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홍준표, 창원시장 후보 전략공천하지 않았다면?
[정치텔링] 홍준표, 창원시장 후보 전략공천하지 않았다면?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2.03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의 부인에도 불구, 창원시장 패배는 보수의 분열에서 시작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오는 2월 27일 선출될 자유한국당 新지도부는 6·13 지방선거 패배도 공천 파동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참패를 당했다. 선거 패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보수의 안방이었던 PK(부산·경남)에서의 패배는 큰 충격이었다.

PK 참배의 가장 큰 원인은 공천논란이었다. 특히 가장 논란이 컸던 곳은 경남 창원시장 공천이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창원시장 선거에서 안상수 전 시장 대신 자신의 측근인 조진래 전 경남부지사를 전략공천했다. 안 전 시장은 홍준표 전 대표의 결정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고, 결국 보수권 분열의 덕을 본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창원시장 선거는 경남도지사 선거 패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됐을 수도 있다.

만약 홍준표 전 대표가 자신의 측근 대신 현직 시장 프리미엄을 갖고 있던 안상수 전 시장을 공천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1 홍준표, 私薦 논란 자초하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무소불위의 공천권을 행사했다. 전국 곳곳에서 홍준표 사람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특히 한국당의 텃밭이라던 영남권은 잦은 잡음을 일으켰다.

부산의 경우, 박민식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북구강서구갑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됐다. 당시 지역 정가에선 박 전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눈 밖에 나서 당협위원장에서 밀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홍준표 대표의 사천 논란의 하이라이트는 경남 창원시장 공천이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홍준표 대표와 절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과 관계다. 안상수 시장은 2010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 홍준표 대표를 꺾은 적이 있었다. 자존심 강한 홍준표 대표로선 안상수 시장에게 패배당한 것이 쉽게 잊혀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안상수 시장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 사천(私薦)논란이 일자 지난해 6월 11일 “안 시장을 공천 배제한 것은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도지사 시절 탁월한 능력을 보인 조진래 후보를 세대교체 차원에서 엄중한 절차를 거쳐 공천한 것이지 결코 사적인 감정에서 공천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상수 후보는 이날 홍준표 대표의 글이 공개되자 창원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시민·당원 의사도 묻지 않고, 여론조사도 없이 중앙당이 당 대표 측근을 후보로 뚝딱 결정한 것이 사천이 아니고 뭐냐”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안상수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진래 후보를 앞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18년 2월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안상수 창원시장이 후보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4~25일간 실시한 창원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71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다.

선거 막판인 지난 2018년 5월 25일 창원KBS가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상수 후보는 조진래 한국당 후보를 꺾었다.

창원KBS가 지난 2018년 5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동안 '도내 만 19세 이상 성인 1천600명(창원시 조사 표본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20%의 지지도를 획득한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14%의 지지도에 그친 자유한국당 조진래 후보를 눌렀다.

결국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8.02%의 지지율로 2십6만6233표를 얻어 창원시장에 당선됐다. 이는 보수의 아성인 창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경남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창원의 침몰은 경남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줘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데 기여했다.

반면 조진래 한국당 후보는 30.01%의 지지율로 십6만6398표를 얻는 데 그쳤고, 안상수 무소속 후보는 15.33%의 지지율로 8만4984표를 얻었다. 물론 조진래 후보와 안상수 후보의 표를 합쳐도 허성무 후보에게 진다. 하지만 한국당의 분열로 마음이 떠난 보수성향의 표심를 고려해봤을 때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2 홍준표가 전략공천하지 않았더라면?

2018년이 되자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6·13지방선거 승리 전략을 짜는 데 고심했다. 지난해 탄핵과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단번에 해소시킬 방법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특히 자신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경남지사 수성은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경남지사 후보로는 김태호 전 지사를 선택했다. 경남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선 경남 최대의 도시 창원과 김해, 그리고 양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김해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서가 짙은 곳이라서 시장선거에서 한국당이 연거푸 패배를 기록했고, 국회의원 두 석이 모두 민주당이 장악했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 후보로 나서 낙동강 벨트 사수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홍준표 대표는 창원시장 승리가 절실해졌다. 오로지 당선을 위한 공천이 필요했다. 승리를 위한 절박함이 온몸에 느껴졌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친박계가 ‘진박 논란’으로 호가호위하던 순간이 반면교사가 됐다.

2016년 총선 패배는 한국당 비극의 단초가 됐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홍 대표는 마침내 공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룰을 만들기로 했다. 경남 최대의 도시 창원시장 선거 승리를 위한 최적의 후보를 찾기로 했다. 자신의 측근이라도 당선 가능성이 없다면 무조건 배제하기로 했다. 누구도 반발할 수 없는 공천을 단행키로 했다.

합리적 추론-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지난 2018년 6·13 창원시장 선거에서 전략공천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상 상황을 연출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 패배로 걷잡을 수 없는 패배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특히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공천이 옳았다고, 사천은 없었다고 지금도 항변하고 있지만, 다수의 국민의 생각은 다를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창원시장 패배는 누가 보더라도 보수의 분열로 인해 승리를 민주당에게 헌납한 사실은 변할 수 없다.

국민은 한국당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진박 파동’으로 무너진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오는 2월 27일 선출될 자유한국당 新지도부는 6·13 지방선거 패배도 공천 파동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안상수 후보와 관련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 및 사회분야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