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남·원·정 잇는 새누리당 소장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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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남·원·정 잇는 새누리당 소장파 되겠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8.29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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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코리아비전포럼 대표
“청와대·정부·국회 돌며 경험 풍부하게 익힌 준비된 정치인”
“양천갑, 새로운 도시 설계 필요…미래지향적인 계획 세울 것”
“19대 초선 의원들 기대이하…새 피 수혈 필요하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이기재 코리아비전포럼 대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최측근이다 ⓒ시사오늘
아직도 새누리당 소장파로 ‘남원정’이 거론된다.
 
‘남원정’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의 앞 글자를 따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2004년 여의도 당사를 처분하고 천막당사에 들어간 후 위기를 극복하고 당을 쇄신하는데 앞장섰다. 이후 ‘남원정’은 여권 소장파의 상징이 됐다. 근래에도 새누리당이 위기에 봉착할 때면, 그리고 초선 의원들의 참신함과 호기로운 모습이 그리울 때면 늘 ‘남원정’이 거론된다.
 
남원정은 소장파로 자신들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머쓱해한다. 이들은 이미 중진이다. 더욱이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원외에 있다. 그럼에도 10년 동안 당내에서 개혁파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아, 소장파를 거론할 때면 10년 전 남원정이 나온다.
 
19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당 개혁을 이끌어야 할 쇄신파는 찾아보기 힘들다. 초재선 의원들은 계파 눈치만 보기 일쑤다.
 
그런 새누리당에 개혁의 바람을 이끌기 위해 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다. 원조 소장파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10년 동안 정치 동고동락(同苦同樂) 한 사이다. 청와대, 정부, 국회를 돌며 정치 경험도 풍부하게 익혔다. 이기재 코리아비전포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차기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 지사의 지역구였던 양천구 갑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원 지사를 보좌한 세월만 10년. 그동안 양천구 갑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지난 20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 대표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왜 총선에 나가기로 정했나.

“정치 개혁을 해보고 싶다는 강한 의욕이 있다. 우리나라 정치는 후진적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지만, 세계에 내놓기엔 부끄러운 정치다. 국민들의 의식은 발전하는데 정치는 제자리걸음이다. 정치 개혁은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이고, 그 중심에 서고 싶다. 그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서 내 정치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어떤 점이 그렇게 후진적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사건들만 봐도 그렇다. 성폭행 의혹부터 3천만 원 시계 수수 혐의까지 정치가 한심한 수준이다. 경제살리기 입법은 국회에서 처리를 못 하면서 정략적 대결정치만 하고 있다. 
 
또 국회의원들이 가치철학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천받기 위한 계파정치에 치중되어 있다. 정치문화의 객토가 필요하다.”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19대 국회 초선 의원들의 존재감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많다. 16대 국회에선 ‘미래연대’가, 17대엔 ‘수요모임’이, 18대 국회엔 ‘민본21’등이 있었다.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떠나 정치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고, 기존 낡은 정치의 틀을 깨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이번 19대 국회에선 ‘쇄신파’가 사라졌다. 초선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참 훌륭하다. 스펙이 아주 좋다. 하지만 권력까지 누리고 싶어서 들어온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정치 개혁 목소리는 줄어들고 공천 줬던 사람들 눈치만 보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소신 있고, 정치 훈련이 돼 있는 전문적인 사람이 수혈돼야 한다. 남원정도 이회창 총재 때 수혈된 사람들이다. 그 이후로 개혁 인사에 대한 수혈이 없었다. 그래서 남원정 뒤를 잇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정치에 대해서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있고 실무 경험을 통해서 훈련돼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새누리당 공천 룰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오리무중이다. 경기가 시작되는데 룰이 없으니까 당황스럽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정치 신인은 제도권에 들어가기 어려워진다. 룰의 결정이 지연되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유리해진다.”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오픈프라이머리로 가면 저 같은 정치 신인에게는 불리하다. 그렇지만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도 국회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진다. 공천이 당의 지도부나 일부 계파에 좌우되면 어느 누구나 소신 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오픈프라이머리는 우리 한국 정치 발전에 꼭 필요한 제도다. 정치신인 진입의 어려움은 제도로 보완하면 된다.”
 
-정치 신인이 입문할 때 어떤 점이 특히 어려운가.

“현역 의원들은 ‘의정활동 보고회’라고 해서 자신의 성과를 문자메시지나 홍보물로 만들어서 홍보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구의 각종 행사에 공식적으로 인사를 다닐 수 있다. 정치 신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명함을 돌릴 수도 없고, 출마한다고 인사할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사전 선거 홍보 운동에 해당되어 법에 저촉된다. 이런 것에 대해 문을 열어놔야 미래를 이끌 새로운 정치인들이 육성되고 발굴될 수 있다고 본다.”

▲ 이기재 코리아비전포럼 대표는 새누리당의 쇄신파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 시사오늘
이기재 대표는 2006년 말부터 원희룡 지사와 연을 맺었다. 2007년 1월부터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원 지사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원희룡 지사가 대통령선거 전에 뛰어들어 잠룡으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았을 때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시련기에도, 다시 제주도지사로 정계에 복귀한 현재에도 한결같이 원 지사의 곁을 지킨 최측근이다. 

-출마 지역구를 서울 양천갑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가장 많이 추천을 해주신 곳이 바로 양천갑이다. 양천갑은 원희룡 지사에게도, 저에게도 정치적 고향이요, 속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역이다. 작은 부분까지 많이 들여다볼 수 있는 지역이라 감히 자부한다. 그런 양천이 큰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신도시가 만들어진 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새로운 도시계획을 해야 한다. 목동 신도시의 새로운 도시 디자인은 분당, 일산 등 다른 신도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 전공이 도시공학이다. 새로운 도시를 준비해야 하는 양천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양천갑 지역 현안은 무엇이 있나.

