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서민 “친문은 김경수 아닌 조국…이재명 끝까지 안 받아줄 것”
[풀인터뷰] 서민 “친문은 김경수 아닌 조국…이재명 끝까지 안 받아줄 것”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11.0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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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단국대교수 (기생충 박사)
○ ‘나는 왜 반문(文)이 됐나…’
○ “민주당·진보, 다신 안 찍어
○ “정권교체되면 쌍꺼풀할 것”
○ “진보 아냐, 이젠 나는 보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서민 단국대 교수다. 서민 교수는 노사모로 활동했고 진보적 칼럼을 쓰는 유명인이다. 그런 그가 변했다. 왜 변했을까.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단국대 교수다. 서민 교수는 노사모로 활동했고 진보적 칼럼을 쓰는 유명인이다. 그런 그가 변했다. 왜 변했을까.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 같다. 이긴 자가 다 먹는 약육강식인 요즘이다. 상생을 외치는데 독식이 우선한다. 민족을 외치면서 분열이 조장된다.

서민 교수를 만났다. ‘기생충 박사’하면 떠오르는 이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다. ‘강양구‧권경애·김경률·진중권’보다 기여한 게 별로 없어 홍보 활동이라도 열심히 하는 중이라고.

만나기로 한 날(지난달 27일)은 쓸쓸하니 가을이다. 약속 장소는 천안역 한 찻집.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그는 기생충학을 가르치고 있다. 약속시간은 오후 2시. 먼저 와있는데 시간 맞춰 등장한다. 명함 주고받고 초면에 으레 나오는 인사를 건넨 듯.

 

1. 서민의 반문


“누가 나와도 (더불어민주당은) 안 찍어요. 앞으로는 죽어도 진보에 표를 안 줄 거예요.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과 싸워 선봉에 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환자가 맞았습니다. 초창기 알아본 나는 선구자 정도 되겠네요. 훈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 때죠?”

서 교수는 그해 12월 블로그에 ‘문빠는 환자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때부터 반문(문재인)이 된 건가에 대한 질문.

“가수 팬과 싸운다고 해서 가수에게 등을 돌린 건 아니잖아요?”
 

서민 교수는 중국 사태를 기점으로 문빠들에 대해 비판적 날을 세우게 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중국 사태를 기점으로 문빠들에 대해 비판적 날을 세우게 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그땐 왜 그런 거죠.

“2017년 중국 사태가 나면서요. 중국 경호원들이 우리나라 기자들을 때렸잖아요. 사과조차 안 했는데 ‘잘 맞았다’는 그들의 글을 보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다. 중국 경호원들이 청와대 취재진을 구둣발로 걷어차는 등 집단 폭행을 가한 사건.

- 최근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에도 분개했잖아요. 자국민 보호? 이런 거에 분노 포인트가 있네요.

“대통령은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건 이후 서 교수는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또 한 차례 올렸다. ‘문재인은 더 이상 내 대통령이 아니다.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를 그렇게 욕하던 당신이 그보다 나은 게 대체 뭐냐’라는 내용이었다. 문빠를 저격하던 것이 문재인 대통령으로까지 옮겨오게 된 과정은 이와 같이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인 듯싶다.

“그런데 문빠들은 ‘우리가 대통령을 지킨다’ 생각하더라고요.”

- 클리앙이나 엠팍(온라인 커뮤니티인)이 지금도 문제가 있다고 보나요.

“엠팍은 문빠 사이트라고 처음엔 욕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클리앙은 미친 거죠. 다른 의견을 얘기하면 쫓아내요. 문빠들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죠.”

희망하는 지도자 유형도 바뀐 듯했다. 기본적으로 유능한 정치를 원하지만 무능한 경우 “차라리 박근혜처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알아서 돌아가는 시스템에 맡겨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반면 “문은 100% 무능한데 되게 열심히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 예를 들면 어떤 거요.

