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나 정치인(31)>이광재, ˝MB 7·4·7 공약 애초부터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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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나 정치인(31)>이광재, ˝MB 7·4·7 공약 애초부터 불가능˝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4.10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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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페스토 운동, 10년 후 위대한 변화 가져올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 ⓒ 시사오늘

선거 때가 되면 각종 공약이 쏟아진다. 너무 많다 보니 어떤 것이 지켜지고 무엇이 버려지는지 알기 어렵다. 매니페스토(Menifesto) 운동은 그래서 시작됐다.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후보자의 정책을 계량화해서 제공, 후보자 평가의 판단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6‧4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4월 8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을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에서 만났다.

이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서 최고 많은 위법적 사실이 무엇인지 아느냐?”라고 질문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바로 위증과 사기 등 거짓말과 관련된 것이다. 형량으로서 위법판단을 받는 80%를 차지하고 있다. 거짓말이 정치권 뿐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화면에 ‘거짓말’이라는 단어를 띄우고 말을 이어갔다.

“미국이나 서유럽 등에선 그 사회의 리더들에 대한 거짓말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무관용 원칙을 폭넓게 적용한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거짓말에 관대하거나 거짓말이 통용되는 사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이 매니페스토 운동의 출발점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거짓말이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운동, 매니페스토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총장은 매니페스토 운동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는 약속을 기반으로 우리의 권한을 위임해주는 제도다. 그렇다면 우린 뭘 보고 권한을 위임할 것인가? 매니페스토라는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증거물이란 뜻이 있다.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선거 때 표심을 나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매니페스토에는 반성문이란 의미도 포함돼 있다. 반성문처럼 6하 원칙에 의해서 작성해야 한다. 정치철학부터 세부실천과제까지 ‘이것만큼은 꼭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매니페스토 공약이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주권재민(主權在民)에 기초한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뒤이어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매니페스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력이 신장돼서 서울시장 공개토론만 해도 70여 개국으로 생중계된다. 대통령 선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지난 2002년 대선 때 공약과 관련해 세계적으로도 낯 뜨거운 일이 있었다. 한 후보가 ‘모 일간지에 이런 핵심공약이 실렸는데, 이 공약대로 하면 큰일이 난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다른 후보가 이를 피하기 위해 한 말이 있다. 그 후보는 ‘그것은 오보다’라고 했다. 참 부끄러운 일 아닌가. 자신의 공약이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

“더 최근의 사례는 더욱 기가 막힌다. 7‧4‧7 공약을 기억하는가. 경제를 7%성장시켜 소득 4만불을 달성해 세계 7위권에 진입한다는 장밋빛 공약이다. 그런데 이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공약이었다. 경제학이 아니라 산수로도 알 수 있다. 매년 7%씩 성장한다고 해도 총량이 세계 7위인 나라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후 추궁을 당하자 ‘선거 때는 무슨 말을 못하겠나’라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기만적인 거짓말과 허황된 숫자놀음.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절실한 이유다”

지금이 매니페스토 운동의 적기…민주주의 3.0 시대가 왔다.

이 사무총장은 지금이 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칠 적기(適期)라고 주장했다.

“지금이 매니페스토 운동이 스며들기에 적합한 시기다. 정부가 3.0 선언을 했고 민주주의 3.0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1.0이 산업화, 2.0이 3.0 시대에선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로그(기록)된다.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인터넷에 언젠가 올라갔던 자신의 사진이 영원히 지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포기해라. 아마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로그 시대에 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탄생하며 정부3.0을 선언, 운영기조로 삼았다. 정부가 가지고 있던 정보도 숨기지 말고 전부 공개하자고 했다. 기록이 남아 있으면 발뺌할 여지가 사라진다”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 ⓒ 시사오늘

내가 매니페스토 운동을 하는 이유

한국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다.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생소한 개념이니 만큼 개척에 어려움도 많았을 터다. 이 사무총장은 자신이 매니페스토 운동을 하는 이유를 들려줬다.

“처음 이 운동을 시작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이게 과연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맞나? 고민했다. 주위 사람들이 그런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길은 선택한 이유는 정치인들이 가장 따뜻한 약속을 할 때가 선거철이기 때문이다. 앞 다퉈 청년, 장애인, 어르신 등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다. 그래서 그 약속이 정말로 이행되는지, 감시하는 운동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 사무총장의 강연은 매니페스토 운동의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마무리됐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기본적 전술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다. 아직도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나는 혹시 돈키호테가 아닌가. 내가 쫓는 것은 환상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용하면서도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 이제 9년차다. 처음에 매니페스토 운동을 시작할 때 20년 후를 목표했다. 아직도 10년도 더 남았다. 그때쯤엔 위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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