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포럼] 김부겸 “유력 대선 후보? 지금은 내가 인기 있을 때 아니다”
[북악포럼] 김부겸 “유력 대선 후보? 지금은 내가 인기 있을 때 아니다”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9.2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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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56)〉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24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강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24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강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진가(眞價)는 질의응답 시간에 드러났다. 다음 강의 시작 직전까지 이어졌던 질문들 사이에는 난감한 질문들도 포함돼있었다.

“대구 수성구갑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유력한 대선 후보에서 지금은 존재감이 없어졌다. 혹시 대권을 염두하고 있나?”

그러자 김 의원은 “정치인에게 질문할 때는 직접적으로 하면 안 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고는, 다시금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난감하지만 지금으로써는 선거가 안 된다. 저번 선거에서는 ‘경쟁하지 않는 정치가 대구를 구태 시켰다. 그러니 경쟁시켜 달라’ 했더니 동의를 해주셨다. 하지만 ‘안 찍어서 형편없는 줄 알았는데, 찍었는데도 형편없던데’라고 하면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대신 나는 계속해서 그 도시(대구 수성구갑)의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내가 인기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싸움닭이 먹힐 시기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를 못한다. 나는 내 방식대로 정치를 하다가 역할이 끝나면 퇴장할 생각이다.”

김 의원이 24일 저녁 1시간 반 동안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강연한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갈 대한민국: 갈등을 넘어, 공존의 나라로!’다.

상선약수(上善若水)와 우리 사회의 양극화
“자산 하위50%, 미래를 위한 투자가 불가능한 구조”

김 의원은 강의에 앞서 본인을 ‘노란 잠바의 사나이’라고 소개했다. 2017년 7월부터 약 2년 간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던 그는, 임명된 그 해에 사상 최초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기를 결정한 장관이다.

“그 때는 전국 59만 명 수험생이 수험표를 받았고 고사장도 확인한 후였다. 포항에 가보니 천장에는 금이 가있고 철근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과연 이런 상황에 시험을 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수능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연기를 한다는 건 엄두가 안 나는 일이었다.

포항에서도 차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연기해 달라’는 말이 안 나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포항 수험생 6000명은 본인이 잘못해서 그런 불행을 당한 건 아니지 않나. 과연 국가는 자기 운명은 자기가 책임지라며 우리는 우리 갈 길 간다고 할 수 있을까? 자기가 잘못하지 않은 걸 책임져야 한다면, 국가가 왜 필요한가. 59만 명의 불편이 6000명이 이 나라를 달리 생각할 기회를 줬다.”

이어 김 의원은 여러 지표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소개했다.

“1997년 IMF를 시작으로 자산과 소득불평등이 심화됐다. 자산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65.7%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산 하위 50%는 전체 자산의 2%가 안 된다. 절망적이지만 배가 아프다는 게 아니다. 상위 10%는 끊임없이 임대료를 올리고, 전세금을 올린다. 그러니 하위 50%는 따라잡을 방법이 없다. 내 삶이나 자식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불가능한 거다.”

김 의원은 앞서 제시한 수능 연기로 보여준 공존을 바탕으로, 자산과 소득불평등과 같은 우리 사회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 의원은 앞서 제시한 수능 연기로 보여준 공존을 바탕으로, 자산과 소득불평등과 같은 우리 사회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렇다면 막힌 물꼬를 어떻게 뚫어야 하나?
“국가는 민간에 나온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면 돼”

김 의원은 앞서 말한 수능 연기로 보여준 공존을 바탕으로, 자산과 소득불평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그 방법으로 △ 민간의 아이디어와 국가의 뒷받침 △ 지방분권 △ 정치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을 들었다.

“과거 국가가 자원과 기회를 독점해 지금까지 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에게 그럴 여력이 없다. 앞으로 뭘 해서 먹고 살지, 어떤 산업에 투자해야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지, 어떤 산업이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일본의 방해를 안 받는지에 대한 건 기업이 제일 잘 안다. 국가는 그저 민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강하게 뒷받침하면 된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중앙 정부가 갖고 있는 상당 부분을 내려주는 지방분권을 주장했다. 그때 행정의 중심지를 옮기자는 주장에서 세종시 이전을 했다. 행정 중심을 옮기면 접근하기도 좋고, 행정 편익도 나눌 수 있었다. 또 동시에 다른 삶도 함께 보게 된 거다. 공무원들은 KTX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고 하지만, 더불어 살고 국토가 함께 살 기회를 갖게 된 거다.

그리고 독일인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독일은 5% 이상의 지지를 받는 정당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연방의회 구성도 5%가 되게 한다. 지지율보다도 많은 의석을 얻어 독일 전체를 구렁텅이로 몰고 갔던 나치의 경험 때문에 만든 제도다. 다시는 특정 정파가 지지 이상으로 정치적 횡포를 못 부리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경상도·전라도에서 몰표 받던 정당들이 그걸 내놓기가 어려운 거다. 근데 나라가 망하겠는데 선거제도 개혁해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만들어갈 대한민국 : 갈등을 넘어 공존의 나라로
“우리도 ‘한 번’이 아니라 ‘함께’ 잘 살아보자”

마지막으로 그는 20세기 발전국가 키워드 △ 경쟁 △ 효율 △ 성장에서 나아가야 할 키워드로 △ 안전 △ 행복 △ 공존을 제시했다.

“얼마나 우리 국민 안에 불신·불안이 가득 찼는지를 보여주는 보고가 있다. 2019년 UN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4위였다. 기대수명도 9위, 국민소득도 27위인데, 인생선택 자유도가 144위다. ‘당신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까?’라 물었을 때 한국인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심층 면접에는 ‘내가 첫 직장을 잡았을 때 내가 결혼했을 때 인생에 더 이상의 발전은 없었다. 그저 컨베이어벨트를 걸어갈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 체념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다.

새마을 운동할 때 슬로건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였다. 절규하듯 매달렸다. 10월 유신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1천불, 수출 100억불 달성이 국가 슬로건이었지만 지금은 삼성 1년 이익이 100억불 정도 한다. 이제는 우리도 ‘한 번’이 아니라 우리도 ‘함께’ 잘 살아보자고 할 시기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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