“양천은 교육도시다. 외지에서 자녀교육을 하기 위해 이사 오는 경우가 많다. 교육열로 얘기하면 대한민국 최고다.
 
그런데 교육열을 받쳐주는 인프라 수준은 열악하다. 학부모의 열정과 학원의 사교육이 교육 수준을 지탱하고 있다. 명문 고등학교의 육성이 미흡하고, 학교 숫자가 부족해서 타 지역으로 학교를 다닌다.
학생은 갈수록 줄고 있어 고등학교는 만들 수 없다는 교육청의 입장은 잘못된 생각이다. 전국적으로 학교는 줄겠지만 양천구는 교육도시기 때문에 학생은 계속 유입된다. 교육을 특화시켜서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데, 행정논리에 매몰되어 있다.”

이기재 대표는 정치권에서 드물게 이공계 출신의 ‘도시 전문가’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따, 도시와 관련된 전문적인 설계 구상을 가지고 있다. 그는 미래지향적인 도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전문가라고 알고 있다. 양천갑이 어떻게 발전하면 좋다고 생각하나.

“양천은 대한민국 최초의 신도시다. 처음부터 대규모 단지를 입체적으로 계획하고 만들어진 도시다. 그런데 30년이 지났다. 이제 재건축 얘기가 나온다.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단지별로 재건축이 들어간다. 굉장히 큰 이슈다. 인구계획도 정해야 한다. 현재 인구에서 어떤 규모로 확대할 것인지, 또 스카이라인과 밀도, 교통 등 관련해서 종합적인 도시 디자인을 새로 해야 할 단계다. 이번에 뽑히는 국회의원은 양천 도시계획과 관련한 법안을 정비하고 국토부,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국회에서도 ‘3선급 보좌관’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청와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모두 거쳐 ‘4관왕’을 했다. 이런 경력이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제가 잘나서 그렇게 경험을 풍부하게 한 것은 아니다. 언제나 보직을 맡으면 ‘건성으로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운이 따랐던 것 같다. 다만 이 같은 실무 경험들이 있기에 많은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일이라는 건 사람과의 관계에서 풀려 가는 거니까 지역구 발전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 원희룡 지사 와 10년 동안 있으면서 ‘깨끗한 정치’, ‘소신 있는 정치’에 대해 배웠고 훈련받았다. 그런 면에서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도시공학 박사니까 도시와 관련해서 전문적인 지식도 있고, 인적 네트워크가 남들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 양천의 새로운 50년을 내다보는 도시 비전 식견을 가지고 있다.”

-양천갑은 신시가지와 구주택 지역으로 나눠져 있다.

“구주택가의 주거환경이 심각하다. 목 2,3,4동으로 분류되는데, 도로라든지 사회 간접시설이 열악해서 재개발 요구가 많았다. 뉴타운으로 지정해서 전면적 재개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박원순 시장이 들어오면서 뉴타운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현재는 아무런 계획이 없이 방치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노후 주택들이 부분적으로 도심형 생활주택으로 바뀌어 가고 있어서 종합적인 개발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도심재생도 좋지만 종합적인 마스터 플랜 속에서 도시계획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안타깝다.”

▲ 이기재 코리아비전포럼 대표는 정치권에서 드물게 이공계 출신의 도시 전문가다 ⓒ 시사오늘
이기재 대표는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수배생활까지 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했던 소위‘386세대’다. 

-학생운동 출신이다. 국회에 있는 운동권 출신들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좋게 보지 않는다. 여전히 운동권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패거리정치하고 있다. 얼마 전 한명숙 총리가 수감될 때, 백합꽃을 건네며 ‘독재의 아가리로 보내게 되었다’며 슬피 우는 모습을 보면서 기절할  뻔했다. 대법원이 뇌물수수를 명백하게 판결했는데도 반성은커녕 정치 탄압이라고 떠들면 국민들이 동의하겠나. 아직도 80년대 반독재투쟁의 환상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다.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던졌던 그 뜨거운 마음은 간직하되, 사고는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소아병을 앓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야권의 386세대와는 완전히 생각이 다르다.”
 
-새누리당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새누리당의 부정적 이미지는 기득권 정당이라는 것이다. 구성원들을 보면 다 가지고 있는 분들이 권력도 가지려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면 공적으로 쓰질 않는다. 자기 이해관계로 쓴다. 권력이라는 도구를 그렇게 사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고도 발생한다. 부, 명예, 그리고 권력까지 누리려고 하는 순간 기득권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비단 새누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이 부패의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정치 개혁으로 뭘 추진하고 싶은가.

“큰 주제인데, 개헌을 추진하고 싶다. 정치제도, 공천제도, 권력구도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했다. 우리나라 정치제도는 ‘87년 체제’ 이후 변한 게 없다. 대통령을 직선으로 선출하게 된 것이 전부다. 1987년 이후에 사회적 환경이 얼마나 바뀌었는가. 국민 의식 수준도 변했다. 그래서 오픈프라이머리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오스트리아식 직선대통령내각제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체제 개편을 할 때가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정치 소신을 가지고 있는지.
 
“한계상황에 직면한 사람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핍박받고 어려운 사람이 의지할 데가 정치밖에 없다. 어려운 사람을 잘 돕고 최소한의 대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가 돼야 한다.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고 미래가 막막한 사람이 많다. 최저생계에 허덕이는 사람들, 청년 실업자들, 사회적 약자들 이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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