“페미니즘 정책이라면서 마치 새로운 내용인 것처럼 포장해서 내놓는 경우가 있거든요. 예를 들면 그분이 했던 말 중에 제일 어이없는 말, ‘성범죄자 수사단계에서 바로 직장에 통보해 불이익을 줘야 한다.’  법치에도 맞지 않는데다 여성 인권은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란 말이죠. 실제로 된 것도 없이 홍보만 요란하게 하면서 남녀 대립만 더 격화시켰잖아요.”

참고로 그는 여성 우월주의자다. 그랬던 적이 있었다.

- 지금도 페미니스트인가요.

“탈페미 선언했어요. 지금 페미는 이익집단일 뿐이라고 봐요. 같이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거예요.”

서 교수는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꽤 오래 꼴페미 소리를 들었는데 윤미향과 오거돈‧박원순 사태를 보며 여가부(여성가족부) 폐지에 동의하게 됐다. 귀순자는 잘해준다는데 따뜻이 맞아주심 고맙겠습니다”고 한 바 있다.

- 현재 분노 포인트는요

“왔다 갔다 해요. 조국이 한동안 제 마음속에서 1위를 하다가, 추미애가 1위 하다가 윤미향이 1위 하다가 다시 추미애가 1위하고 있는데… 문과 F4를 결성해야할 듯싶어요.”  

- 요즘 공수처가 핫하잖아요.

“핫하죠. 우리나라 검찰은 2016년만 해도 최순실 수사를 검찰이 시도조차 하지 못했거든요. 그때 검찰은 정권의 개였죠. 근데 이 정부 들어와서는 검찰이 뭐 무소불위라도 된 듯 말하기 시작해요. 공수처라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검사나 판사를 잡는 거잖아요. 순한 양이 되겠죠. 정권의 비리는 누가 와도 막을 수가 없게 될 테고.”

 

2. 서민식 정치


서민 교수는 기생충을 연구하다보니 기생충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기생충을 연구하다보니 기생충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기생충 박사 서민. 그가 했던 말 중 ‘착한 기생충도 있다.’ 언제고 들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생충을 연구하다보니 “기생충만큼 하는 애도 없더라” 생각하게 됐다고. 돌아가는 세상이 부조리가 심해 그런 듯했다.

- 정치에서의 기생충은 뭘까요.

“하라는 일은 안 하고….”

- 문 정부에 대해 기생충보다 못하다 한 것은?

“기생충은 숙주가 죽으면 안 되잖아요. 숙주의 건강을 위해 많이 안 먹고 최소한으로 먹는단 말이죠. 정부도 세금을 먹고 사는 기생충이라 친다면 국민인 숙주를 해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근데 국가를 거덜 내고 있으니까 기생충보다 못한 게 맞죠.”

- 강의 취소되고 이런 적도 있나요.

“예를 들어 문빠에 대한 글을 쓰고 난지 얼마 안 돼 다음 주로 예정됐던 강연이 취소된 경우가 있어요.”

한번은 서 교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강연 못하게 할 거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후 실제 강연이 취소됐다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는 얘기였다. 

-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해서도 비판을 많이 했잖아요. 블랙리스트 대상 아니었나요.

“당시는 순위가 높지 않았어요. 오히려 강의를 많이 했죠. 아내가 항상 풍족하게 돈을 썼던 기억이 나네요. (정부에서) 강의까지 간섭할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지금은 달라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뜻으로 극렬 지지층을 가리킴)들이 항의 전화 다섯 번만 하면 취소될 걸요.”

- 전 정권이랑 그 점이 다른 건가요.

“박근혜 정부는 뭐 그렇게까지 관심을 안 가져요. 대깨문들은 우리끼리 커피 마시는 곳에서도 있을 수 있거든요.”

- 대통령 인기가 그만큼 많은 거네요.

“대깨문들이 선동 날조를 하니까. 그리고 말이죠. ‘난 죽어도 박근혜 당은 못 찍겠다’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어요. 솔직히 나만 해도 보수당을 찍어본 적이 없어요. 다음 대선에서는 투표를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손이 잘 안 간단 말이죠. 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아요.”

