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삼 교수 “공정한 출발·창의적 인재, 미래교육의 길”
김희삼 교수 “공정한 출발·창의적 인재, 미래교육의 길”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10.11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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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포럼(59)〉교육으로 ‘수저계급론’ 극복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동반성장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안지예 기자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동반성장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안지예 기자

‘당신은 흙수저인가? 금수저인가?’ 한국 사회에 고착화돼가고 있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은 교육이 계층 대물림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짙은 인식에 기반을 둔다. 부러진 계층 간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대학 입시를 위한 일관된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로의 교육을 실시하고,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공정한 출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오후 4시 동반성장연구소가 주최하는 제 65회 동반성장포럼이 서울대학교 교수회관 2층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겸 한국개발연구원(KDI) 겸임연구위원이 ‘동반성장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김희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사회 이동성과 교육 격차의 현실 △발달격차와 재능 사장의 방지 △성공 경로의 다양화 △사회적 배제의 예방 △혁신과 포용의 학습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등 5가지 주제로 현재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다가올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교육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연 7~8%의 고도성장을 하면서도 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할 정도로 소득 불평등이 그렇게 악화하지 않았다”면서 “비결은 빠르게 높아진 중등교육 취학률과 고용의 선순환이었지만 현재는 그렇게 역동성 있는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한국, 중국, 일본, 미국 4개국 대학생을 상대로 성공 요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는 7개 요인 가운데 부모의 재력(50.5%)이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인맥(33.5%), 재능(23.1%)이 2, 3순위에 꼽혔다. 부모의 재력 요소는 다른 국가에서는 3위 안에도 들지 못한 항목이다. 중국과 일본은 재능과 노력이 1, 2순위에 올랐고 미국은 노력(23.4%)을 1순위로 꼽았다. 

국내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보고서들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성적에 대한 가정 배경 영향력이 확대됐으며 교육 형평성 지표도 OECD 평균보다 개선된 데 반해 한국은 오히려 악화됐다. 불평등이 높아지면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85~2005년간 소득불평등의 증가 추세를 보인 나라들은 1990~2010년간 누적경제성장률이 저하됐다는 결과도 있다. 

김 교수는 교육을 통한 계층 대물림을 완화하기 위해 유아기 조기개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8~12개월 유아 지능은 가정 배경과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3~5세 사이 환경 영향에 따라 인지능력 발달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조기개입은 성인 재분배 정책보다 효율적이고 진영과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수용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성공 경로의 다양화도 강조했다. 이른바 피라미드의 중간층에 있는 아이들도 여러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학교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학교는 직업 관련 지식 전달자의 측면에서 긍정 응답률이 낮고 전공 불일치 확률도 높은 편이다. 김 교수는 “홍콩의 교육개혁을 주목해야 한다”며 “홍콩은 2000년 이후 일관된 초중고 교육개혁을 추진했고 교육과정 다양화로 다양한 성공 경로를 준비했다. 수능도 선다형에서 서술형으로 바꿔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획일화된 기준이 아닌 학생 각자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이 도입돼야 한다고도 봤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습 부진 학생을 챙기지 못하고 밀어내는 교육 구조다. 김 교수는 “교사의 개별 학생에 대한 피드백이 성취도에 가장 큰 효과가 있다”며 “AI 기반의 맞춤형 교육, 인터랙티브한 자기주도적 학습프로그램을 통해 모두가 성취수준에 오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학습 패러다임도 ‘창의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추격형 고도성장기에서 벗어나 창의적 인적자본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동반성장 교육정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균형선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 마라톤 트랙만 봐도 인코스는 짧고 아웃코스는 길다”며 “교육경쟁도 부모 재력 등에 의해 내가 어느 코스에 서 있는지가 달라지는데 이걸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 우리 아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정의로운 차이가 있는 출발이 공정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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