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양오, "현직 소방관 업무 환경 개선에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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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양오, "현직 소방관 업무 환경 개선에 노력할 것"
  • 박수진 기자·변상이 기자
  • 승인 2015.11.12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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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근무 소방관 대변자' 차양오 한국소방안전권익협회 서울시 회장
인력 충분치 않아 소방관들 여전히 어려움 호소…"구급대원 우습게 봐" 서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변상이 기자)

지난 9월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살한 소방관의 수는 35명으로 같은 시기 업무로 숨진 순직소방관(33명) 보다 많았다. 소방관 10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겪고 있었으며 알코올 사용 장애나 수명장애 등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는 비율도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지난 9일 <시사오늘>은 수 년 간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제품 할인 혜택을 제공해온 ‘오렌지팩토리’ 본사 내 카페에서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는 차양오(사진) 한국소방권익안전협회 서울시회 회장을 만나 소방관 업무 환경, 무엇이 문제인지 들여다봤다.

▲ 한국소방안전권익협회 차양오 서울시회장 ⓒ 시사오늘

-현재 소방관들의 업무 환경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2009년부터 서울 소방서에 2교대 근무에서 3교대 근무가 본격 시작됐다. 3교대 근무는 주간과 야간, 비번 근무팀 3개로 나눠 근무한다. 주간근무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근무는 저녁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한다. 과거 2교대 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100명 중 3교대를 한다고 생각하면 300명을 뽑아야 맞지만 100명에서 3교대를 실시하다 보니 인원이 줄 수밖에 없다. 또한 한명이라도 병결이나 개인 사유로 일을 하지 못 할 경우 대체인력이 없어 해당 업무에 빈틈이 생긴다. 2명의 몫을 한 사람이 일을 해야 하다 보니 결국 시민들의 불편 초래로 이어진다."

-국민의 안전과 연결된 만큼, 인력을 늘리는 게 맞지 않나.

"서울시 공무원 정원은 정해져 있다. 그 중 소방공무원의 정원도 정해져 있다. 정책적인 문제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매일 긴급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굳이 필요한가라는 시각도 있다."

-소방관의 80%가 업무 도중 부상 시 자비로 치료한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물론 현장에서의 업무 부상은 국가에서 지원한다. 그러나 신청 절차가 복잡하기도 하고 공상처리 기준이 없다. 또한 공상 신청을 하면 후에 인사 평가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들 생각해 대부분 신고하지 않고 본인 선에서 치료하고 끝낸다."

-초과근무 수당은 어떤가.

"소방관들은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은 100% 지급 받는다. 자기 봉급의 몇% 정해져 있다. 그러나 화재진압 대원들에게만 초과수당이 적용돼 행정직들은 불만이 존재한다. 행정직들 역시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비상이 났을 경우 퇴근 못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화재진압보다 생활안전서비스 업무가 더 많다고 들었다.

"사실 소방관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애매하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면 문 개방, 벌 및 뱀 퇴치, 반려동물 안전조치 등 화재진압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도 괜찮다. 하지만 취객의 경우 신고해 놓고 구급대원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당 업무를 종료하자니 추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병원에 데려다 주는 게 마음이 편하나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 한국소방안전권익협회 차양오 서울시회장 ⓒ 시사오늘

-지난 36년간 소방일 어땠나. 

"36년 동안 현직에 있을 때도, 퇴직한 지금도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에 늘 보람을 느낀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우주를 구하는 일과 같다고 한다. 소방관들의 철학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이다. 우리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존재다. 언제, 어떤 경우라도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일했다."

-패션 HPS 브랜드 오렌지팩토리(사장 전상용)와의 인연이 흥미롭다.

"지난 2013년 1월 강남에 위치한 오렌지팩토리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현장 지휘를 했다. 불은 2층짜리 건물을 모두 태운 뒤 진화됐지만 의류 15만점과 사무집기 등이 모두 불에 타 약 10억 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신속한 대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며칠 뒤 오렌지팩토리에서 ‘소방관님 감사합니다’라는 플랜카드와 함께 전상용 사장이 소방관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해 주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이에 일부 직원만 혜택을 받는 장학금보다 전 직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당 매장 의류 할인을 제안했다. 이 사건 이전에도 소방관들에게 20% 할인을 진행했지만 제안 이후 50%로 할인 폭이 커졌다. 전국 매장에서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이 50%의 할인된 금액으로 품질 좋은 옷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지난해 퇴직 이후 현재 소방안전권익협회 전국에 18개 지부 중 서울지부의 회장을 맡고 있다.
퇴직 후 제일 먼저 소방안전관리자의 상시 근무 체제를 확립했다. 과거 소방안전관리자는 대상물에 한 명뿐이었던 것을 면적 당 한명으로 상시 근무체로 바꿨다. 한명의 직원이 63빌딩처럼 큰 빌딩의 전체 안전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 십년 현직에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방공무원들이 근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대변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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