 

3. 서민의 바람


서민 교수는 앞으로는 민주당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앞으로는 민주당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는 4‧15 총선 때는 “허경영 당. 국가혁명배당금당”을 찍었다고 한다.

“사실상 기권이라고 봐야죠.”

‘안철수 국민의당’을 찍을 생각은 없었느냐고도 물었다. “지역구도 못 낸 당이라면 말 다했죠.” ‘분열 방지를 위한 야권 연대 차원에서 비례정당만 낸 거 아니었느냐’고 하자 “뭐가 됐든 간에요. 그건 연대가 아니고 흡수통합이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호불호가 명확했다.

- 지금은 야권 성공을 바라는 거죠.

“야권 성공 이런 게 아니고 정권만 교체되면 너무 좋겠다는 거죠.”

‘국민의힘’ 등 보수당을 찍겠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여론조사에서 팽팽하다면 무조건 찍어야지. 누가 나오든 찍겠다”고 한다.

다만 “가능성이 희박해보여요” 회의적 시각이 뒤따랐다.

“언제나 야당은 힘없는 존재였어요. 만약에 탄핵이 없었으면 문이 이겼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홍준표가 됐겠죠.”

- 야권에서는 반문 연대 바람이 불고 있잖아요.

“어차피 문은 나오지도 않을 건데 반문 연대가 무슨 소용이 있죠. 내년 재보선에서 야당이 이기면 정권교체의 희망은 보이겠네요. 부산시장은 이길 것 같은데 서울은 알 수 없죠.”

- 누가 적합하다고 보세요.

“오세훈이 하면 좋겠어요. (왜냐고 묻자) 할 사람도 없잖아요. 오세훈은 대권을 노리는지 안 나온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는 거지. 왜냐면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못 이기면 대권은 없단 말이죠.”

- 금태섭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뜨잖아요.

“국민의힘에는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봐요. 안 된다고 봅니다.”

금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사라졌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보수 야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

가장 주목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윤희숙 의원을 꼽는다. 깨알 개그를 섞어

“페친(페이스북 친구)이라 주목을 더 하게 되네요.”

 

4. 서민이 본 조국 


서민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친문에서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가 될 거로 내다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친문에서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가 될 거로 내다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선주자 얘기로 넘어왔다.

-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는 여야로 봤을 때 누구라고 보나요.

“여당은 조국이에요. 조국이 대통령 후보가 될 거라고 봅니다. 왜냐면 친문들은 이미 조국으로 올인했어요. 우리나라는 망하는 거죠. 진짜로 망하는 거지.”

- 김경수 경남지사가 아니고요?

“김경수는 아니에요. 유죄 판결 나왔을 때 누가 집회 열고 항의하고 그러나요. ‘조국 수호’ 집회는 몇 만 명이 나가서 하잖아요. 재판 결과도 절대 인정하지 않고요. 이유가 뭐겠어요. 조국 대통령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 현재는 ‘이낙연 vs 이재명’ 양강 구도예요.

“이낙연도 아니에요. 이낙연 나오면 정권 교체가 되죠. 이재명은 친문들이 싫어해요. 권리당원인 그들이 당내 경선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된다? 어림없죠.”

- 이재명 지사는 전해철 의원과 화해하기도 했고요. 친문이 세 갈래로 분화될 거라는 전망도 있어요.

“다 뻥이에요. 문을 보호해야 하는 문빠들에서 볼 때 이재명은 문을 감옥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죽하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이재명 반대 광고’까지 신문에 냈겠어요. 그것도 <조선일보>에다.”

이 말도 덧붙였다.

“얘네들은 한번 배신자는 절대 받아주지 않더라고. 배신자들한테는 너무 냉담해. 조폭이 그런 거잖아요.”

그 논리면 정부 비판으로 바뀐 서 교수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도 변절자로 비칠까.

