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추격 빨라지는데…쿠팡, ‘물류센터 화재·김범석 사임’에 진땀
경쟁사 추격 빨라지는데…쿠팡, ‘물류센터 화재·김범석 사임’에 진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6.21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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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최근 발생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이 국내법인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이슈까지 겹치면서 쿠팡 불매 목소리까지 일각서 나오는 가운데, 소위 반(反)쿠팡 연대로 불리는 신세계와 네이버 등 경쟁사들은 투자 고삐를 죄고 있다. 기업의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만큼, 이번 쿠팡의 사후 대처에 따라 향후 시장 구도에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 본사 ⓒ권희정 기자

쿠팡, 순직 소방관 유족·주민 피해보상 나서

쿠팡은 연일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수습 방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후속 조치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18일 강한승 대표 명의로 된 첫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은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몹시 송구하다”며 “화재 원인 조사는 물론, 사고를 수습하는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현장을 지휘하던 구조대장 순직 소식이 전해지자 “덕평 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故 김동식 구조대장님의 숭고한 헌신에 모든 쿠팡 구성원의 마음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애도문을 발표했으며, 그 다음날에는 故 김동식 소방령 유가족과 덕평물류센터 직원 지원책도 내놨다. 평생 유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1700명의 상시직 직원에게 근무할 수 없는 기간에도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직원들이 희망하는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전환배치 기회도 최대한 제공한다. 

오는 22일부터는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주민피해지원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쿠팡은 주민들의 피해 접수를 위해 전용 신고전화를 개통해 피해 신고를 받을 계획이다. 덕평물류센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 이번 화재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주민피해지원센터로 피해내용을 신고하면 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농가 피해(농작물 등) △의료비 △분진에 따른 비닐하우스나 차량 등 자산 훼손 등에 대해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화재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를 통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쿠팡 측은 “이번 화재를 통해 안전을 위한 노력은 끝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며 “화재 예방을 위해 쿠팡의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여론은 '글쎄?'…김범석 사임과 맞물려 불매운동도

쿠팡의 이 같은 적극적인 대처에도 온라인 여론은 비우호적인 분위기다. 쿠팡이 화재 당일 김범석 쿠팡 전 의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를 내놓으면서 여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의혹이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의혹이다. 오는 2022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안전의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이 '글로벌 경영 전념'을 이유로 국내법인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그는 해당 법 처벌 대상에서 자유롭게 됐다. 지난해 쿠팡 사업장에서는 총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여기에 덕평물류센터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이 같은 의혹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급격히 확산됐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상에서는 '#쿠팡탈퇴'라는 게시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복수의 언론을 통해 밝혔다. 김 전 의장의 사임은 지난 5월 말 확정됐으며, 소방당국의 초기 진화 완료 발표가 나왔기에 화재 당일 그의 사임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지난 19일 故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를 직접 조문하기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정치권까지 나섰다. 정의당은 지난 19일 논평을 내고 "쿠팡 화재 발생 후 5시간 만에 사과 한마디 없이 무책임하게 쿠팡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한 김 전 의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진보당도 21일 논평을 내고 "김 전 의장은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모든 국내직책을 다 사퇴하는 발표를 했다. 쿠팡은 화재 이전에 사임 결정이 있었다고 항변하지만, 비겁한 책임회피용 꼼수가 아닐 수 없다"며 "노동자 안전은 뒷전이고, 사고에는 무책임한 김범석 의장 및 쿠팡 경영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反 쿠팡연대’ 신세계·네이버 등 투자 가속

쿠팡이 사고 수습과 여론 진화에 애를 먹는 동안 경쟁사들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 이들 기업은 총 2500억 원 규모 상호 지분을 교환하면서 결속력을 다졌다.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치고 나가자 반쿠팡 진영을 꾸려 대항해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에 더해 최근 신세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승리하며 몸집 키우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4조원 대의 입찰가를 써내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게 되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군포에 연면적 3만8400㎡(약 1만1616평) 규모 e-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했다. 오는 8월에는 경기도 용인에 냉장, 냉동 등 저온 보관 제품에 특화된 콜드체인 풀필먼트(c-풀필먼트) 센터도 들어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대상으로는 익일배송 서비스도 실시하면서 쿠팡 로켓배송과 정면승부를 벌인다.

한편, 업계에서는 물류센터가 이커머스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향후 물류 관련 기업과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업과 리츠들은 보유한 자산들이나 경영 활동이 ESG 기준에 위배될 경우 존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투자자 역시 이를 중요한 투자기준으로 삼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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