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경쟁력 강화로 불확실성 넘는다 [새해 다시 뛰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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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경쟁력 강화로 불확실성 넘는다 [새해 다시 뛰는 자동차]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1.02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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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자동차산업 전망, 내수·수출 모두 소폭 증가
연초부터 반도체 수급난 개선 발 맞춰 프로모션 확대
전기차 시장 ‘주목’…美 제친 경쟁력, 소비 심리 부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산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미국발(發)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부진,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됐고, 고금리와 자산가격 하락, 실질소득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 후폭풍도 기승이다.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경영환경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머뭇거릴 순 없다. 세계는, 시장은, 그리고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장애물이 산적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새해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엔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가 올해까진 감소세를 보이다가, 내년부턴 소폭 반등을 이룰 전망이다.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 자동차 산업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2023년에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새해를 맞은 자동차업계가 고금리, 고물가 등의 경기 침체 압박 속에서도 실적 회복을 위한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반도체 수급 개선세와 전기차 판매 경쟁력 확대, 소비 심리 부양을 위한 프로모션 등을 앞세워 불확실성 파고를 넘겠다는 방침이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22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자동차산업 내수·수출 전망치는 지난해 대비 각각 소폭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연간 내수 예상 판매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2만 대, 수출은 3.1% 증가한 235만 대 수준이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회복과 함께 이연됐던 차량 수요가 맞물리면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특히 수출의 경우 미국 IRA법으로 인한 전기차 수출 차질, 러시아 수출 중단 악재에도 국산 전기차의 높은 상품성과 가성비를 내세워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측 설명이다.

다만 일선 현장에선 새해 전망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공급자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으로 인해 차 값을 계속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반면, 고금리와 고물가에 내몰린 소비자들의 지갑은 얇아지면서 그 괴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한 마케팅 전략 변화도 감지된다.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됐을 당시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지만, 이젠 할인책 등을 제시하지 않으면 고객 이탈을 피하기 어려운 수요자 우위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은 지난 연말부터 연식 변경 전 재고 물량 처리를 위해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큰 폭의 할인 카드와 저금리 구매 혜택 등을 제시하고 나섰다. 국산차 브랜드들은 빠른 출고와 함께 5년/10만km 보증 기간 연장, 일부 무이자 혜택 등을 내걸며 연초부터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마진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더 기아 콘셉트 EV9의 외관 모습. ⓒ 기아
더 기아 콘셉트 EV9의 외관 모습. ⓒ 기아

메이커 자체적으론 친환경차 시장 내 높아진 기술 신뢰도과 브랜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자동차 시장 회복세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선 테슬라를 넘어 귀한 몸으로 자리잡은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 모델들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아이오닉6와 EV6 GT등 신차를 비롯해 아이오닉5, 니로EV 등이 선풍적 인기를 끌며 연간 기준 최초로 10만 대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기아 EV9가 새롭게 출시되고, 레이EV와 현대차 코나EV 등 각 차급별 대표 볼륨 모델들이 전기차로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완성차 후발주자 중에선 쌍용차가 토레스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새 도전에 나선다.

내수 시장에선 국산 전기차들의 우수한 상품성과 이미지가 확실히 각인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견고한 수요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평가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전기차 제조국가별 이미지 평가 순위에서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9만5000여 명의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해당 평가에서 전기차 부문 내 한국의 이미지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21% 수준이었던 것이 2년 만인 2022년에 두 배 가까운 39%로 뛰어올랐다. 미국을 5%p 차이로 앞지르기까지 했다. 한국은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서도 미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자동차 제조국가로서 한국 경쟁력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신기원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전기차 제조국가별 이미지 평가 순위에서 미국을 제치고 첫 1위에 올랐다. ⓒ 컨슈머인사이트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전기차 제조국가별 이미지 평가 순위에서 미국을 제치고 첫 1위에 올랐다. ⓒ 컨슈머인사이트

일각에선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말도 들린다. 그간 산업 발전을 가로막아 온 노동 시장의 구조 개선 없이는 언제든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022년 12월 7일 열린 제31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통해 미래차 시장 대응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협력적이고 유연한 노동시장 구조가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했다. 

연합회 측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 63%, 작업공수도 70~80% 수준으로 생산공정이 단순해 노동유연성이 더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우위에서 앞서고, 지속가능한 미래차 부품 생태계와 생산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협력적이고 유연한 노동시장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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