“그들에게는 변절자가 맞죠.”

온라인 지식포털 <나무위키> 등을 보면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 이재명 지지자로 나오던데 맞나요.

“이재명을 제가요? 지난 지방선거 때 이 지사가 욕먹는 거에 대해 친문을 욕한 거예요. 2017년인가 만나서 성남시청 강의 가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거든요. 복지 정책에 대해 칭찬한 글을 쓴 적이 있지요.”

이 지사가 본선에 나온다면 좀 달라질까.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복지도 뭐고 다 싫어요. 무조건 정권교체를 해야 해요.”

- 야권에서는 누가 나올 것 같나요.

“누가 있었죠?”

서 교수가 되물었다. 언뜻 떠오르지 않는 표정. “안철수, 원희룡, 홍준표, 오세훈, 유승민, 황교안…” 등등을 나열하자, ‘글쎄’ 고개를 젓는다. 그나마 반응한 대목은 유승민 전 대표 이름에서다.

“유승민은 사람은 괜찮죠. 근데 대중적인 게 없잖아요. 지지율부터 한심해요. 탄핵 끝나고 바른정당인가 만들었잖아요. 지지율을 봐요. 너무 참혹하지 않았나요. 그 정도 존재감인 거죠. 박근혜한테 대들고 그랬는데도 사람들이 안 좋아하더라고.”

- 윤석열 검찰총장이 뜨고 있잖아요.

“정치는 근육이 있어야 해요. 윤석열 총장은 정치할 근육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잘하려면 되게 비열해야 해요. 난 차라리 (윤 총장이)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저렇게까지 안 그만두는 것 보고 미안해 죽겠더라고. 최재형 감사원장도 그렇고 윤 총장도 그렇고 자기 직을 걸고 말을 해서 대권주자가 됐지만 그런 사람이 과연 정치를 하면 잘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라고 봐요. 당 내 기반도 없고."

 

5. 서민의 변천사  


서민 교수는 진보 쪽 정치인들에게 투표를 해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진보 쪽 정치인들에게 투표를 해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금이야 반문이 됐지만 한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였던 서 교수다. ‘노무현-문재인-심상정’ 등 투표도 진보 쪽을 찍어왔다. 몰론 예외도 있다. ‘정동영 vs 이명박’ 때는 ‘허경영’을 찍었다. 지난 4‧15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투표는 하되 기권의 의미였다고 한다. “패배를 확신했다”는 말에 자포자기 상태가 되면 무기력해지고 마는 듯.

- 정치는 언제부터 관심이 생겼나요.

“서른까지는 아니었어요. 그래도 국민의 입장으로 투표만 하자는 마음은 있었죠. 계간지<인물과 사상>에 나온 강준만 교수의 글을 읽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어요.”

- 어떤 글이었나요.

“'조선일보의 해악'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우리 집에서는 <동아일보>를 봤거든요. <조선일보>가 뭔지 관심도 없었는데 언론이 정치에 관여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 뒤 ‘안티 조선’에 가입도 했고요. 한동안 조선일보와 인터뷰조차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찰떡처럼 잘 지내요. 거기서 전화 오면 ‘아이고 오셨어요.’ 어이가 없지. 암튼 정치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그냥 놔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비판할 건 비판하자는 생각이었죠.”

이후 “<경향신문> 칼럼을 쓰면서 주로 정치 쪽 비판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그런 생활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민주당을 욕해도 야당 편이라 저런다느니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딴지일보>는 어떻게?

“그때는 내 글이 정치적으로 어필된 건 아니었어요. 거기가 엽기 발랄을 추구하는 곳이거든요. 기생충이 엽기라고 생각해서 기생충 글을 쓰라고 해 쓰게 된 거죠. 소재가 신선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진 거죠.”

서 교수는 김어준‧주진우 방송인 등이 활동한 <조선일보>패러디 신문 표방의 <딴지일보> 에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떤 점이 좋았나요.

