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살 깎았던 생명보험사들, 향후 전망도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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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살 깎았던 생명보험사들, 향후 전망도 ‘힘겹다’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6.1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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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보험료 감소 전망…시장 변동성 영향 받는 변액보증준비금 변수 
처분 따른 이자수익 감소 우려에 “코로나19·IFRS17 때문에 불가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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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저성장, 저금리의 여파로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보업계의 순익은 지난 1분기에도 손보업계와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몇년간 업계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변수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수입보험료 감소 전망…시장 변동성 영향 받는 변액보증준비금 변수 

우선, 변액보증준비금은 하반기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을 결정짓는 변수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변액보증준비금이란 보험사가 변액보험을 가입하는 계약자에게 원금 이상으로 보장하는 금액을 뜻한다. 변액보험이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생긴 실적을 배분해주기 때문에, 변액보증준비금은 시장의 상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증시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변액보증준비금이 발생했고, 보험사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금융자산을 처분해 충당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은 보통 4분기에 일어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변칙적으로 나타났으며, 1분기 일부 보험사에서 늘어났던 비경상투자손익이 이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는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게 했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생명보험업계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1.8%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보장성보험 증가세 둔화 △저축성보험 감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장성보험에 대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보험 전체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곧 2분기 이후에도 국내외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되고, 변액보증준비금을 마련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겠다는 뜻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과거 국내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가입을 받을 때 보장이 잘 되기 위해 국내보다는 안전한 해외 시장을 기초로 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역전됐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시 보증했던 금액에 따른 '충당금'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언급한 변액보증준비금은 일종의 '충당금'으로 해당 금액이 늘어날 경우 보험사의 실적은 저하되고, 유동성도 막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분 따른 이자수익↓ 우려되나…"코로나19·IFRS17에 어쩔 수 없어"

이같은 상황에서 변액보증준비금을 충당하기 위해 실시했던 금융자산처분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최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상승했는데, 금융자산처분이익의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소위 '빅3'로 불리는 생명보험사의 금융자산처분이익은 지난 1분기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은 2017년에 비해 0.15%p 상승했다"면서 "3년간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금융자산 처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운용자산 대비 이자수익 비율이 낮은 회사들이 금융자산을 적극적으로 처분했다"면서 "저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금융자산처분을 확대할 경우, 향후 이자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다시 말해, 일부 생보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매각익 등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이자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의미다. 조 위원은 "금융자산처분이익 비중이 높은 생보사의 경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변액보증준비금 전입액 급증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단적으로 이익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지만, 이를 방어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도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예가 채권 매각"이라고 짚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8일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의견에 첨언했다. 그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보험사들의 금융자산 처분이 두드러졌던 이유는 코로나19에서 비롯된 부진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도 있겠지만, IFRS17 준비로도 볼 수 있다"면서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IFRS17 도입 이후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이 일치하지 않으면, 재무건전성 비율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진행해왔던 금융자산 처분 등의 노력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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