절박함속 꽃 피운 매직 ‘토레스 EVX’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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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SUV 플랫폼에 전동화 신기술 ‘절묘한 조화’…핵심은 블레이드 배터리
우수한 거주성에 편의사양 두루 갖춰…고속 위주 시승에도 전비 ‘5.1’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기자는 지난 8일 토레스 EVX를 시승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전환기를 맞으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전기차가 아니고선, 웬만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부족함과 불리함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개선을 위한 발버둥을 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델이 있어 눈길을 끈다. KG 모빌리티의 첫 전기차 '토레스 EVX'다. 내연기관 토레스의 플랫폼(엄밀히 말하면 코란도 뼈대)을 활용하긴 했지만,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배터리 및 모터를 탑재한 전동화 시스템에 신사양을 모조리 쏟아부어 제 나름대로의 역작을 빚어냈다.

기자는 지난 8일 KG 모빌리티의 미래 전환 디딤돌 및 가교 역할을 해낼 핵심 모델 '토레스 EVX'를 직접 만나봤다. 경영난 등의 절박함 속에서도 일궈낸 모델이기에, 당장 흠을 잡기보단 칭찬을 해주고픈 마음이 앞섰음을 미리 밝힌다. 이날 시승은 KG모빌리티 서울사무소가 위치한 영등포에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한 카페를 오가는 약 130km, 고속주행 위주의 코스에서 이뤄졌다.

정통 SUV 스타일의 볼륨감을 강조한 후면부는 독특한 램프 조형으로 눈길을 끈다. 해당 램프는 태극기의 4괘 중 곤(땅) 문양을 형상화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토레스 EVX의 실물은 기대 이상이다.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에서 보여준 단단한 이미지의 SUV 특성과 함께 전기차 시대에 걸맞는 미래지향적 요소들까지 반영, 눈길이 저절로 가게끔 만든다. 특히 전면부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 수평형 램프는 이 차만의 개성을 부여한다. 후면부 램프는 태극기의 4괘 중 곤(땅) 문양을 채택하고 있다. 모두에게 통용될 진 모르지만, 독특한 멋을 지녔음은 분명하다.

실내는 군더더기없이 간결하게 구성돼 넓은 공간감 구현에 일조한다. 수평형 레이아웃엔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에어벤트, 비상등 버튼만이 자리한다. 공조 조작부를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통합하면서,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점은 최신 전기차들에서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토글 스위치 방식의 변속기는 적응되면 나름 편리했다.

그나마 공조 시스템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다루기에 큰 문제가 없다. 다만 드라이브 모드 버튼은 마치 숨겨놓기라도 한 듯, 디스플레이 화면 중 '비히클' 카테고리 안에 배치해 아쉽다. 운전자의 직관적인 조작성을 담보하려면 고민이 필요해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주행 관련 정보와 배터리 정보 등을 확인하는 데 있어서는 조금도 불편함이 없다.

컴포트 모드로 고속도로 주행을 하던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2열은 열선시트와 함께 1열 등받이 뒤쪽에 나있는 트레이(간이 테이블) 활용이 가능해 큰 만족감을 준다. 트레이 한 켠의 구멍엔 컵 또는 물병을 꽂을 수 있는 구멍도 나있다. 이동 간 취식이나 전자기기 사용시 편리할 수 있겠다. 더불어 2열 시트는 최대 32.5도까지 젖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탑재돼 실내 거주성을 높인다.

물론 가장 큰 매력은 트렁크 활용성에 있다. 적재공간만 839L에 달한다. 중형급 전기차 모델들 사이에선 가히 독보적이란 설명이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62L의 공간이 확보된다. 전고까지 넉넉해 차박에 더욱 용이하다. 앞서 2열에 앉았을 때 헤드룸이 손 한 뼘 가량 남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주행 성능도 안정적이다.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kg.m을 발휘해 시승 전 구간에서 민첩한 가속감을 내비친다. 여기에 스티어링휠은 큰 힘을 들일 필요없이 부드럽게 움직여, 전반적인 편안함을 높인다. 주행 중엔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충격이 거슬릴 수 있으나, 보조금 적용시 300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한 전기차임을 생각하면 백 번 양보 가능하다.

2열에 적용된 트레이를 펼친 모습. 실내 거주성을 높이는 요소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날 실전비는 5.1km/kWh의 준수한 수치를 보였다. 고속도로 구간이 길어 회생제동의 적극적 개입이 어려운 환경이었음에도 공인 복합치 5.0km/kWh를 소폭 상회했다. 도심 내 주행이 많은 고객이라면 더 높은 전비를 기대할 수 있겠다. 

토레스 EVX의 공식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33km(73.4kWh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하긴 했으나, 촘촘한 블레이드 배터리를 셀투팩 공법으로 패키징해 오히려 주행거리를 향상시킬 수 있었단 설명이다. 전용 전기차 모델이 아님에도 4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는 점부터가 그 기술력을 입증한다.

물론 해당 배터리 시스템의 핵심은 내구성이 높고, 발화 위험이 낮다는 데 있다. 고객이 가장 우려하는 전기차 화재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다. 이 덕분에 배터리 보증 기간을 업계 최고 수준인 10년/100만km로 정할 수 있었다는 게 KG 모빌리티의 설명이다.

토레스 EVX의 시승간 전비는 공인 복합 기준 5.0km/kWh를 소폭 상회하는 5.1km/kWh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토레스 EVX를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는 데는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도 한 몫 한다. 현대차 전기차들처럼 실외 V2L(Vehicle-to-Load) 커넥터를 통해 레저 활동에 필요한 전력원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디지털 키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차량 시동 및 공조 시스템 작동 등이 가능하다. 고객들이 선호하고, 가장 필요로 하는 사양들은 빠짐없이 챙겼다. 

토레스 EVX는 KG 모빌리티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모델이다. KG 모빌리티는 시장 선두주자는 아니지만, 후발주자이기에 내세울 수 있는 극강의 가성비와 시류에 정확히 맞는 모델 투입으로 저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해 왔다. 이번 토레스 EVX로 찾아낸 가능성을 바탕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 갈 다채로운 모델들을 더 많이 선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토레스 EVX에 적용된 디지털 키 시스템의 모습. 스마트폰으로 차량 시동 및 공조 시스템 작동 등이 가능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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