“그것도 강준만 교수 때문이었죠. <노무현과 국민사기극> 편을 읽어보니 이런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로 ‘노사모’에 가입했죠.  노 대통령이 됐을 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 정부에 날을 세우게 되면서 어느 기사의 댓글을 보니 ‘노사모가 아니었을 거다’ ‘노사모일 리가 없다’ 이런 의심도 하더라고요.

“노사모가 아니고를 자기네들이 결정하는 건 아니죠. 친구들은 나를 강렬한 노빠로 알아요. (서울대)의대 친구들은 물론이고 동창들까지. 항상 노빠라, 정치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죠.”

- 근데 왜 실망을?

“나중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잘못하는 거예요. 이라크 파병 문제에서도 실망을 했죠. 당시는 복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과한 기대였나 싶었고요. 또 그때는 좋았지만 뒤늦게 보니까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게 호남을 고립시켰던 일이잖아요. 그분이 내세운 게 지역주의 해소인데 결과적으로는 패착이었죠.

한나라당에 연정도 제안하고, 권력의 반을 줄 수 있다는 등의 발언도 했잖아요. 너무 속상한 게 노무현 당선시키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돈도 몇 십만 원 내고 그랬거든요. 우리가 준 권력을 헌신짝처럼 사용하는 게 아쉬웠죠. 민주주의 대통령이라서 그런 건 이해가지만….”

- 문 대통령 지지자들도 ‘이니 마음대로 해’ 검찰 개혁 등  ‘우리가 준 권력으로 다 펼쳐라’ 이런 것 아닌가요.

“검찰 개혁은 이미 사기라고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잖아요. 노무현 정권과 문 정권을 비교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권력을 쓰라는 게 아니에요. 자기들이 비리를 저지를 권리를 달라는 거죠. ‘노무현 사람들’은 그나마 비리 면에서는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 문 대통령도 소신이 있잖아요. 대북 정책도 일관되잖아요.

“문이?”

작은 눈이 동그래졌다.

“그렇다고 합시다.”

 

6. 서민은 보수


서민 교수는 자신은 이제 보수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자신은 이제 보수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가짜 진보, 국민의힘은 보수긴 한데 부패한 보수.”  서민 교수의 인식이다. 엄밀히 우리나라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는 생각.

- 중도‧진보‧보수 중 스스로는?

“난 무조건 보수에요. 예전엔 착각했던 거죠. 박근혜가 너무 나쁘고, 한국 보수들이 너무 후지다고 생각해서 나는 보수이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우리나라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아니잖아요. 자기 이익을 쫓고 이기적인 게 보수죠.

어떤 낯선 사람이 문을 두드리려고 해. 보수는 이렇게 말하죠. ‘네가 이 꼴이 된 건 네가 못해서 그래. 왜 밥을 달래.’ 반면에 ‘밥을 못 먹는 건 네 잘못이 아냐’ 이렇게 말해주는 게 진보죠. 우리는 조폭 똘마니 같은 게 문제지만.”

- 지금 진보라 할 만한 곳은요.

“잠깐 있었는데 없어졌죠. ‘심상정 정의당’이 진보일 법했는데 쥐뿔도 아닌 거죠.”

- 보수는 진보에게 진보는 보수에게 뭘 배워야 할까요.

“이거 하나 배워야 해요. 더불어민주당에게 배울 점은….  ‘나도 진짜 그들의 일원이 되고 싶다’ 는 글을 쓸 건데요. 뭐냐면 천하의 나쁜 짓을 해도 다 지켜주니까.”

여권은 몰라도 야권으로부터는 일원이 돼달라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 지난 10월 국민의힘 청년정책자문특별위원으로 요청받은 것. 하지만 거절했다. 이유는 색안경 때문인 듯.

“소속돼 있으면 비판의 목소리가 묻어져 버려요.”

