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논란, 사건의 본질 망각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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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논란, 사건의 본질 망각해선 안 된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3.12 18:5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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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권력에 대한 국민 신뢰 무너뜨려…명명백백 밝혀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버닝썬이 굴린 스노볼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단순 폭행으로 여겨졌던 사건 속에 마약, 성폭행, 성접대, 몰래 카메라 등 중대한 범죄가 숨겨져 있음이 확인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승리, 정준영 등 인기 연예인들이 해당 사건에 밀접하게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세간의 관심이 더욱 쏠리는 모양새다.

물론, 우리나라의 한류 콘텐츠를 이끄는 연예계의 어두운 민낯을 낱낱이 파헤치고, 이를 개선·정비함으로써 문화산업을 바로잡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한 연예인이 아동·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직업이 된 시대인 만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을 마땅히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을 보면 포커스가 과도하게 연예계 쪽으로 치우치는 분위기다. 누군가 스노볼을 연예계로 굴려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하는 게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버닝썬 사태의 본질은 경찰과 범죄자들의 조직적 유착과 일부 경찰들의 비리에 있음을 망각해선 안 된다. 몇몇 연예인들의 범죄 혐의를 적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본질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명운을 가르는 엄중한 사안이기도 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정치권력과 결탁하고, 자본권력과 손잡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받았는지 역사는 증언한다. 현대 경찰의 힘과 권위는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의 유착은 시민에 대한 배신이며, 공권력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는 처사다. 힘과 권위를 잃은 경찰의 미래는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버닝썬 사건의 본질은 범죄자와 경찰 간 유착 의혹이다 ⓒ pixabay
버닝썬 사건의 본질은 범죄자와 경찰 간 유착 의혹이다 ⓒ pixabay

예의주시해야 할 사건의 본질이 하나 더 있다. 최초 폭행자의 정체와 VIP 명단의 존재 여부다. 이번 논란의 단초가 된 버닝썬 폭행사건의 피해자 김상교씨는 자신을 최초 폭행한 사람이 클럽 직원이 아닌 제3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3자가 자신을 때리자 클럽 관계자들이 마치 제3자를 호위하듯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유력 정치인 자녀, 재벌 대기업 3·4세, 대형 포털 사이트 오너가 자녀 등 확인되지 않은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큰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해당 주장이 허위인지 아닌지, 허위가 아니라면 신속하게 최초 폭행자의 정체를 밝혀낼 필요가 있다.

버닝썬 측이 성접대를 하고,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내외 VIP들이 누구인지도 끈질기게 추적해야 한다. 버닝썬이 VIP 명단을 따로 관리했을 공산이 크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적극적인 수사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걸린 문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권이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며 안이하게 다뤄선 안 된다. 부정을 저지른 국가 최고권력자를 촛불의 힘으로 몰아냈고, 시민 학살을 지시한 전직 대통령을 39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법의 심판대에 세운 국민들이다. 이제 국민들은 쉽게 잊지 않는다. 사건의 본질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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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기사 2019-03-14 10:17:36
이런 제대로 된 기사를 네이버 메인에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넘쳐나는 쓰레기 글들 중에 기사다운 기사, 감사합니다.

조사하면다나와 2019-03-13 23:16:23
이런게기사지
댓글이 몇백개달려도모자랄판에
기자님이 쓰신 기사는 다 읽어봐야할듯..

진실 2019-03-13 09:21:19
옳은말씀! 저도 배가 산으로가는 것 같아 화가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