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올 상반기 이자이익 20兆 돌파했지만…‘절박한 우리은행·노젓는 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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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올 상반기 이자이익 20兆 돌파했지만…‘절박한 우리은행·노젓는 농협은행’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8.01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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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작년 상반기 이어 올해도 ‘리딩뱅크’
우리은행, 비이자이익·당기순이익 모두 ‘뒷걸음’
농협은행, 이자이익 5대 은행 中 가장 큰폭 상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 7월 28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노력하자는 당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우리은행

5대 은행은 올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은행권의 화두인 ‘비이자이익’ 부문의 실적에서는 희비가 크게 엇갈리면서 5대 은행 내 상반기 순이익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1일 각 금융지주 IR 자료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 상반기 누적 총이자이익은 20조 491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8조 5374억 원 대비 1조 9538억 원, 약 10.54% 늘어난 수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 8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4조 4402억 원 대비 8.3%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모두 한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자이익은 2022년 상반기 3조 8902억 원에서 올 상반기 4조 1189억 원으로 5.9% 늘었으며,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3조 4810억 원에서 3조 7570억 원으로 7.9% 증가했다.

여기에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두자릿수 증가폭을 보이며, 타 은행 대비 이자이익 부문 실적 개선에서 한발짝 앞서 나간 모습이다.

하나은행의 이자이익은 3조 5247억 원에서 3조 9732억 원으로 12.7% 늘었다. 특히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이자이익이 17.4%나 급증하며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조 2643억 원에서 올 상반기 3조 8318억 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5대 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 영향 등을 바탕으로 이자이익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비이자이익 부문의 실적은 엇갈렸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비이자 부문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4820억 원 대비 20.8%나 감소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4200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8%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KB국민은행도 앞서 지난해 상반기 비아자이익이 7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었지만, 올해 상반기 5555억 원을 시현하며 실적 부진 만회를 넘어선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무려 621.4%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가 크지만, 2021년 실적과 비교해도 상당폭 늘어난 규모다.

하나은행 역시 비이자이익 5740억 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8.6% 늘어난 규모다.

농협은행 역시 비이자이익의 한 축인 수수료이익이 3조 38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등은 전년 1022억 원에서 3024억 원 늘어난 4112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부문의 엇갈린 성적표는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 1조 8585억 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리빙뱅크’ 자리를 지켰다. 이어 하나은행(1조 8390억 원), 신한은행(1조 6805억 원), 우리은행(1조 4720억 원), 농협은행(1조 2469억 원)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 순위와 비교하면 신한은행은 하나은행에 밀려 전년 동기 대비 한 단계 하락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은행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던 우리은행도 실적 부진으로 4위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농협은행이 매서운 추격세를 보이며, 우리은행은 자칫 5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실제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주 실적 발표회 다음날인 지난 7월 28일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리 현 주소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타행과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키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노력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만큼 올 상반기 실적 부진, 즉 ‘어닝 쇼크’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나 우리금융그룹의 실적 대부분이 은행 부문에 치중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부진은 결국 지주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1조 5386억 원)은 농협금융지주(1조 7058억 원)에 밀린 5대 금융지주 꼴찌를 기록한 상황이다.

지주 단위 비은행부문 강화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의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모두 고른 성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조 행장의 절박한 호소가 올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지켜볼 대목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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