특위 제안을 받은 얘기가 나오자 생각났다는 듯

“청년 정치인들이 포스터 만든 것 갖고 격렬한 비난을 했는데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청년들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지. 좀 튀어보려고 한 건데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어요.”

국민의힘 중앙청년위 논란을 두고하는 얘기다.  “하나님이 통치하는 나라 : 어머니가 목사임”, “난 커서도 운동권처럼은 안될란다”, “2년간부터 경제대공황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 등 자기소개 포스터를 공개했다,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또 생각난 듯

“(국민의힘) 김소연 변호사? 그분이 (문 대통령을 겨냥해) ‘달님은 영창가자’는 말을 했단 말이죠. 그게 뭐 그렇게 욕먹을 것인가. 나는 저쪽(민주당)이 하는 얘기보단 고귀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의 시름을 달래준 얘기였단 말이죠.

거기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가 욕을 하더라고요. ‘나는 여당을 까지만 사실 야당 편도 아니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공정한 스텐스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죠. 실제는 여당 잘못이 9, 야당 잘못이 1인데도 꼭 6대 4 정도로 맞추려는 거죠. 부당하다고 봐요.”

기계적 중립은 지양하는 모습.

- 국민의힘으로부터 다시 제안을 받는다면요?

“앞으로도 안 해요. 정권 바뀔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할 거예요. 나중에 정권 바뀌면 그때 가서 뭘 할지 모르지만. 일단 정권교체되면 쌍꺼풀부터 할 거야. 쌍꺼풀.”

 

7. 서민의 풍자


서민 교수는 박사모로 오해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먼나라를 못 간다고 한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민 교수는 박사모로 오해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먼나라를 못 간다고 한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촛불 든 거 후회하나요.

“이 정권이 그 정권보다 못해 문제지만 그때는 내려오는 게 맞았죠.”

근데 그는 반문이 되면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이런 글을 썼었거든요. ‘차라리 박근혜가 어떨까.’”

한창 페미니스트로 불렸을 때다.

“글의 초점은 박을 추켜세운 게 아니라 노를 비판한 거거든요. 노가 된들 뭐하겠냐. 진보라고 해봤자… 뭐 이런. 차라리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박이 되는 게 낫다는 풍자인 셈이었죠. 왜 박근혜냐. 이유를 대길, 첫째도 여자, 둘째도 여자, 셋째도 여자 때문이라고. 근데 그걸 찾아서 나를 박사모로 몰더라고.”

또 이런 반어적 상황도 들렸다. 

지난해 7월 서 교수는 ‘그래 나 친일파다’라는 글을 썼다. 박근혜 정부 때 ‘종북몰이’가 있었다면 현 정부 아래에서는 ‘토착왜구 몰이’가 거세다. 이를 냉소하며 ‘그래 나 친일파다’라고 한 것.

“너무 슬픈 게 나보고 친일파라고 하는데 나는 사실 외국도 못 가요. 현지 음식을 못 먹어요. 햇반, 라면만 먹어요. 먼 나라는커녕 2박3일 이상을 가지 못해요. 천상 우리나라에서 살아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 얼마나 슬프겠어요. 나라가 이 모양인 게.”

우울한 표정이 스쳤다. 그나저나 쌍꺼풀을 하게 될까. 초식동물 같이 착해 보이는 눈이다. 하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지만.

그의 나이 올해 54세다. 광주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검사다. 이름은 ‘서민’이지만 유복하게 자란 듯. 서울대 의학과를 거쳐 동대학원에서 기생충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방송인, 칼럼니스트,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조국 흑서’를 비롯해 <윤지오 사기극과 공범들> <서민 독서> <서민적 글쓰기> <서민의 기생충 열전>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대통령과 기생충> <기생충의 변명> 등 다작을 펴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영감을 준 것이 아닐까 싶게 그의 예전 글을 읽다 보면 연상되는 구석이 있다. 기생충과 서민 교수에 대한 생각은 ‘인터뷰후(後)’에 따로 담을 예정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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