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압승…‘허니문 효과’ 본 與, 자멸한 野 [6·1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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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압승…‘허니문 효과’ 본 與, 자멸한 野 [6·1 지방선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6.0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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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5 완승한 국민의힘…강한 정권 안정론 위에 민주당 내홍·전략실패 겹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은 정권 안정을 원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완승을 거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은 정권 안정을 원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완승을 거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중 12곳을 가져오며 완승을 거뒀다. 4년 전 자유한국당이 17곳 중 대구·경북 단 두 곳(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는 무소속 당선)만을 얻는 데 그쳤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천지개벽(天地開闢) 수준이다.

 

‘윤석열 효과’ 톡톡히 본 국민의힘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내부적 요인으로는 ‘허니문 효과’가 지목된다. 전통적으로 정권 초반에는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역대 선거 결과를 봐도, 1998년 지방선거, 2008년 총선, 2018년 지방선거 등 새 정부 임기 초반 선거에서는 집권여당이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력도 빛을 발했다. 취임 직후만 해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인 52%에 머물렀다. 그러나 청와대 개방을 관철해 여론을 반전시키더니 5월 18일에는 여권 인사들과 함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취임 11일 만인 5월 21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에 나서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이처럼 취임 후 3주 동안 청와대 개방, 5·18 광주민주화운동 참석, 한미정상회담 개최 등 각종 이벤트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한 것이 ‘허니문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해석이다.

1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개표상황실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완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안정론 위에 민주당의 헛발질이 더해진 결과”라면서 “국민의힘이 잘했다기보다는 허니문효과와 반사효과가 컸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자만하지 말고 계속 쇄신해야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실패·내홍으로 자멸한 민주당


민주당은 각종 논란으로 자멸의 길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주당은 각종 논란으로 자멸의 길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외부적 요인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자멸(自滅)’이 꼽힌다. 제20대 대선에서 0.74%포인트 차로 아쉽게 패한 민주당은 ‘쇄신’이 아닌 ‘불복’의 길을 걸었다. 정권 이양 과정에서 끊임없이 불협화음이 흘러나왔고, 국민 과반수의 반대에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올해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역사상 최초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줬음에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 유권자들의 외면을 불러왔다는 의미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KBS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것 아닌가 싶다”며 “대선 이후에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것보다는 쇄신하겠다는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도 악재였다는 지적이다.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연고가 전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함으로써 ‘방탄 출마’ 프레임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건 것 역시 전국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

김해영 전 의원은 SBS 개표방송에 출연해 “이 고문의 출마는 명분 없는 출마였기 때문에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며 이 고문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렸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선거를 일주일 남기고 던진 박 위원장의 ‘586 용퇴’ 주장에 민주당은 내홍에 휩싸였고, 지지자들은 등을 돌렸다. 선거 이틀 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이미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위해 투표소에 나갈 의지를 잃은 상황이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내부 분란을 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나온 게 결정적이었다”며 “지지층 사이 싸움이 벌어지면서 민주당을 아예 외면하거나 회초리를 드는 심정으로 투표장에 안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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