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정치권에는 한동안 잠잠했던 여풍(女風)이 분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로 이렇다 할 여성 정치인이 없었던 여의도에 여걸(女傑)들이 총선을 앞두고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나경원·조윤선·이혜훈,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유은혜·이언주, 정의당 심상정 등이 바로 그들이다.
새누리당 나경원·조윤선·이혜훈
나경원 의원은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에서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를 누르고 정계복귀에 성공해, 올해 초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재기의 날개를 크게 펼치고 있다.
여성 정치인 대부분이 교육·문화·의료·복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과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나 의원은 외통위원장이라는 위치를 십분 활용하면서 '통일' 이슈를 선점한 눈치다.
그는 지난 13일 '2015 한반도통일 심포지엄' 연단에서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일은 결국 다시 남북경협"이라며 MB(이명박 전 대통령)·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과는 궤가 다소 다른 입장을 피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는 차기 총선 당선, 나아가 대권을 위한 포석을 놓기 위한 행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청와대 정무수석은 앞으로 대한민국 '여권'을 선도할 '여권'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20대 총선에서 정계 복귀를 노리고 있는 조 전 장관은 정치권 물밑에서 외연을 확장하면서 잠행 중에 있다. 그는 이번 달 인사혁신처가 정부 각 부처 고위급 간부와 각 시·도 부단체장 등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국정과제 세미나'에서 '변화혁신과 미래를 위한 성찰과 다짐'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현재 조 전 장관은 서울 종로구, 경기 의왕·과천 등에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정국' 이후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약진하고 있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차기 총선 공천 가능성은 높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또한 조 전 장관의 핵심 측근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권을 위해 시장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조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시기는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원조 친박'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최근 들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선이 끝나고 나니까 경제민주화 필요없다는 주장이 나와 심각한 회의감을 느낀다"며 현 정권의 경제 정책을 강력히 성토한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파문 속에서 "전제군주 왕정시대가 참담하다", 최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재벌 총수를 풀어줘도 경제가 살아난 적은 없다"고 박 대통령에게 연이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가 재가동됐다. 경실모는 '개혁보수'의 중추기지로써, 박 대통령을 향해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을 압박 중에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경실모를 주도하는 인사 중 하나다.
이는 차기 총선에서 정계복귀를 꾀하기 위한 존재감 부각 행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본래 지역구였던 서울·수도권 지역, 지난 7·30 재보선에서 출마를 검토했던 울산 지역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유은혜·이언주
박영선 의원은 최근 매스컴과의 스킨십을 넓히면서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지난해 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이후 한동안 부침을 겪었던 박 의원은 그가 집필한 '누가 지도자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활기를 되찾은 눈치다.
'재벌저격수'라 불리는 박 의원은 복수의 매스컴 출연에서 정부의 친기업정책, 광복 70주년 재벌 총수 특별사면 등에 대해 날 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17일 새정치연합 재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난달 삼성그룹 이재용 승계 구도에 힘을 싣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재벌저격수'가 '재벌 챙기기'에 나섰다는 여론의 뭇매를 받은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입', 유은혜·이언주 의원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을 거친 유 의원은 19대 국회에서도 새정치연합 대변인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故 김근태 의장의 보좌진으로 정계에 입문한 당직자 출신 국회의원(민평련계)으로 당내 평판이 좋고, 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어 차기 총선 공천이 유력하다.
이 의원은 톡톡 튀는 언행과 거침없는 발언을 인정받아 당 원내대변인만 세 번째 맡고 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그는 최근 야권에서 '손학규 등판론'이 대두되고 있어 차기 총선에서 이에 대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외모와는 달리 시원시원한 성격과 강단있는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으며, 수려한 언변능력이 강점이다.
정의당 심상정
지난달 18일 노회찬 전 대표를 누르고 정의당 당대표로 선출된 심상정 대표도 괄목할만한 여성 정치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보대결집', '야권연대'라는 구호를 내세워 대표직에 오른 심 대표는 분열된 진보진영을 통합시켜 차기 총선에서 새정치연합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수립한다는 야심찬 꿈을 꾼다.
지도부 세대교체가 필요했다는 당내 일각의 비판에 대해 심 대표는 얼마 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심상정이냐'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이제' 심상정'"이라며 "진보결집을 통해 세력을 모으고, 오직 혁신으로 새정치연합과 경쟁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좌우명 : 隨緣無作
조윤선 대통령이 되게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