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포화 급해진 생보업계…'요양사업'으로 돌파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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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포화 급해진 생보업계…'요양사업'으로 돌파구 찾을까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3.21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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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진입으로 요양사업 수요 확대
KB골든라이프케어, 대기자만 3391명
실버주택 전국 39동…선진국比 부족해
日 SOMPO등 해외사례 벤치마킹 검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지난 19일 생명보험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헬스케어·요양서비스·실버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적 사업모델 발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생명보험협회

초고령화와 베이비부머 노인세대 진입,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헬스케어·요양서비스·실버주택 등 노인을 타깃으로 한 사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도 이같은 기류에 편승해 요양업 진출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포화라는 한계 극복에도 맞아 떨어지는 전략인 셈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도심권에서 좋은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수요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요양 1·2등급자수는 2만4000명인데 반해 시설정원은 1만6000명에 불과했다. 실제로 KB라이프생명의 요양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의 경우 정원이 125명이었지만 대기자는 3391명에 달했다. 

실버주택(노인복지주택)도 전국 39개동에 건립돼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노인인구 대비 실버주택 이용률은 미국 2%, 일본 1.6%인데 반해 한국은 0.3%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생보사들의 실버산업 진출이 활발히 되려면 우선 해외 보험사들의 사례부터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일본 보험업계의 요양시장 진출사례와 성공요인을 소개한 ‘일본 SOMPO Care(주) 사례로 바라본 요양사업 성공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보다 초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은 생보업계의 요양사업 진출도 빨랐다. 

일본 요양시장은 2000년 공적개호보험 도입을 계기로 본격 성장했는데 2022년에는 시장규모가 100조원 수준까지 올랐다. 일본 정책당국도 진입장벽 완화, 고령자 주거법 개정을 통한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며 민간기업의 시장 참여를 도왔다.

현재 일본 보험사중 요양사업 1위는 솜포(SOMPO)다. 솜포는 2015년 인수합병을 통해 요양시장에 진출했으며 2022년 매출액은 1498억엔, 시설은 2만8500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닛폰생명이 1위 요양기업을 인수하며 뒤를 좇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솜포가 꾸준한 매출 확대를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공격적 M&A로 규모의 경제 실현 △데이터·AI 기술 활용한 생산성 향상 △보험 판매망을 활용한 마케팅·입소율 개선 △직원 처우 개선을 통한 이직률 개선·서비스 질 향상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솜포는 아날로그식 요양현장에 디지털 기술·데이터 활용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요양현장에서 24시간 집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입소자 개인에 맞는 최적의 케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설당 연간 3600시간, 840만엔의 절감 효과를 거뒀다. 그 결과 솜포의 입소율은 2016년 84%에서 2023년에는 94%로 10%포인트 상승하고. 반대로 이직률은 2016년 25%에서 2020년 11%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중국에서는 태강보험이 12개 거점도시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하며 중국내 요양사업을 선점하고 있다. 태강보험은 간병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실버타운 입주권을 부여하는 등 종합금융건강서비스 모델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생보업계는 앞으로 해외사례의 벤치마킹과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시니어 유형별 세부 추진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시니어 유형은 ‘액티브-노쇠-장기요양’으로 나누고 각 유형별 추진과제는 새롭게 발굴하는 등 요양사업 진출에 탄력을 붙일 계획이다. 

생명보험협회도 생보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생보산업이 장기적,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요양서비스·실버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적 사업모델 발굴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연구용역을 통해 해외 벤치마킹을 검토중”이라며 “솜포가 요양사업 운영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 활용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시니어케어 시장을 선도한 것처럼 앞으로 지속가능한 돌봄 모델 구축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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