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탈당 없다…정의당 갈등, 헤게모니 싸움” [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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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탈당 없다…정의당 갈등, 헤게모니 싸움” [풀인터뷰]
  • 이윤혁 기자
  • 승인 2023.12.18 19: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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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국회의원 (정의당)
“대화와 토론 살아있는 정당 만들 것”
“정의당…국민들께 대안 되지 못해”
“젠더 갈등…나부터 대화 자세 임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12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류호정 의원이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12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류호정 의원이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커지는 계파 갈등 속, 정의당은 세분류로 나눠졌다. 앞서 7월 당내 참여계를 중심으로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 60명이 집단 탈당을 한 ‘사회민주당’에 이어 이달 8일 정의당 내 계파 ‘세번째권력’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류호정 의원이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과 통합을 확정했다. 

몸은 정의당·마음은 금태섭 신당이라는 당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류 의원은 탈당하지 않고 당분간 정의당에 남아 다른 당원들의 신당 합류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사오늘>은 12월 15일 의원회관을 찾아 류 의원이 꿈꾸는 신당의 미래와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느덧 임기 막바지다. 그간 의정 활동을 평가해달라.

“‘정치가 내 머리카락 하나 못 바꿀 것이다’며 비관적으로 말씀하시던 중년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있었다. 이번 임기를 통해 정치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작용한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정치권 전체가 싸움만 한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보람찬 순간은 제가 게임 업계에 다닐 때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가 있었다. 이를 통해 업계의 노조를 만들었다. 국회에 들어와서도 업계 노동자분들이 어려울 때 저에게 연락해 줬고 그 속에서 부당한 직장 내 문제에 대해 개선의 성과를 냈을 때다. 앞으로도 노동자를 위한 정치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정의당을 탈당해 금태섭 전 의원과 함께 하기로 했다.

“탈당이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이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정의당 지도부다. 당이 갈림길에 놓여있다. 하던 대로 운동권 연합신당을 만들 것이냐, 전혀 다른 종류의 신당으로 만들 것이냐. 갈림길에서 주류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금태섭 전 의원과 함께 하려는 이유는 지긋지긋 한 양극단의 정치를 깨기 위해서다. 양당이 아닌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동감했으며, 이들을 보면 강성 지지층과 다른 발언을 하면 공격을 받는데, 생각이 다름을 존중하고 대화와 토론이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맞아서 함께하기로 했다.”

- 최근 정의당의 갈등 원인은 무엇인지.

“당내 헤게모니 싸움이다.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면 당내 정파들의 비례대표 순번 눈치싸움이다.

지금 정의당은 국민들에게 대안이 되지 못한다. 스스로의 자평이 아니라, 그간 선거 결과가 증명했다.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정파들은 비례대표 순번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으며, 그것을 노동·녹색·평등의 구호로 덧칠하고 있는 것이다.”

류호정 의원은 당적 관련 질문에 지도부를 향해 “반대하는 사람을 적으로만 대하는 문화는 정의당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류 의원은 선거연합신당에 대해 “이런 방식에 정의당의 미래가 담겨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정의당 선거연합신당에 대한 생각은?

“비례대표 1번을 녹색당에 주기로 했다. 우리당에 이미 녹색 전문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시켜내지 못했고, 녹색 의제를 하청 준 것이나 다름없다.

2번으로는 노동 전략 공천을 한다는데, 민주노총 한 정파에서 공천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하면 노동운동 세력이 모이지 않겠냐는 내심의 기대가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은 민주노총 후보의 유무로 당의 재창당이나 혁신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 이후 3번은 1정파, 4번은 2정파 순으로 배치될 것이다.

전국위원회에서는 다른 진보정당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과거 통합진보당 마냥 진보대연합을 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방식에 정의당의 미래가 담겨있지 않다.”

- 당내 뜻을 함께 뜻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가?

“최근 당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분의 1이나 되는 당원들이 ‘새로운선택’ 등 제3세력과 함께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씀해 줬다. 어떻게 설득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수치가 더 많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 이준석·양향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창당 의사를 내비쳤다. 어느 세력까지 함께 할 수 있는가.

