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막가파식 YS 소환 [기자수첩]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지원의 막가파식 YS 소환 [기자수첩]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8.03 11: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尹 정부 사정 작업 ‘김영삼 정권 시즌 2’에 빗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규명’과 ‘민생 위기 해결’은 별개의 문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자영 기자)

ⓒ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YS소환이 잦아졌습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수사 상황에 대해 지난달 8일 “경제는 포기하고 물가는 버려두고 사정은 김영삼 정권 시즌 2”라고 표현하며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산업부 블랙리스트 등 다수 사건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김영삼 정권에 빗댄 겁니다. 그의 YS(김영삼) 소환은 이후로도 계속됐는데요. 

같은 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은 “현재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이 사정정국으로 몰아가면 국민은 박수칠 거다. 그렇지만 경제는 곤두박질칠 거다. 김영삼 정권 때도 똑같았다. 사정으로 계속 밀고 나가니까 국민들은 박수 치고 90% 이상 지지를 보내줬지만 결국 경제는 폭망해서 IMF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사정 작업을 김영삼 정권에 빗대며 비판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80% 이상 지지율을 받았을 때는 ’하나회 숙청’,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공개’ 등을 실시한 집권 1년 차였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사정 작업 칼날은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의 육군 비밀 사조직 하나회를 향했습니다.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며 역사 바로 세우기에도 노력했습니다. 이는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군부 청산을 위해서였습니다.

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 여당인 민자당 의원들도 위기에 처했지만 YS는 이를 강행했습니다. 금융실명제 경우 측근인 경제 수석이 시행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자 그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한 것도 유명한 일화 중 하나입니다. 공직자 재산 공개는 지금까지도 정치인을 검증하는 주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박 전 원장은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DJ는 IMF 외환위기 때 YS를 탓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민주당 탓하지 마시고 여소야대 여당답게 민주당을 설득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이 또한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으로 보입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모든 원인과 책임은 김영삼 정부에게 돌아갔지만, 현재는 ‘군부 정권 이래 쌓여온 정경 유착, 관치 경영이 원인이었다’는 평가와 ‘글로벌 경제가 연결돼 발생한 위기였기 때문에 어느 대통령이 취임해도 외환 위기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책임 여부를 차치하고서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규명과 민생 위기 해결을 연결 짓긴 어렵습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진상을 밝히되, 민생과 물가 등 서민 경제를 우선 신경 쓸 것’을 조언할 수는 있지만 ‘DJ는 경제 위기에 YS를 탓하지 않았으니 문재인 정부, 민주당 탓하지 말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말은 연결고리가 약한 주장입니다. 

서해 공무원 사건의 유족이 명예훼손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만큼 사건의 진상 규명은 수사를 통해 정확히 이뤄져야 하고, 민생 위기는 정부가 야당과 힘을 합쳐 해결에 힘쓸 일입니다. 현 대한민국 사회는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일군 성과 위에 서있습니다. 현 정부에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서라고 해도 본질을 왜곡하면서까지 YS를 소환하는 것이 합당한지 과연 의문입니다.

오죽하면 DJ 정부에서 정무수석과 문광부 장관을 지낸 남궁진은 지난달 29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원장에게 이렇게 일갈했습니다.

“나는 오히려 언론이 잘못했다고 봐요. 그런 사람(박 전 원장)을 왜 데려다 TV 통해 얼굴 보여주고 목소리를 내게 하느냐 말이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치9단 2022-08-03 11:43:10
박지원이 호남 정치인이 맞나? 하나회 숙청과 전노 구속을 정치보복이라고 예기하는 분. 호남 유권자 반성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