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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9일 "박근혜 정부의 경제인식이 오락가락한다"면서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경제상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당초 소비절벽이나 고용절벽을 걱정했던 만큼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경제위기론'을 언급한 것과 모순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경제흐름을 비관했다가 하루아침에 낙관하는 걸 보니,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 지 훤히 알겠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우리 경제는 정폐적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을 시작하고부터 유지되고 있는 경제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새로운 경제 틀을 마련하지 못하면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면서 "정부는 현 상황을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박영선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의 경제인식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노동악법을 처리할 땐 위기론을 들고 나왔다가 경제실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낙관론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 위원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체는 '무능'과 '남탓'의 악순환"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경제정책 기조를 대전환해, 가계부채 청년실업 전월세 문제 모두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병관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예정돼 있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IT산업도 전세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해져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바둑은 100수를 내다본다는데 박근혜 정부는 경제정책을 일주일도 지켜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치 | 오지혜 기자 | 2016-03-09 10:56

총선을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의 전열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양초의 난'으로 무너졌던 야권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김 대표는 올초 취임 이래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처리과정과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기존 야권과는 다른 대응방식을 취했다.원샷법 처리에 손 쓸 도리 없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 여야간 힘겨루기를 연장해 선거구 획정안을 연계하려는 새누리당 전략을 부각시켰다. 이는 '경제법안을 발목 잡는다'는 여당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필리버스터 정국에서도 신속한 출구전략을 밀어붙여, 총선에서 이념이 아닌 경제 프레임으로 대응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이견차가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결국 김 대표의 결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마무리됐다.그는 이와 함께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해 전반적인 총선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데는 '딴지 걸지 않는' 당내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주류든 비주류든 주도권을 잡으면 견제세력이 나서 '지도부 흔들기'에 여념없던 과거와 달리, 김종인 체제에서는 쓸데없는 갈등을 줄이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가 지난달 종래 더민주와 결이 다른 대북정책관을 밝혀 당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지만, 그 역시 금세 사그라들었다.그는 "북한궤멸론은 흡수통일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는 뜻"이라고 해명하면서도 "그 말 자체를 취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햇볕정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설계된 것이고 시대에 맞춰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같은 '민감한' 발언에도 당내 의원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야권분열로 바닥까지 지지율이 떨어진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 | 오지혜 기자 | 2016-03-07 12:21