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조국, 법무부장관 '안 한다'고 했다면?
[정치텔링] 조국, 법무부장관 '안 한다'고 했다면?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7.28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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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얻고 사법개혁 자극…총선서 역할 선택지도 늘어
현실은 법무부장관 성패에 정부여당 사활 걸린 외줄타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6일 청와대를 떠났지만 여전히 이목을 모으는 중이다. 바로 법무부장관 영전이 유력해서다. 조 전 수석도 딱히 영전 소문을 부인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직을 맡는 데에는 야당은 물론, 일부 여권에서도 비판과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야권 정계의 한 핵심관계자가 27일 들려준 이야기를 빌려 한 가지 가정을 해 본다. 조 전 수석이 "시쳇말로 '쿨하게' 법무장관 안갑니다"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뉴시스
26일 퇴임 소회를 밝히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어떤 미래 : 조국의 깜짝 백의종군이 불러온 나비효과

"세간에 돌고 있는 법무부장관 설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보다 적임자를 추천하겠습니다."

깜짝선언이었다.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을 맡아, 그간 문재인 정부의 선봉에서 창과 방패 역할을 해 온 조 전 수석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법무부로 향하지 않았다.

갑자기 공격대상을 잃은 야당은 '늦었지만 잘한 결정'이라며 머쓱한 논평을 내놨다. 여권 일각에선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혹자는 묘수(妙手)라고 추켜세우며 세 가지 '나비효과'가 일어난다고 풀이했다.

우선 진정성이다. 조 전 수석은 그간 야권을 중심으로 한 거센 퇴진압박에도 자리를 지켜왔다. 청와대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서, 그간 수 차례나 물러설 타이밍이 있었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버텨냈다.

조 전 수석은 다음 행선지도 정해진 바 없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정치공학적인 예측이 아닌 업무적 진정성을 홍보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다음으로는 사법개혁이다. 적폐청산과 사법개혁을 자신의 소명으로 내세웠던 조 전 수석이다. 사법개혁의 진척 속도는 더뎠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이 첫 발을 뗀 수준에 그쳤으며, 검찰과의 은근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조 전 수석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줄 만한 인사를 추천하고 사법개혁을 당부했다. 주춤했던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또한 조 전 수석은, 역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됐다. 법무부장관은 직접 총선을 관할하는 고위직은 아니지만, 선거법 문제 등에 영향을 끼치는 자리는 아무래도 여러모로 곱지않은 시선을 받게 된다. 출마는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당내 역할이 제한될 공산이 컸다.

그러나 법무부장관을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조 전 수석은 총선에서의 입지도 오히려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 정가의 한 여권 당직자는 지난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관 한번 더 해봤다고 표 올라가는 시대는 지났다"라면서 "차라리 깔끔하고 욕심없는 이미지가 좋다"라고 말했다.

#현재 : 여권의 미래를 등에 짊어진 외줄타기

"조국 법무부장관 설은 여론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데 임명될까요?"
"이 정부야 뭐 늘 그랬는데요. 신경안쓰고 밀어붙였잖아요."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난 26일 듣게된 정치권 소식통들 간에 오간 대화의 일부다. 실제로 조 전 수석을 주시하고 있는 눈이 많다. 지난 22일 서울 구로에서 한 택시기사는, "경기도 나쁘고 죽을지경입니다. 조국이 (청와대를)나와야지…"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사람들이 많이들 그런 이야기를 합디다"라고 답했다.

야권에서는 공세의 수위를 올렸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6일 "(조 전 수석이 장관으로 갈 경우)법무부는 무차별 공포정치의 발주처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될 경우 한 가지 길은 성공적인 사법개혁 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발을 맞춰, 최대한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성패까지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외줄타기나 다름없다. 만약 이 과정에서 조 수석이 상처를 입게되면 여권에 '데미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조 전 수석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과정에서 '여권의 얼굴'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결국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서 사법개혁을 이뤄야 다음 총선도 기약할 수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조 전 수석의 총선행에 의문부호를 표시하기도 한다.

영남지역 여권의 한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28일 "조 전 수석의 도전이 낙선도 밑거름이 될만한 김영춘·김부겸과 같은 성격의 도전이라면 모르겠지만, 실제 바로 부산서 당선을 노린다면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자칫하면 자신의 정치생명과 여권 전체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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