“꼭 같은 당이 아니라도 ‘제3지대’는 많은 분들이 있는 것이 좋다. 양극단 진영 정치를 하면서 상대를 척결하고 청산할 대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를 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다.”

- 의원직을 위해 당적을 유지한다는 비판이 있다.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며, 1월 총 투표까지 당원들을 설득할 예정이다.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과거 진보정당 역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다. 물론 그때마다 비주류 세력에게 일부 당원들이 온갖 저주와 악담을 했지만, 지도부는 차분하게 이별과 분리를 준비했다.

지금처럼 감정적으로 대하진 않았다. 개인의 활동이 아니라 정의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기다. 차분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대하는 사람을 적으로만 대하는 문화는 정의당의 것이 아니다.”

- 창당 과정을 보면 반윤·반명 연대랑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반윤·반명의 키워드는 공통점이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없애버리겠다.(웃음) 
민주주의 사회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없애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정치는 갈등 조정 능력을 더 많이 갖춰야 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통점을 단 하나라도 찾아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반윤·반명의 기치를 든 분들에게 이런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양당제 타파라는 구호가 같다 해서 같은 세력이라고 볼 수 없다. 이분들의 경우는 특정 양당의 세력에 기생해서 그들의 지지를 받아 생존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저희는 총선용 기획 정당이 아닌 오랫동안 국민들과 살아갈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기에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 선거제도가 중요할 것 같다. 병립형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이 반윤·반명 세력과 저희의 차이점이다. 그분들은 불리하면 안 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선거제도의 유불리의 관계없이 ‘제3지대’가 등장해서 진정한 의미의 경쟁을 해야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선거제도의 어떠한 변화도 무관하다.”

- 내년 총선 신당의 목표 의석 수는?

“30석을 확보할 경우 각 상임위원회 법안 소위원회에 대부분의 의원들은 배치할 수 있게 된다. 그럴 경우 국가 전반의 의제를 다루 구성력을 갖출 수 있기에 30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 의원은 “내가 사랑하는 도시, 잘 아는 도시에서 출마하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류 의원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고 전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병역 남녀평등을 제안했다. 스탠스가 달라진 느낌이다.

“부모 세대는 이념·지역 갈등을 크게 겪었다. 우리 세대는 젠더 갈등을 깊게 겪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나부터 대화할 수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며, 그렇기에 젠더 문제 관련해 온건한 어투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 징병제의 경우 국방부 보고에 따르면 2035년 2차 인구 급감이 온다고 한다. 12년 뒤기 때문에 문제는 반드시 생기게 돼 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분단국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써 여성 징병제를 성역으로 두고 볼 필요는 없다 생각했고, 어떤 것이든 논의할 수 있어야 하기에 화두를 던졌다.

같은 날 가사와 노동의 성 평등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를 이야기했는데 징병제 이슈가 너무 강했던 탓인지 묻혀서 아쉽다.”

-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거물급 출마가 예상되는 분당 갑을 선택했다.

“제3지대 후보는 어디를 출마해도 험지다. 주변에서 ‘조금이라도 진보적 유권자가 많은 곳에 가야 되지 않겠나’는 조언도 있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도시, 잘 아는 곳에서 출마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 정치인 류호정의 목표는.

“조금 진지하지 않게 대답하고 싶다.(웃음) 국회가 공공기관 국민 신뢰도 꼴찌 하지 않게 만들고 싶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어떻게 하면 살아서 장까지 가는 유산균 같은 정당이 돼서 꽉 막힌 정치를 풀어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기대하는 좋은 정치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린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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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2024-01-12 19:22:16
류호정의 정치를 응원합니다

명분 2023-12-20 11:22:37
정의당 당내에서도 비판과 탈탕권고가 있고, 국민적 시각에도 질타가 있어 보여지는데 부끄럽지 않으신지 묻고 싶네요. 탈당하시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강력하게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