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 모그룹 지원사격에도 수익성 악화…올해 전망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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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건설, 모그룹 지원사격에도 수익성 악화…올해 전망도 불투명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3.03.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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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KCC건설이 모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엔 입주 물량이 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나, 국내외 경기 둔화 영향으로 그룹 계열사 일감이 줄어 외형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9일 태성회계법인이 KCC건설과 주주들에게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CC건설은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조8931억 원, 영업손실 10억9184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79% 늘었으나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0.60% 급감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율 방어에 실패해서로 분석된다. 실제로 KCC건설의 지난해 원가율(매출원가/매출)은 97.05%,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CC건설 측도 "토목·건축부문 자재단가, 외주비 인상 등으로 인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더 뼈아픈 대목은 모그룹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데에 있다. 2022년 KCC건설은 KCC(케이씨씨), KCC글라스(케이씨씨글라스)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1065억3945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578억6000만 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KCC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거둔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 만에 다시 5%대에 올라섰다. KCC건설의 최근 5년간 그룹발(發)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18년 10.8%, 2019년 11.4%, 2020년 8.7%, 2021년 4.2% 등으로 꾸준히 줄다가 지난해 5.6%로 반등했다.

KCC건설은 그간 KCC, KCC글라스 등 형제 업체가 발주한 설비·증설공사, 플랜트, 물류단지 등 사업을 통해 성장해 왔다. 회사의 기반과 토대가 되는 든든하고 안정적인 일감이었다. 다만, 여느 대기업집단 소속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내부거래로 덩치를 키운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때문에 이를 희석시키고자 최근 수년간 주택사업을 확대하며 그룹 의존도를 줄이는 데에 집중했다. 일종의 양날의 검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양날의 검이 작용하지 않은 셈이다. 원자재가격 급등과 미국발(發) 금리 인상 등 경영환경 악화로 국내 주택사업이 돈 먹는 하마가 돼 버리면서 모그룹의 지원사격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 내부거래 재확대라는 대외적 비판 요인만 안게 됐다.

이는 올해 KCC건설의 행보에 부정적인 변수가 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현재 증권가에선 KCC건설이 오는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의 포석을 둘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CC건설은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마이너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젠 현금 물꼬가 틀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도금 규모 대비 원가 투입이 많은 공기 후반부엔 건설사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다가, 준공 후 입주잔금이 회수되면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된다"며 "2023년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KCC건설 등은 하반기 현금흐름 개선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자금 조달에 성공한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한다. KCC건설은 지난달 27일 사모채를 발행해 200억 원(3년 물)을 마련했다. 신용등급(A-)이 낮은 점을 고려해 자존심을 접고 공모채 대신 신용보증기금의 P-CBO(정책금융기관 신용보강 후 발행되는 저신용등급 기업 자산담보부증권)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운전자금 또는 부채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KCC건설의 단기차입금은 2021년 893억 원에서 2022년 1953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2022년 5%대 비중으로 확대된 그룹발 매출이 축소될 경우 현금흐름 개선 효과가 반감될 공산이 있는데, 문제는 국내외 경기 둔화에 따라 그룹 계열사 일감 감소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KCC글라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26% 줄었고, 같은 기간 KCC건설이 KCC글라스로부터 올린 매출도 96.76% 감소했다. 실리콘을 앞세워 호실적을 이룬 KCC와의 내부거래로 외형을 유지하긴 했으나, 경제 불투명성이 심화될 시 KCC도 추가 설비 투자를 망설일 수 있다. 또한 '문막 G/W 1호기 플랜트', '안성공장 EMC 제조설비 신설공사', '김천G/W 2호기 증축공사', '안성EMC공장 신축공사' 등 KCC가 발주해 KCC건설이 수행하는 공사들의 준공 예정일이 올해 6~7월께여서 실적 반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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