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대세론 이낙연 vs 킹메이커 김무성…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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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대세론 이낙연 vs 킹메이커 김무성… 맞을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6.2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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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페이스메이커 아니라면 야권에서 겨룰 대적자는 ‘누구’
고만고만한 춘추전국시대 속 외곽조직 꾸린 김무성 주목, 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여권에서는 유력 후보군으로 이낙연 의원이 꼽히고 있지만, 페이스메이커라라는 얘기도 있다. 야권에서는 킹메이커로 나선 김무성 전 대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여권에서는 유력 후보군으로 이낙연 의원이 꼽히고 있지만, 페이스메이커라라는 얘기도 있다. 야권에서는 킹메이커로 나선 김무성 전 대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정치에 대한 이썰 저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대선주자 페이스메이커 관련
이낙연 포지션 및 야권 대적자에 ‘관심’

여기 전력 질주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자극받은 경쟁자들도 전력 질주합니다. 그런데 금메달은 딴 선수에게 돌아갑니다. 후반부쯤 다다르자 차츰 속도가 더뎌지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힘을 비축했던 선수가 튀어나옵니다. 막판 스타트를 높이며 전력 질주합니다. 마침내 1등으로 결승전에 골인합니다. 이렇듯 상대팀의 전력을 소진시키고, 같은 팀의 주전 선수가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 드라마로 치면 주연을 빛내주는 서브주연과도 같은 역할일 것입니다.

 

1. 정치권의 페이스메이커


정치판에서는 서로 경쟁하다 한 사람은 페이스메이커로, 다른 한 사람은 대통령 혹은 본선 후보로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 정몽준’ 단일화 시너지가 흥행을 일으키며 ‘이회창 대세론’을 밀어냈습니다. 둘 중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 경쟁에서 이기면서 20%에 불과하던 지지율이 40%대로 치솟으며 업그레이드된 바 있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경쟁이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했습니다. 삼자대결에서 앞서나가던 안 후보가 단일화 과정을 밟자,  상대적으로 약했던 문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하며 체급을 키워갔습니다. 급기야 최종 본선 후보로 야권을 대표하는 제1의 대선주자로 등극하고 맙니다.

각본 있는 드라마가 아닌 이상 누군들 페이스메이커로 전락하고 싶지는 않을 듯합니다. 막판 한 후보로 결정되기 전까지 누가 페이스메이커이고 누가 주전일지도 알 수 없습니다. 특정 후보를 빛내주고, 그의 능력치를 끌어올려주기 위해 일부러 뛰어든 경우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내가 페이스메이커요’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상대가 페이스메이커, 자신은 다크호스라고 짐작할 것입니다.

 

2. 이낙연, 페이스메이커일까 vs 아닐까


그럼에도 이번 역시 ‘누가 페이스메이커일까’에 관심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멀리 있는 2020년 대선을 생각하면 이른 감이 있지만 ‘이낙연은 페이스메이커일까, 아닐까’ 또한 궁금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일 년 여간 여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유지 중에 있습니다. 오랜 독주 체제를 지키는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메이커일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관련해 국회 소식통은 지난 18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이낙연 의원이 대세처럼 보이지만 종국엔 페이스메이커가 될 것”이라며 “이낙연보다는 여시재(민간 외각단체)의 지지를  받는 친노 후보군인 이광재 의원이나 영남주자이자 PK친문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김두관 의원이 더 유력해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영남 후보 출신에 호남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본선에 올랐다”며 “김두관 의원 경우 수도권에서도 검증받은데 이어 영남 험지에 출마해 이긴 프리미엄도 있어 호남의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낙연 =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시각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에 기반해 분석했기 때문인 것으로 가늠됩니다. 이 의원이 갖춘 장점은 총리 당시 각인된 안정감, 의정과 행정 두루 갖춘 경륜, DJ(김대중) 동교동계 등 호남 기반의 탄탄한 외곽 조직력, 품격 있는 언변, 호불호에서 자유로운 대중적 이미지 등일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단점으로는 당내 비주류 후보군, 호남 후보 한계론을 비롯해 역대 총리 출신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는 공식부터 당내 우군이 약한 점, 적극 지지층이 없는 점, 다소 평판이 좋지 못한 풍문 등이 있다고 들려옵니다. 이렇기에 비주류 및 호남 후보 한계론 등에 초점을 두고 페이스메이커로 보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반면 ‘이낙연은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다’는 전문가의 시각도 전해집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19일 통화에서 “정세균‧이광재‧김두관 등 새롭게 주목될 후보군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낙연 의원은 DJ(김대중)때가 연상될 만큼 절대적으로 호남의 지지를 받는데다 여야 막론 대세를 형성 중이다. 이를 뛰어넘을 후보가 갑자기 등장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즉 특별한 돌발 변수가 있지 않는 한 ‘이낙연 본선행’이 유력하다는 얘기입니다.

