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가…“조합장은 얘 뽑고, 감사·이사는 쟤 뽑으세요”
대형 건설사가…“조합장은 얘 뽑고, 감사·이사는 쟤 뽑으세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2.02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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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범일2지구 정비사업조합 임원선거 SK건설 개입 의혹 녹취 입수
"정정당당한 수주전 원하지만…조합장은 이 분 밀어주셔야 됩니다"
SK건설 "OS요원이 개인적 의견을 전달한 것…OS업체에 경고 조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SK건설(에스케이 건설)은 이 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골프 접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SK건설 CI ⓒ SK건설
SK건설(에스케이 건설)이 부산 좌천범일 통합2지구 조합 임원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녹취록에는 스스로를 SK건설 직원이라 칭하는 자가 특정 인사에 투표하라고 조합원에게 말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SK건설 측은 소속 직원이 아니라 OS(외주홍보대행)요원이며, 개인적인 의견을 조합원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K건설 CI ⓒ SK건설

약 5000억 원대 재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조합 임원선거에 SK건설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핵심 정황이 포착됐다. SK건설 측은 선거개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좌범2지구) 조합은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를 개최하고 새로운 조합장과 임원진, 대의원 등을 선출했다. 이날 선거에는 SK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등 사업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으로, 본지는 지난 1일자 기사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시사텔링] 안타까운 좌천범일 통합2지구 ‘막장’ 수주전',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111).

이번 임원선거에서 좌범2지구 조합장으로 선출된 인사는 불과 2주 전 임시총회에서 조합장 자리를 내놨던 A씨다. 조합장 A씨는 골프장 접대 등 SK건설과의 유착 의혹이 여러 차례 불거졌던 인사로, 지난달 14일 좌범2지구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A씨에 대한 해임 안건과 직무집행 정지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리고 2주 만에 A씨가 조합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때문에 조합장 A씨의 재선출을 돕기 위해 SK건설이 이번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조합 안팎에서 나왔으나, 확증은 없었다.

이 가운데 본지는 SK건설이 좌범2지구 조합 임원대의원선거에 관여했다고 추정할 수 있을 만한 정황 증거 자료를 최근 입수했다. 자신을 SK건설 소속 직원이라 칭하는 한 여성이 좌범2지구의 한 조합원에게 특정 인사를 조합장, 이사, 감사로 뽑으라고 권유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이다. 해당 파일 속 여성은 "한 번 더 조합장 A씨에게 힘을 실어달라"며 조합장 A씨 '라인'으로 보이는 이사 후보, 감사 후보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들에게 투표하라고 좌범2지구 조합원에게 말했다.

현재 좌범2지구 일부 조합원들은 이 음성 녹음 파일을 내세워 이번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의 무효를 주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당 파일을 SK건설 감사실에 제출해 본사 차원의 윤리경영 감사를 공식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음성 녹음 파일 속 여성은) 직원이 아닌 OS(외주홍보대행)요원으로 확인됐다. 조합원이 궁금한 게 있다고 불러서 물어보길래 해당 OS요원이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선거개입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OS업체 쪽에 경고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아래는 그 녹음된 내용을 문자화한 녹취록이다.


자신을 SK건설 소속 직원이라고 스스로 밝힌 여성- S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원- 조

S: 우리는 당당하고 싶고, SK는 무조건 당당하게 가고 싶어하는 거고, 그러니까 제가 SK 직원이라서 말씀드리는 것도 아니고….

조: 소문에는 뭐 조합장 A씨하고 많이 SK쪽하고 많이 엮여있다는 소문이 많이 나서.

S: 원래 지라시가 많이 돕니다(웃음). 솔직히 어…, 당당하게 정정당당하게 하는 걸 원하거든요.

조: 그래, 정정당당하게….

S: SK도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그래서 이건 뭐냐면 얼마 전에 대의원 보궐선임 그…, 추인했어요. 그건에 대해서 동그라미 치시면 되는 거고요. 이제 이게 이제 관건인 거죠. 이게 하얀 봉투 안에 들어가 있는 거거든요. 네, 그걸 이제 동그라미 치시면 되는 부분이고, 이건 오늘 날짜 적으시면 되는 거고. (종이 넘기는 소리) 이제 조합장 후보 한 분, 요거는 감사 두 분, 요거는 이제 여섯 명 동그라미 치면 되는 거거든요. 혹시 요것도 아는 사람 있으세요?

조: 없어요.

S: 없으시죠. 그럼 이왕이면은 사업을 진, 추진을 함으로써 합법적으로, 정정당당하게 절차대로 가는 걸 원하시면 한 번 더 조합장 A씨를 조금 더 힘을 실어주셔가지고 마무리를 잘 지어서 시공사 선정까지, 입찰공고까지 낼 수 있게끔 도와드릴게요.

조: 도와주고 뭐 할 거 없고 내가 적어다가 보내 놓을게.

S: 그, 그니까 이 많은 사람 중에 그래도 그 조합장 A씨 그 라인을 모르시니까, 그럼 이거는 뺄게요. (책상 두들기며) 이거는 빼고 일단(웃음). 예, 감사는 두 분이라서 ○○○, □□□, 2번, 4번을 동그라미 하시면 되고요. 그리고 이사 후보 같은 경우는 어…, 1번 ◇◇◇, 음…, ▽▽▽, ☆☆☆, ♤♤♤, 뭐…, ♧♧♧, ⊙⊙⊙ 이렇게 여섯 분만.

끝.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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