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박선영·안철수가 부른 ‘아, 김동길!’ …“불의에 침묵 않은 참 실천가” [정치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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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박선영·안철수가 부른 ‘아, 김동길!’ …“불의에 침묵 않은 참 실천가” [정치人]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10.06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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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일기로 별세…고인 존경하는 인사들의 애도 이어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동길 연새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생전 고인이 강연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김동길 연새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생전 고인이 강연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원로 정치인이자 석학은 나비넥타이와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였다. 정치권을 향한 직언으로 “이게 뭡니까” 말을 유행시켰다. 그의 시신은 연세대에, 서대문구 자택은 이화여대에 기증됐다. 생전 고인의 뜻이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흔히들 흔적을 남기려는 세상에서 평생 홀로 산 고인은 장례 추모식도 생략한 채 떠났다. 

실향민 출신의 고인은 민주화 운동가로서, 학자로서, 때로는 중도보수 지대의 현실 정치인으로서, 논객으로서 존경을 받았다는 평가다. 

평소 고인을 존경해온 각계 인사들은 가족장으로 자택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거나 SNS 등을 통해서나마 고인과 얽힌 각자의 인연을 떠올리며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어려움에도 유머 잃지 않고 희망 불어넣어 준 분”, “실천가셨다”, “우리 시대를 상징하는 지식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 박선영 전 의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고인을 기리며 인상적인 추모글을 전했다. 
 

“어려움에도 유머 잃지 않아…절망할 때 희망 불어넣어 준 분”
김문수 전 경기지사(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94년 세월 동안 자유의 투사요, 스승으로 어둠을 밝혀오셨다. 악몽같던 지난 5년 동안에는 유튜브로 강의하셨다. 선생은 어떤 어려움에도 유머를 잃지 않으셨다. 젊은 제가 절망할 때도 선생님께서는 언제나 희망과 낙관을 불어 넣어주셨다. 부족한 저를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셨다.…. 정권교체를 위해 휠체어를 타고 광화문까지 나오셔서 뜨겁게 외치셨다. 하루빨리 자유통일의 그날이 와서 평안남도 맹산 박사님 고향에도 자유의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길 빈다.”(5일 페북 글 개략)

“실천가셨다… 모함받고 고초 겪었지만 개의치 않아”
박선영 전 의원(물망초 이사장)

“대학교 때는 그분을 통해 영미시를 낭만적으로 배웠고 성경도 그분을 통해 생활 종교로 배우고 익혔다. 하얗게 핀 4월의 목련꽃 아래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면 믿는자가 아니다’, 였다. 그분은 실천가셨다. 현실을 말씀하시다 보니 모함도 많이 받으셨고 고초도 겪으셨지만 개의치 않으셨다. 4년 전 선거(교육감 선거) 때는 불편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고 내 선거사무실을 찾아오셨다. 그때 하셨던 말씀, ‘교육은 사람이 중요해. 사람을 어떻게 키우느냐, 하는 문제가 곧 국가의 미래야.’ 하지만 올해는 못 오셨다. 건강이 허락질 않았던 것…. 먼저 가신 누님(김옥길 총장)을 천국에서 뵙고 또 그 함박 같은 웃음을 오누이는 나누겠지? 슬픔과 동시에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깊이 감사드린다. 영면하소서.”(5일 페북 글 개략)

 

故김동길 교수가 생전 20대 대선 당시 자택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故김동길 교수가 생전 20대 대선 당시 자택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 잘 되기만을 바란 우리 시대 상징하는 지식인”
안철수 의원(국민의힘
)

“올해 초 교수님을 자택으로 찾아뵈었을 때 모습이 지금도 마음에 깊이 남아 있다. 많이 초췌한 모습이셨다. 온화하면서도 날카로운 그 특유의 눈빛만큼은 변함이 없으셨다. ‘부정부패 못할 사람’이라며 제 손을 잡고서 후원회장을 맡아 주셨을 때, 교수님의 마음에는 여전히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뜻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려웠던 대선 과정에서 큰 힘이 되어주셨고, 단일화 과정에서도 현명한 조언을 해주셨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대한민국이 잘 되기만을 바라셨던, 우리 시대를 상징하는 지식인이셨다…. 권위적이지 않으면서도 무게가 있으셨고, 기발하면서도 사심 없이 나라를 위하셨던 교수님의 지성에는 시대를 앞선 세련됨이 있었다. 대한민국 정치사와 지성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다….” (5일 페북 글 개략)


고인은 1928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영문과, 미국 보스턴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연세대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독재 정권을 비판하다 민청학련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1992년 통일국민당에 입당,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현실 정치를 시작했다. 말년에는 유튜브서 <김동길 TV>를 운영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으며 20대 대선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했다. 

코로나 확진 뒤 잠시 회복 기미를 보였으나 건강이 안 좋아져 이후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자택서 장례를 치르며 7일 발인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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