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늬만 公共’된 ‘空空분양’ 아파트
[기자수첩] ‘무늬만 公共’된 ‘空空분양’ 아파트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8.13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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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공공분양 물량에 대한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요건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30%(맞벌이 140%) 이하로 완화하고, 저소득층을 배려하기 위해 특별공급 물량의 70%는 기존대로 소득요건 100%(맞벌이 120%) 이하인 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 등이 담긴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지난 1월부터 시행했다. 참으로 좋은 정책인데, 이제는 오히려 더 많은 무주택 실수요자를 불법과 사채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책'이 된 모양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우미건설, 신동아건설은 13일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인 '과천지식정보타운 린 파밀리에'(공공분양)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다. 전체 659세대 가운데 318세대(특별공급 266세대, 일반공급 52세대)가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이다. 분양가는 5층 이상(최상층 제외) 기준 8억500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발코니확장비(800만 원대)와 유상옵션 등을 추가하면 실제 입주자들이 내야 할 비용은 약 9억 원이 될 전망이다.

공공분양 아파트인데 민간분양 물량 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비싼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여서 그런가 의구심도 들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최근 경기 과천 지역 집값이 크게 뛰어서다. 전용면적 84㎡가 20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아직도 끝 모르게 오르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과천위버필드'(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21억 원 팔렸는데 지난달에는 21억9000만 원에 매매됐다. 불과 한 달 만에 1억 원 가량 오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주택 실수요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물량인데 그들은 아예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앞서 말했듯 공공분양 물량은 소득 기준(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00~140%)을 맞춘 사람들만 계약할 수 있다. 이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월 소득 709만 원에서 993만 원, 3인 이하는 603만 원에서 844만 원이다. 자산을 축적하기 빠듯해 내 집을 마련하려면 반드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과천지식정보타운 린 파밀리에 특별공급 물량 중 이 같은 소득요건이 적용되는 220세대(다자녀·노부모부양·생애최·신혼부부)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사실상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입주 시점에서 감정평가액이 금융권 잔금대출 불가 기준인 15억 원을 넘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전세를 놓고 받은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도 없다. 거주의무 기간을 채워야 해서다. 가족, 사돈에 팔촌, 지인들 중 자산가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존재하더라도 자금조달계획서라는 거대한 산이 있다), 결국 높은 금리에 대부업체나 P2P상품을 이용하거나 음지에서 분양권을 매각하는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부작용은 조만간 수도권 전역에서 발생할 공산이 커 보인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중이어서다.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이달 2주차(지난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30%로 전주 대비 0.02%p 올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2%p 오른 0.39%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단기간 내 집값 폭등에 부동산시장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무늬만 公共'인 '空空분양' 아파트가 됐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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