 

3. 이낙연 본선행이라면, 야권은?


그렇다면 이런 물음을 던져봅니다. ‘이낙연이 여권 본선 주자면 야권에서는 누가 대적할 만한 주자일까요.’

관련 궁금함에 ‘현재로서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또 다른 전문가의 견해입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같은 날(19일) 통화에서 “야권 주자 모두 고만고만한 상황이다.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군 등은 지난 대선에서 이미 검증이 끝났거나 이후 완료돼 기대를 주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원희룡‧홍정욱’ 등도 거론되지만 파급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세연’ 등 40대 기수론도 등장하지만 검증이라는 과제로 볼 때 미력해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조국 정국’ 당시 소신 행보로 대중에 각인된 윤석열 검찰총장이 새로운 다크호스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야권 일부에서 윤 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중입니다.

문제는 검증 여부입니다. 강 교수는 윤 총장에 대해 “야권 내 잠재적 주자로 주목해 볼만하다”면서도 “다만 검사로서의 검증과 정치인으로서의 검증은 다르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데다 정치권에 뛰어드는 순간 새로운 검증이 예고되고 있고, 거기에 부합할 인물일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회의적 시각을 보냈습니다.

야권 내 인물난 때문일까요.

무대(김무성)를 필두로 중도개혁보수 전현직 의원들이 함께하는 공유 플랫폼 연구 모임 ‘더좋은세상’의 움직임이 주시되고 있습니다. 보수 재집권 플랜을 가동하기 위해 킹메이커 조직을 띄운 미래통합당의 김무성 전 대표는 정권 탈환의 판을 깔며 차기 대선에 나설 유력 후보군을 찾아 나서는 모습입니다. 강석호·김성태·신보라·정병국·황영철‧김학용·여상규·박순자·유민봉·김종석·안상수 등 전직 의원들을 비롯해 권성동·장제원·박성중 현직 의원 등 전‧현직 인사 50여 명이 총출동하며 힘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이후 더 많은 인사들이 속속 결합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하겠습니다.

10여 평 남짓한 작은 규모지만 단체가 위치한 자리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마구포구에 자리한 이곳은 보수진영 내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이 있던 곳이자 과거 ‘박근혜 후보를 키워낸 명당’으로 회자된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사랑방’으로 시작할 무렵 <시사오늘>은 YS(김영삼)식 모델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예의주시한 바 있습니다. 관련해 정세운 평론가는 지난달 24일자 ‘정치텔링’을 통해 “YS가 민주주의 산실인 민주산악회(민산)를 통해 민추협과 신민당을 조직한데 이어 92년 대선 때도 외곽단체인 민산을 중심으로 정권 창출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YS적자 김무성 전 대표도 외곽조직을 통해 보수집권 플랜에 나서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앞선 지적처럼 대선주자 발굴이 쉽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혹여 여의치 않을 경우 ‘킹메이커 김무성’에서 ‘대선주자 김무성’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새롭게 궁금해지는 요소입니다.

먼저 강 교수는 “김무성 전 대표가 갖춘 역량과 경륜, 리더십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며 검토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정 평론가도 공감하며 “춘추전국 시대의 야권 주자들 중 통합 능력과 대화, 타협의 정치력 면에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한 선거는 패한 적도 없다.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점부터 전제했습니다.

다만 창립 취지가 퇴색되는 것을 경계하며 진의에 중심을 둬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도개혁보수 세력이 다시 보수의 중원을 차지하는 길을 열어 정권 교체를 하려는 것이 김 전 대표의 진의일 것”이라며 “또 길게는 정권교체를 뛰어넘어 여야를 아우르는 개헌 등 정치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전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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