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엇갈린 수신금리 행보…“인상 vs.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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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엇갈린 수신금리 행보…“인상 vs. 인하”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6.2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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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신상품 출시 2주만에 금리↓
페퍼도 일부 수신상품 0.50%p 금리 인하
다올·상상인저축銀등 수신금리 대폭 인상
저축은행업권 수신잔액 3개월 사이 6兆↓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속 동결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 간 정기예금 상품 금리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상위 저축은행은 금리 인하를, 중소형 저축은행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모양새다. ⓒ픽사베이

수신금리를 두고 저축은행 간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신(新)상품을 선보인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금리를 인하한 반면, 다올저축은행이나 상상인저축은행 등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업권 예금 평균금리가 3.99%를 기록하며 사실상 4%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수신금리 정책을 두고 저축은행들이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속 동결에 따른 시장금리 인하분 반영 또는 업권 내 수신잔액 감소로 인한 확보 경쟁 등 현재 저축은행이 처한 상황 속에서 어떤 부분을 더 중요시하는가에 따른 전략 차이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일 출시한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 금리를 13일부터 연 4.51%(세전)에서 0.10%포인트 인하했다. 출시 후 보름도 안돼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해당 상품은 OK저축은행이 차세대 시스템 오픈을 기념해 ‘업계 최고 수준 금리의 신상품’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수신금리 인하로 이 같은 타이틀이 다소 퇴색됐다.

일각에서는 OK금융그룹의 대부업 정리와 관련해 러시앤캐시 대출 채권과 부채를 인수해야하는 OK저축은행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여신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수신금리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페퍼저축은행도 이달 초 페퍼스회전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한 번에 0.50% 포인트 내렸다는 점에서 업권 내 위치와 기존 수신잔고 규모에 따른 전략 차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한 저축은행들은 업계 최상위권에 위치한 대형사들이 중심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변동은 시장금리를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잇따라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수신금리를 올린다는 건 그만큼 대출부문에서 비용이 커졌다는 의미다.

먼저, 다올저축은행의 경우 기존 4%대 정기예금 상품에 대해 지난 19일 자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비대면 가입 기준 연 최대 4.50% 금리 혜택을 내세웠다. 다올저축은행의 ‘Fi하이브리드 정기예금’은 12개월 만기 비대면 기준으로 기존 4.20%에서 0.30%포인트 인상한 4.50% 금리혜택을 제공한다.

상상인저축은행 역시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2차례에 걸쳐 일부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바 있다. 지난 5월 3일 뱅뱅뱅회전정기예금(비대면) 금리를 0.21%포인트 인상한 뒤 같은 달 24일 자로 0.10%포인트를 추가로 올렸다. 이에 따라 해당상품의 12개월 기준 금리는 약 한 달 사이 4.10%에서 4.40%로 0.30%포인트 인상됐다.

대구 소재 드림저축은행도 지난 14일 정기예금(대면) 금리를 기존 연 4.30%에서 4.40%로 올렸으며, 창립 50주년 특판 프로모션을 통해 신규고객에게는 0.20%포인트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해 최대 4.60% 금리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건 업권 내 수신잔액 감소에 따른 경쟁 심화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수신(말잔)은 114조 6159억 원으로, 올해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월 120조 7854억 원에서 2월 118조 9529억 원, 3월 116조 431억 원, 4월 114조 6159억 원으로, 지난 3개월 간 6조 1695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저축은행업권은 예적금 금리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중은행에서도 고금리 수신상품이 나와 금리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에서도 과당경쟁 우려가 나올 정도로 저축은행업권이 막대한 비용(예적금 이자)을 감수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가 보다 중요해진만큼, 수신잔액 확보가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기존 고금리 수신상품 금리도 다른 저축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저축은행업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영업 특성상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금리가 계속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더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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