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배터리는 LFP뿐?…K-배터리, 無코발트·高망간 배터리 ‘주목’ [배터리춘추전국시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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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배터리는 LFP뿐?…K-배터리, 無코발트·高망간 배터리 ‘주목’ [배터리춘추전국시대②]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9.2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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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뺀 NMx·망간 늘린 하이망간…삼원계 기반 원가절감 ‘적극’
K-배터리 삼원계 기술, ‘코발트 프리’선 활용 가능…수요 확보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바야흐로 ‘이차전지 기준 전쟁’의 시대다. LFP 배터리부터 전고체 배터리까지, 그간 전기차 배터리의 유일한 선택지처럼 여겨져 온 리튬이온배터리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관측된다.

그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 주력해 온 K-배터리 역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배터리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K-배터리의 경쟁력과 전망,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코발트 프리 배터리인 NMx 배터리 설명 그래프. ⓒ포스코퓨처엠
NMx(코발트 프리) 배터리 특성을 설명하는 오각형 그래프. ⓒ포스코퓨처엠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프리미엄 삼원계 배터리 중심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저가형 배터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시장을 선점한 중국산 LFP에 국산 LFP로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와 함께 ‘원래 잘하던 것’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 관측된다. 삼원계 배터리 기반 코발트 프리 혹은 하이망간 배터리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코발트 줄게 가격 다오”…‘비싼’ 코발트 빼고 ‘저렴한’ 망간 더하고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3사는 비싼 원재료인 코발트를 빼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배터리 가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코발트는 삼원계 양극재를 이루는 광물 중 가장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비싸다. 즉, 코발트를 다른 광물로 적절히 대체할 수 있다면,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물론, 코발트를 무작정 뺄 수는 없다. 배터리의 안전성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에서 상용화 전, 개발 중인 상황이다.

이에 NMx(코발트 프리) 배터리 모델을 중심으로 개발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빼거나 함량을 5% 이하로 줄였다. 현재 배터리 3사는 모두 LFP와 함께 NMx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소재사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NMx를 개발 중이다.

코발트와 함께 니켈의 함량을 줄이고 빈자리를 망간으로 채운 하이망간 제품 역시 저가형 삼원계 배터리의 주요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LLO, OLO, LNMO 등이 여기 포함된다. 하이망간 제품은 배터리사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소재사 중에서는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이 개발계획을 밝히고 있다. 특히, 소재사를 중심으로 개발 계획이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와 망간리치 양극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2026년 이전 OLO 양극재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28년 1만 톤 생산을 목표로 LLO 양극재 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기존 고성능 하이니켈 양극재 외에 제품군 전체에 걸친 풀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발트 프리·하이망간 모두 ‘삼원계’ 기반…K-배터리 경쟁력 ‘기대’


업계는 이 같은 전략이 보급형 전기차 고객 확보에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LFP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한 가운데, 코발트 프리·하이망간 제품군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인 셈이어서다.

실제로 중국 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저가형 NMx는 대부분 상용화 전 단계다. 파나소닉은 지난 2021년 CES를 통해 코발트 함량 5% 미만 배터리를 공개하긴 했지만, 0% 배터리의 개발은 2~3년 뒤로 미뤘다. 중국 배터리 기업 에쓰볼트(SVOLT)는 지난 2021년 NMx 배터리를 공개하면서 모회사인 장성차 SUV 모델 도입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검증단계’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재희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지역전략팀 전문연구원은 “장성차도 중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2~3%대에 그치는 만큼, NMx 상용화 정도를 유의미하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홈그라운드’인 삼원계 울타리 안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것인 만큼, LFP 대비 NMx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수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라인 ‘하이니켈’ 제품군을 통해 고성능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을 시도해 온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코발트 함량 5% 이하의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나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개발 및 상용화했다. SK온은 니켈 함량을 90%까지 높인 NCM9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는 포스코퓨처엠으로부터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공급받는 중이다. 이미 코발트를 줄이고 니켈 등으로 대체하는 방향의 연구개발 역량이 쌓여있는 셈이다.

최재희 전문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은 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코발트 프리의 경우 기술 기반이 LFP와 달리 삼원계다. 삼원계 기술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력에선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폭스바겐 등 완성차 ‘하이망간’ 주목…LFP 대항 역할은 ‘지켜봐야’


완성차 기업의 수요도 천천히 수면 위로 오르는 모습이다. SNE 리서치 등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일부는 이미 하이망간 배터리 등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 중에선 폭스바겐이 차세대 배터리로 LNMO 하이망간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 역시 지난해 하이망간 배터리셀 연구에 나선다고 밝하기도 했다.

다만 수요 시장은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LFP 시장의 파이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아직 가격 면에서 LFP를 따라잡긴 어려워서다. 하이니켈과 LFP 사이 ‘중간’ 수요를 공략하게 될 것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하이망간은 아직 고객사와 협의해 제품이 나온 게 아니다. 어느 세그먼트에 들어갈지가 결정돼야 공략 시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요는 완성차 기업의 선택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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