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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관객 수가 1100만을 넘어섰다. 역대 11위라고 한다. 지난 주말 이 영화를 보면서 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는가 생각해 보았다. 처음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제작사는 대박을 기대했을까? 영화 도입부를 보면 싱겁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화면이 화려하거나 다이내믹하지도 않았다. 영상 자체로 본다면 디지털 시대를 담아내기보다는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그 힘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사랑과 희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준 아날로그적 감동이었다.임신한 아내와 태중의 아이를 위해 좀비들과 맞서 싸우다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버리면서도 비극적 운명에 분노하기보다는 아내를 부탁하며 순교적 자세를 보여준 상화 역의 마동석,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좀비와 싸우다 자신이 감염된 것을 알고 울부짖는 딸을 진정시키며 홀로 열차에서 떨어져 숨을 거두는 석우 역의 공유, 이 둘의 절제된 선택을 보면서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 보았다. 좀비 영화 '부산행'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관객들이 현실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에서 어떤 감정을 가질까?

칼럼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소장 | 2016-08-25 16:37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전후하여 팟캐스트, 인터넷 TV, 케이블 TV 그리고 지상파 TV에서 행해진 다양한 찬반 토론과 보수-진보 연구단체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 40 여 개를 분석해 보았다. 한 동영상당 평균적으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분량이었으니까 50 여 시간의 동영상을 분석해 본 것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중 교학사 교과서와 미래엔 교과서를 다시 읽어 보았다.분석하는 과정에서 연세대학교 송복 명예교수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특강에서 언급한 이튼스쿨(eton school)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송 교수에 따르면,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 중영국의 명문 학교인 이튼스쿨 졸업생 5,000 여 명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송 교수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전쟁이 발생하면 사회지도층 인사가 앞장서 싸우다 죽어준다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함으로써 전 국민이 통합되고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이야기다.우리나라 6.25 전쟁 중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다. 6.25 전쟁 기간 중 미국 고위급 인사의 자제 35명이 한국전에서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한 것으로 되어있다. 미 8군 사령관 밴 플리트 대장의 아들 밴 플리트 2세는 폭격기 조종사로 야간 폭격 후 귀환하다 전사했으며, 유엔군 사령관 마크 클라크의 아들 빌 대위는 금화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사망하였다.

칼럼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2015-12-07 15:11

신뢰프로세스와 통일 대박론으로 남북관계의 새 장을 열겠다던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철수를 단행함으로써 남북관계는 파국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당국 간 공식채널은 물론 민간 비공식 접촉도 전면 단절된 상황에서 3월 7일 시작되는 한미 합동 키리졸브 훈련은 사상 최대 규모로 유사시 북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작전계획 5015’를 처음 적용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남북한이 이상 징후 감지 시 선제공격과 원점 타격을 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참수작전과 평양사수 훈련 내용이 전파를 타는 비상상황이다. 베이징대 진징이 교수는 한반도를 동방의 발칸반도로 비유하고,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가 지금 한반도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도 총선정국의 혼돈 속에서 최근 남북 간 조성되고 있는 긴장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남북관계의 긴장은 금년 1월 6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4차 핵실험을 하고, 2월 7일 광명성 4호를 발사함으로써 시작되었고, 청와대가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철수를 결정함으로써 최고조에 이르렀다.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 기관이 북한의 4차 핵실험보다 개성공단 철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은 개성공단 철수가 군사전략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우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칼럼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2016-02-25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